단체협상으로 갈등을 겪던 건설노조 전북지역본부 전북건설지부 소속 전기원 노동자들이 80미터 높이의 송전탑에서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2일 건설노조에 따르면 고영귀(50) 전북건설지부장과 안성수(47) 전북건설지부 남원지회장이 이날 새벽 6시께 전북 전주 덕진구 소재 15만4천볼트의 고압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에 올라갔다. 류영필 전북지역본부 본부장과 정광수 민주노총 전북본부장도 한국전력 전북본부 앞에서 동조단식에 돌입했다.

지부는 "200여일이 넘게 단체교섭을 진행하며 36개 단협 조항 중 19개 조항을 사측이 원하는 대로 다 수용했는데도, 사측이 해태로 교섭이 결렬됐다"며 "원청인 한전은 경찰을 동원해 면담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을 막고 노동부는 수수방관으로 일관해 사측의 불성실 교섭에 아무 조치를 할 수 없어 송전탑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부에 따르면 지부와 40여곳의 배전업체들은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단체교섭을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배전업체들이 건설노조와 임단협을 진행할 경우 벌금 3억원을 배상하는 내용의 담합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부는 6~7월 두 차례에 걸쳐 파업을 벌였다.

노조 요구안 가운데 조합원·지역주민 우선고용 조항이 쟁점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세열 노조 전북본부 사무차장은 "배전업체들이 앞으로 노조를 인정하려 하지 않고 단체교섭에 불성실하게 나선다면 최악의 경우 정전을 초래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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