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소속 노동자가 일하던 지사건물에서 투신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노동계에 따르면 KT서울북부마케팅단 ㅇ지사에서 근무하던 강아무개(50)씨가 지난 16일 오후 3시께 지사건물 옥상에서 투신해 숨졌다. 강씨는 이날 휴일 근무자가 아니었는데도 회사에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들에 따르면 강씨는 오랜 기간 네트워크서비스센터(NSC)에서 전산망을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다 지난해 7월 다른 업무로 전환배치됐다. 그는 전환배치를 받은 뒤에도 몇몇 지사를 돌다 올해 1월 ㅇ지사로 배치돼 고객컨설팅 업무를 맡았다. 고객컨설팅은 현장에서 전화나 인터넷을 개설·개통하는 업무다. 오랫 동안 망관리 업무를 했던 강씨는 새로운 업무에 대한 부담감을 주변에 호소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의 자살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전환배치로 인한 생소한 업무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경찰은 강씨의 노트북과 개인용품을 수거해 경위를 파악 중이다.
KT는 지난해 6월께 네트워크에 종사하는 노동자 1천여명을 전환배치한 바 있다. 올해 4월 KT 관리자 출신인 반기룡씨가 폭로한 KT의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한편 강씨 외에도 이달 들어 2명의 KT 노동자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일 새벽 충남 ㅊ지사 소속 유아무개(47)씨가 돌연사했고, 11일에는 서울 ㄱ지사 소속 50대 노동자가 퇴근하는 길에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두 노동자 모두 정확한 사망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KT 민영화 폐해와 대안 토론회’에서는 2009년 KT가 대규모 인력감축을 단행한 후 13명의 노동자가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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