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국책연구소 책임연구원 金모(48)씨는 3년 뒤 연구소를 그만두고 한의대 한약학과에 입학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틈틈이 입시준비를 하고 있다. 50대 후반에 한약방을 개업해 70~80세까지 제2의 직업생활을 하기 위해서다.

1백세 시대에는 일자리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나아가서는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일을 해야 한다.

서울 종로고용안정센터 강영희씨는 "자신의 능력과 조건을 정확히 파악한 뒤 최소한 70세까지 계속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고 말했다.

노동부는 고령자가 재취업하기 적합한 직종으로 투자상담사. 금융자산관리사. 중장비운전.전기공사 등을 제시한다. 40대 중반부터 자격증을 따두는것도 괜찮다. 사무직에 재취업하려면 최소한 컴맹은 벗어나야 한다.

강씨는 "부하직원들에게 맡기지 말고 본인들이 직접 서류를 작성하며 컴퓨터 능력을 키워라" 고 권고한다.

노년이 되면 지금보다 못한 일을 할 수도 있다고 의식을 바꾸는 게 가장중요하다. 지금은 대기업 중역이지만 은퇴 후에는 경비.건물청소.주차관리. 창고관리 등의 일을 할 마음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이같은 개인들의 노력을 제대로 살리려면 제도적인 장치들이 뒷받침해 줘야 한다.

현재 정부에는 초고령자 재취업 및 창업정책이 전혀 없다. 고령자를 새로 고용하는 기업주에게 주는 장려금도 60세 이상은 안준다.

노동연구원 장지연 박사는 "노인복지회관이 은퇴한 고령자에게 개별적인특성에 맞춰 파트타이머. 상담원이나 아이들 돌보기, 약간의 돈을 버는 자원봉사 등을 알선해주는 기능을 해야 한다" 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추진하는 지역사회 시니어 클럽을 활성화해야 한다. 은퇴자들에게 전문상담. 자원봉사.용역.가사서비스.자활근로.창업 등을 제시하는 역할을 이 클럽에 맡긴다는 것이다. 클럽당 연간 1억5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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