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표가 겉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속으로는 곪고 있었다. 취업의사가 있어도 구직활동을 포기한 구직단념자가 지난달 25만명을 넘어섰다. 12년 만에 최대치다. 민간부문에서 일자리가 늘어 고용이 회복되고 있다는 정부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

◇민간 중심 취업자수 증가=통계청이 15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수는 8개월 연속 30만명 이상 증가하는 등 고용지표가 탄탄한 호조세를 이어 가고 있다. 공공행정 부문 취업자수가 지난해 같은달보다 3만7천명 줄었으나 민간부문에서 39만2천명 늘었다. 취업자수 증가에 따라 고용률(60.1%)도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실업률은 3.2%로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고용노동부는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해 고용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민간기업에서 인력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신설법인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기업들의 구인수요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악의 청년실업=그러나 청년일자리 문제는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청년실업률(15~29세)은 7.3%로 지난해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층 실업자수는 31만1천명으로 전년 대비 13.4%나 급증했다. 이 기간에 30~40대 실업자수가 각각 8.7%·7.7% 줄어든 것과 확연히 비교된다.

특히 구직단념자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27%나 증가한 25만7천명에 달했다. 구직단념자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 2월(25만3천명)보다도 높았고,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99년 11월 이후 최대치다.

구직단념자는 취업의사와 일할 능력은 있으나 적당한 일거리가 없거나 자격이 부족해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으로 최근 1년간 구직경험이 있었던 사람이다. '실망 실업자'로도 불린다. 이들은 취업 가능성이 낮아 애초부터 취업활동을 하지 않거나, 경기침체로 조건이 맞지 않아 일시적으로 구직활동을 포기하고 노동시장에서 퇴장한 노동력으로 분류된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노동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큰 잠재인력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지표다.

지난달 "그냥 쉬었다"고 답한 비경제활동인구가 지난해 같은달보다 18만9천명 늘어난 143만명으로 집계되는 등 드러나지 않는 고용지표는 악화일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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