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노사분규 사업장을 찾았다. 이 장관은 16일 구조조정으로 6개월 넘게 심각한 노사갈등을 겪고 있는 한진중공업을 찾아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하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번째 일자리현장 방문일정으로 부산을 찾은 이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40분께 비공개로 한진중 노사 대표와 만났다. 이 장관은 "법 테두리 안에서 노사가 자율적 해결방안을 찾도록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며 "한진중공업 노사갈등 비용을 사회에 전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재용 한진중 사장에게 "회사가 74년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는데 과연 존경받을 만한 기업인가 의문"이라며 "기업의 최고 가치는 일자리 창출이며, 사람보다 가치 있는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조측 대표로 참석한 채길용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에게도 "노조가 2002년부터 매년 파업을 하고 현재 갈등 상황도 6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도 "2008년 금융위기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채 지회장은 "회사는 경영이 어렵다면서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노조는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장관은 40분가량 진행된 간담회에서 "정리해고 문제는 법적 판단을 존중하고, 추후 경영상황이 개선되면 우선 재고용하겠다는 원칙으로 노사가 협의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제안을 되풀이했다.

한편 이 장관 방문 직전인 오전 10시께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도 한진중을 찾았지만 회사측이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정 전 대표는 회사 인근 길거리에서 지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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