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계반출과 인력 구조조정으로 노조와 갈등을 빚었던 한국산연이 이번에는 지문인식 근태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는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고, 단체협약도 위반한 행위"라고 반발했다.

14일 금속노조 경남지부에 따르면 한국산연은 최근 전 직원에게 전사적 출입관리시스템 전산화를 통한 실시간 의사소통과 업무효율화를 위해 지문인식기·카드인식기를 도입하고 있다. 회사측은 직원들에게 "지문을 등록하고 출입카드 제작용 사진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13일에는 지문등록과 사진제출을 거부하는 직원의 자택에 업무지시 명령서를 보내 “20일까지 제출하지 않으면 회사출입을 거부하고 노무를 제공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해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회는 이에 대해 “지문등록을 강요하는 것은 생체정보에 대한 사적결정권을 훼손하는 인권침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시스템 도입을 포함해 조합원과 관련한 사항은 노사가 합의하도록 한 단체협약을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지회는 회사가 노조의 활동을 감시·관리하겠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최근 설치한 감시카메라와 출·퇴근 감시시스템 도입이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관계자는 “지난 5월 회사가 노사 간 대화 중에 폭행을 했다는 이유로 지회 간부를 해고한 뒤 곧바로 감시카메라를 달았다”며 “지회의 대화요구를 회피하다가 갑자기 출·퇴근시스템 관련 공문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해고된 지회 간부는 지난달 21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한편 한국산연은 일본 산켄전기가 100% 출자한 회사로 노트북이나 TV에 사용되는 냉음극형광램프(CCFL)를 생산하는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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