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의 장남 재용씨가 삼성전자 상무보로 임명된 것에서 보듯 한국 재벌기업들이 과거의 관행을 버리지 않고 있으며이같은 기업들의 고집이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 노력을 어렵게하고 있다고 홍콩 영자지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재용씨의 상무보 임명을 계기로 한국에서 경영세습 등 재벌의 여러관행들에 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소액주주들은 이건희 회장 일가가 투자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부를 세습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삼성이 주식이 공개된 상장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재용씨의 승진에 대해주주들의 동의나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한국에서는 "이사 임명에 있어소액주주들의 발언권이 거의, 또는 전혀 없으며 이 때문에 이사회에 새로운 아이디어나 편견없는 통찰력을 주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문은 많은 기업들에서 대폭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한데도 이번 재용씨 승진인사에서 보듯 "과거의 방법들이 장벽을 쌓은 채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기업의 고집은 한국이 점점 거세지는 경제적 폭풍우를 이겨내는 것을 더욱 어렵게 할것"이라고 전망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신문은 밝혔다.

참여연대같은 시민단체는 기업의 경영오류와 개혁 거부에 대응하기 위해대기업의 주식을 사들인 뒤 소액주주들의 위해 소송을 벌이고 있다.

신문은 이어 "아주 드문 경우로 재벌 후계자가 실제로 그 업무에 최적의 후보일수도 있지만 삼성 등 재벌들의 경영 세습 관행은 개혁거부의 구체적 상징이 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재벌의 잘못된 경영관행으로 인한 부담을 한국의 납세자들이 지는상황이 계속되면서 기업 최고상층부의 `새로운 피' 수혈 필요성은 무시하기 어렵게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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