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사업장인 전북 전주의 버스회사 J고속은 지난달 30일 한국노총 소속 A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한 반면 함께 교섭을 요구했던 민주노총 소속 B노조와는 단협을 체결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B노조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시행된 이달 1일 이후 회사와 계속 교섭을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삼성에버랜드 사례처럼 기존노조의 단협 만료일 3개월 이전인 2013년 3월 말까지 기다려야 할까.

고용노동부는 “창구단일화 제도가 시행돼도 B노조는 회사를 상대로 교섭요구를 할 수 있고 회사는 이에 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부가 최근 작성한 ‘복수노조 창구단일화제도 세부 지도방안’에는 이 같은 사례에 대한 해석이 실려 있다. 지난해 1월1일 이후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이달 1일 현재 하나의 노조가 단협을 체결하고 다른 노조는 교섭 중일 경우 회사는 나머지 노조와 계속 교섭해 단협을 체결해야 한다. 대신 이 사업장의 창구단일화 절차는 이후 최초로 만료일이 도래하는 단협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삼성에버랜드 사례와 정반대의 해석이다. 그런데 법적 근거가 없다. 김성호 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장은 “현행법에는 2010년 1월1일 이후 1사 다수노조 사업장에서 7월1일 현재 교섭 중인 노조에 대한 규정이 별도로 없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만약 7월1일 현재 모두 교섭 중일 경우 창구단일화 절차를 밟으면 되지만 어느 한쪽이 단협을 체결했다면 문제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이미 체결한 단협을 무효화하고 창구단일화 절차를 밝거나 아니면 해당 단협의 만료일 이전 3개월까지 기다려야 하거나 두 가지 중에 하나인데 둘 다 불합리하다는 판단에서 모두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했다”며 “이는 매우 특수한 경우에 한정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