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임 이후 두 번째 일자리현장 방문을 위해 16일 부산을 찾는다. 그런데 인력 구조조정으로 부산 경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한진중공업은 방문일정에서 빠져 있다.

13일 노동부에 따르면 국제노동기구(ILO) 100차 총회 참석차 지난 12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 체류하고 있는 이 장관은 15일 귀국한 뒤 다음날인 16일 부산을 방문한다. 이 장관은 이날 정오 부산시내 초밥집에서 부산지역 노사민정협의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이어 녹산공단으로 이동해 민·관합동 일자리현장 점검회의를 주재한다.

이날 회의는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일자리현장 활동 추진상황에 대한 총괄보고와 우수관서 시상식·사례발표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회의는 8개 지방고용노동청장과 부산시, 중소기업청 관계자와 일자리창출 우수기업·학계 전문가 등 외부관계자도 참석한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역별 고용현황을 보면 전국에서 대구와 부산의 고용사정이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부산에서 일자리현장 점검회의를 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산지역 고용사정을 악화시킨 핵심이 한진중 구조조정 사태라는 것을 감안하면 납득이 되지 않는 방문일정이다. 2007년 필리핀 수빅조선소 건립 이후 부산 영도조선소에 벌어진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협력업체 노동자를 포함해 지금까지 3천여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장관의 한진중공업 현장방문 요구가 쏟아졌다. 노동부가 한진중 사태를 6개월이 넘도록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당시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노동부는 지난 6개월간 한 번도 현장에 보이지 않았다”며 “노동부장관이 되면 현장에 가 볼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간다, 안 간다고 대답하는 게 우선은 아니다"며 "장관이 되면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해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원점에서 돌아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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