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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치료 중 떡 먹다 숨졌다면?
업무상재해로 치료를 받던 중 떡을 먹다가 사망한 경우도 업무상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첫 재해로 인한 치매 등 정신기능 이상으로 욕구를 조절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사고와 재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김아무개씨는 삼성중공업에서 목공노동자로 일하던 지난 2004년 5월 난간에서 추락해 허리를 크게 다쳐 다발성늑골골절 등의 중상을 입었다. 이후 우울증장애와 기질성정신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업무상재해로 인정받았고, 충남대병원에서 4개월 동안 요양치료를 받았다.

"최초 재해가 폭식 일으켜" vs "떡이 기도 막아 재해와 무관"

김씨는 뇌손상으로 인지기능이 저하되고 우울증 등의 정신장애가 심해져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2008년 6월 자택에서 요양을 하던 김씨는 추석을 맞아 집안에 있던 송편을 먹고 기도가 막혀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같은해 9월 급성호흡부전으로 사망했다.

김씨의 치료를 맡은 주치의는 소견서를 통해 "김씨가 허리를 다쳐 누워 지내는 동안 판단력과 분별력은 물론 절제능력도 보통 이하로 많이 떨어져 음식에 대한 집착과 서두르는 증상이 발생했다"며 "특히 뇌손상 및 치매로 인한 연하장애(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가 있었다"고 밝혔다. 주치의는 김씨의 가족들에게 김씨가 불안증 및 정서장애로 음식물을 급하게 허겁지겁 먹는 경향이 있어 음식물을 삼킬 때 주의를 요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 같은 내용을 근거로 유가족은 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유족은 “최초 재해로 뇌손상을 입고 허리를 다쳐 우울장애 등의 질병을 앓고 있었다”며 “이로 인해 식탐증상이 나타나 폭식으로 기도폐색증상을 일으켜 숨진 것이므로 업무상질병에 의한 사망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단은 “망인은 떡에 의한 기도폐쇄로 인해 급성호흡부전으로 사망한 것이기에 최초 재해와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며 거부했다.

대전지법 "최초 재해가 정신이상 일으켜 사고 유발"

법원은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대전지법은 최근 공단이 유족급여 및 장의비부지급 처분을 취소하고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전지법(김동현 판사)은 “병원의 소견 등 증거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망인이 최초 재해로 인해 정신기능이 저하돼 치매증상 등을 보이고 있던 점은 의미를 두고 살펴야 할 부분”이라며 “망인이 최초 재해로 인해 요양 중 치매 등의 증상이 발현됐고 사망 당시 60대 초반의 나이였던 점에 비춰 보면 이 같은 재해로 인한 원인 없이 자연경과로만 치매가 발현됐다고 보기에 어려운 면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 같은 정신기능장애자들에게 연하장애현상이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점과 망인이 치매 등 정신기능의 이상으로 식탐을 조절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망인의 사망은 최초 재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며 "최초 재해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부인한 공단의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관련 판례]
대전지방법원 2009구단1773

김은성 기자  kes04@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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