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재해를 입은 노동자는 모두 9만8천645명이다. 이 중 2천200명이 숨졌다. 하루 평균 6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목숨을 잃고, 270명이 부상을 당했다.
경제적 손실도 막대하다. 지난해 산재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은 17조6천억원으로 서울시 예산의 82%에 해당한다. 연봉 2천만원을 받는 노동자 88만명을 신규로 고용할 수 있는 비용이 산재로 사라지는 것이다. 이처럼 산재는 노동자와 가족의 행복은 물론 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려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때문에 안전보건 문제는 개인과 회사 차원을 넘어 국가가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산재 근로손실일수, 노사분규의 110배
지난해 산업재해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는 5천600일로 노사분규로 인한 근로손실일수(51일)의 110배에 달한다. 산재 실태는 교통사고보다 더 심각하다.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는 2천200명이고,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5천505명으로 단순 비교시에는 교통사고가 더 많다. 하지만 1만명당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사고성 사망만인율은 산업재해가 1.3배 높다.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손실액도 교통사고에 비해 1.4배 더 높다. 미국·일본·영국 등 선진국과 사망만인율을 비교하면 최고 14배까지 치솟는다.
산업재해 특징을 보면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준수한다면 예방할 수 있는 재래형 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소규모 사업장 재해가 대부분이며 △국민생활과 밀접한 서비스 산업 내 산재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산재 발생형태를 보면 협착(감김·끼임)·전도(넘어짐)·추락(떨어짐) 등 재래형 재해가 전체 재해의 50%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데, 좀체 줄지 않고 있다. 주로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50인 미만의 사업장은 우리나라 전체 사업장의 약 97%나 되며, 재해자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81%를 차지했다.
재래형·서비스 재해 급증
특히 서비스 산업에서 산재가 급속히 늘고 있다. 지난 10년간 재해자 통계를 보면 전 산업의 재해자는 5만5천404명(1999년)에서 9만8천645명(2010)으로 78% 증가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서비스 산업의 재해자는 9천442명(1999년)에서 3만3천170명(2010년)으로 무려 251%나 급증했다.
업종별 재해현황 분석에서도 서비스 산업 재해는 제조업 다음으로 많은 재해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업종별 재해현황에 따르면 제조업이 34.5%, 서비스 산업이 33.6%, 건설업 22.8% 순으로 나타났다. <표 참조>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수리업, 음식 및 숙박업 등 6개 업종 재해가 전체 재해의 79%를 차지했다. 과거에는 제조업이나 광업을 중심으로 화학물질 중독이나 진폐증과 같은 전형적인 직업병이 많이 발생했다.
반면에 최근에는 서비스업 비중이 늘고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뇌졸중 같은 뇌심혈관계 질환과 근골격계 질환 등 작업관련성 질환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서비스업 산재 예방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나아가 "산재예방 사업과 일자리 창출 사업을 통합적으로 추진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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