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PD수첩에서 ‘남북 경협 중단’ 아이템을 준비하던 김동희 PD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강제 인사발령을 논란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MBC의 노사관계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노조 MBC본부 시사교양국 PD들은 24일 성명을 내고 “인사권의 폭력이 막장까지 왔다”며 인사위 징계회부 철회를 촉구했다.

MBC는 지난 12일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의 취재중단 지시를 따르지 않고 평PD협의회 활동 등을 주도했다며 이우환 PD수첩 PD와 한학수 PD(전 PD수첩 PD)를 프로그램 제작과 무관한 자회사 용인드라미아와 경인지사로 각각 발령했다. 김동희 PD는 이우환 PD와 함께 ‘남북 경협 파탄 그 후 1년’이라는 아이템을 취재한 PD다.

본부에 따르면 MBC는 "김씨가 취재중단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며 '지시불이행'으로 인사위에 회부했다. MBC는 25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김씨에 대한 징계수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본부는 MBC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본부에 따르면 이우환·김동희 PD는 PD수첩 팀장인 김철진 부장의 승인을 받아 남북경협중단 관련 취재를 시작했고, 김 부장이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의 뜻이라며 취재 중단을 요구했다. 이어 담당 PD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취재 중단에 대한 최종 결정은 지난 9일 시사교양국장 면담 이후로 미뤄졌다. 그런데 9일 아침, 취재원과 사전에 인터뷰를 약속했던 김동희 PD는 면담이 이뤄지기 전 사무실을 나섰다. 이후 윤 국장은 면담에서 아이템 불허를 최종 통보했고, 이에 김동희 PD는 취재를 하지 않고 다시 회사로 돌아왔다.

본부는 "비상식적인 이번 사태의 최종적인 책임은 편성제작본부장을 비롯한 경영진에게 있다"며 "이우환·한학수 PD에 대한 파행인사와 김동희 PD의 인사위 회부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본부는 지난 18일 강제 인사발령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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