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취재중단 지시에 항의한 이우환·한학수 PD의 ‘강제 인사발령’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3일 시민들이 PD수첩 정상화를 위한 촛불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정치권과 시민사회도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야5당과 언론노조·참여연대 등 24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가입된 ‘PD수첩 사수와 언론자유 수호 공동대책위원회’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PD수첩을 흔들기 위한 보복인사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MBC는 12일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의 취재중단 지시를 따르지 않고 평PD협의회 활동 등을 주도했다며 이우환 PD수첩 PD와 한학수 PD(아프리카의 눈물 제작자·전 PD수첩 PD)를 프로그램 제작과 무관한 자회사 용인드라미아(놀이동산 개발부서)와 경인지사로 각각 발령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에 대해 “3년 전 제가 당했던 일을 후배가 당해 한없이 원망스럽고 분하다”며 “집권을 연장하려는 보수세력의 마지막 발악에 맞서 반격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영하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은 “MB정권에 MBC를 헌납하기 위한 경영진의 이상한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며 “MBC의 공신력이 자유낙하상태로 떨어져 화약고가 된 구성원들의 마음에 더 이상 불을 지르지 말라”고 경고했다.

현재 무기한 농성 중인 본부는 이날 대의원 간담회를 시작으로 각 부문별 조합원 간담회를 갖고 윤 국장 신임투표와 제작거부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MBC 시사교양국 PD 46명은 실명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취재중단 지시와 발령조치를 내린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이날 오후 공동명의로 성명을 내고 “김재철 MBC 사장이 보복·징계성 인사로 PD수첩을 압살해 대통령과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의 싹을 자르고 있다”며 “김 사장은 즉각 자진사퇴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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