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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우중 체포결사대 활동기록③> 마지막회 : 이곳은 대우노동자의 집입니다뒤늦게 수배된 김우중, 노동자 연대로 잡을 수 있어…국제연대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 황이민 민주노동당 기
  • 승인 2001.03.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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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언론이 외면한 것에 비래 프랑스 사회 전체의 주목을 받았던 대우 김우중 전 회장 체포결사대의 프랑스 활동 열흘. 체포결사대로 프랑스에 갖다 온 민주노동당 황이민 기획국장의 글-마지막 분을 싣는다.<편집자 주>


*인터폴 공식면담에 가장 놀란 인터폴요원

우리 체포결사대가 반드시 성사시키려고 한 활동중 하나가 바로 리옹에 있는 인터폴 사무총국과의 공식면담이었다. 당시 정부와 검찰은 인터폴에 수사요청도 하지 않는 등 김우중 전 회장을 체포하기 위한 어떠한 실제적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어 국민들 대부분이 '김우중 안 잡나 못 잡나'하는 의문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었다. 때문에 우리는 김우중 회장을 체포하지 않을 수 없는 국제적, 국내적 여론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던 인터폴 사무총국과의 면담을 해야만 했다.

마침내 인터폴 사무총국은 3월2일 정오에 공식면담을 하자는 통지문을 ATTAC을 통해 보내왔다. ATTAC, CGT, CFDT 등 많은 사회단체들은 "한국에서 온 체포결사대가 전 유럽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기 때문에 인터폴 공식면담이 가능해진 것"이라며 "(인터폴 사무총국 면담을) 프랑스 사람들도 모두 놀라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면담은 인터폴 레이몬드 켄달 사무총장의 직접 지시로 이루어진 것인데 인터폴과 체포결사대의 면담에 가장 놀라운 반응을 보인 사람들은 다름 아닌 바로 인터폴 요원들이었다고 한다. 이 공식면담에서 체포결사대는 한국 정부가 공식적인 수사협조 요청을 했는지를 집요하게 물었고 사무총국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날 우리의 인터폴 사무총국과의 면담을 프랑스 방송사들은 주요 뉴스로 크게 보도했고 국영3 TV는 첫 기사로 3분 정도를 할애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우리는 최근에 이루어진 김우중 전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와 인터폴에 수사협조 요청을 하겠다는 한국 검찰의 결정을 한데는 인터폴 공식면담이 상당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우중 별장에 '압류딱지' 붙이고 '대우노동자의 집'으로

프랑스 현지시각으로 3월3일 오전9시30분. 니스역에 도착한 체포결사대 세 사람은 역에서 기다리고 있던 ATTAC 회원 20여명과 만나 니스시 파블롱가 269번지 김우중 별장을 향했다. 김우중 전 회장이 얼마 전까지도 유럽 각국과 아프리카, 미국을 넘나들며 호화생활을 즐기고 있는 그 집으로 향한 것이다. 별장 앞에는 한국의 방송 3사 카메라는 물론이고 프랑스와 주요 외국언론 등 내외신 기자 50여명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뜨거운 관심이었다. 이른바 '테러진압부대'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 경찰 20여명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대문 앞에 열을 지어 버티고 서 있었다.
우리는 바로 행동을 개시했다. "이곳은 대우노동자의 집입니다"라고 적은 '압류딱지' 200여장을 붙였다. "아무도 들어갈 수 없습니다"라고 적은 빨간 띠도 대문 전체에 둘렀다. 그리고는 별장 안으로 들어가기위해 우리 세 사람이 담을 기어올랐다. 프랑스 특공대의 완강한 저지로 별장안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김우중을 구속하고 도피재산 환수하라", "노동자 피땀으로 호화도피 웬말이냐", "김우중 잡지 않고 노동자 정리해고 웬말이냐" 등의 구호를 외치고 1300만 노동자와 국민의 분노를 담은 계란 100여 개를 대문을 향해 집어던졌다. 그러기를 1시간30분, 풀리지 않는 분을 삭이며 가까이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식당 주인은 우리에게 다가와 "얼마 전까지도 한국인 운전기사가 와서 식료품을 사갔다"고 전했다. 정부가 잡지 않는 범죄자를 잡기위해 그 범죄자 때문에 해고자가 된 노동자가 체포결사대가 돼 머나 먼 이국땅을 떠도는 현실. 그 현실을 외국언론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 정부는 안 잡고, 해고된 노동자가 체포조가 되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주요 나라가 체포결사대의 활동을 크게 주목했던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 중 무엇보다 주목할만한 것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해 노동자와 서민들이 받는 고통이 단순히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과 김대중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에 반대해 완강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 노동자들에 대한 깊은 관심이었다. 또한 유럽에 잘 알려져 있는 대우그룹의 김우중 전 회장이 43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액수의 돈을 횡령한 희대의 사건 자체와 이에 대한 한국정부의 태도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았다. 특히 정부를 대신해 김우중 전 회장을 직접 체포하겠다고 나선 한국의 노동자들의 활동에 대해 그들은 매우 놀랄만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우리 체포결사대는 프랑스에서의 짧은 활동을 통해 김우중씨는 반드시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제 김우중씨는 프랑스 땅에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직접 나서서 국제적인 협조요청 아래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면 오히려 못 잡는다는 것이 이상한 일일 것이다. 김대중 정부는 김우중씨를 체포하여 수사할 경우 막대한 정치비자금의 사용처가 드러나게 되고 이는 전현직 고위권력층과 정치인의 사법처리로 이어져 정권의 기반 자체가 무너질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김우중씨를 체포할 의사가 없는 것이 라고 우리는 판단한다.


* 국제연대의 획기적 강화가 필요

이번 프랑스에서의 짧은 활동 기간을 통해 그간 우리 노동운동의 국제연대 활동이 대단히 형식적이고 소극적이었다는 사실을 크게 느꼈다. 한 예로 현재 정부와 담판을 지으러 사바티스타가 멕시코시티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는데 혹시 있지 모를 전부의 공격을 막기 위해 이들을 보호하고자 세계 각국에서 무려 1만명이 넘는 활동가들이 이미 사바티스타 행진대열을 에워싸고 함께 행진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놀라운 국제연대의 위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번 체포결사대의 투쟁에 적극적인 관심과 연대를 표명한 프랑스 노동사회단체 동지들의 헌신적 지원도 매우 인상깊은 것이다.

얼마전 덴마크의 회의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금속산업연맹 김주희 국제부장은 유럽의 모든 나라에 체포결사대의 투쟁이 널리 알려졌고 한국 정부의 노동자 탄압 실상이 알려졌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이제 우리 노동운동도 더 큰 시야와 안목을 가지고 국제연대 활동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일회적인 각종 회의 참가나 외국 방문, 초청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적 사업과 투쟁을 공동으로 전개해 나가는 수준으로까지 한 단계 비약시키는 것이 긴요한 일로 되고 있다. 특히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여러 나라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투쟁에 한국의 노동자들도 형제적 연대를 통해 공동의 투쟁전선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전 세계 노동자들은 십수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비약적인 성장과 탁월한 전투성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 노동운동에 대해 상당한 경외감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한국이 신자유주의 세계화 과정에서 이 고리를 최초로 끊어낼 수 있는 나라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자신들도 이를 기대하고 있다"고 한 프랑스의 한 동지의 말을 들지 않더라도 우리 노동자들의 투쟁이 세계노동자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국제연대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써야만 한다.

끝으로 체포결사대의 활동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무시해 온 국내 언론의 보도 태도에 대해 크나큰 실망을 감출 수 없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체포결사대의 활동을 지지하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다시 한 번 전한다. <끝>

황이민 민주노동당 기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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