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서 라디오 봄 개편과 시사교양국 PD 인사발령을 둘러싼 노사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16일 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정영하)는 "사측이 지난 12일 이우환·한학수 PD를 비제작부서로 보복발령을 내린 데 이어 최근 피켓시위를 한 라디오 PD들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본부에 따르면 MBC는 12일 시사교양국 이우환·한학수 PD를 각각 프로그램 제작 기능이 없는 자회사 용인드라미아(놀이동산 개발부서)와 경인지사로 발령했다. 사측은 발령 이유에 대해 "원칙에 따른 인사"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전했다. 하지만 두 PD는 최근 PD수첩 ‘남북경협’ 아이템 검열 논란의 중심에 있는 PD들이다. 때문에 회사가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한 보복성 인사를 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PD수첩 소속인 이우환 PD는 최근 쌍용차 해고노동자편을 방송하고, 오는 24일 ‘남북 경제협력 파탄’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방송 불가’ 입장을 밝힌 윤길용 시사교양국장과 갈등을 겪었다. 황우석 사건 취재로 유명한 한학수 PD는 과거 PD수첩을 담당했으며 현재 '7일간의 기적'을 맡고 있다. 한 PD는 임의단체인 평PD협의회 운영위원으로 시사교양국 내 비판여론을 윤 국장에게 전달해 왔다.

본부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전형적인 보복인사로 임명된 날로부터 6월 이내에 전보할 수 없다는 사규조차도 위반했다”며 “두 PD에 대해 인사발령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디오에서도 보복성 징계가 논란이 되고 있다.

라디오본부 평PD협의회는 지난 한 달간 방송인 김미화씨 하차 등과 관련해 "밀실개편"이라며, 이우용 라디오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시위 등을 벌였다. 본부는 “사측이 피켓시위를 한 것과 사무실에 사퇴 문구를 붙인 이유 등에 대해 경위서를 쓰라고 통보했다”며 “징계 절차를 밟겠다는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정영하 본부장은 “창사 50주년을 맞는 MBC는 아비규환 그 자체”라며 “이번 인사개편은 50년사에서 찾을 수 없는 유일무이한 막장 종결 보복인사”라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