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한진중공업 부당해고 구제신청 기각결정에 항의하며 부산지노위 근로자위원 전원이 사퇴할 예정이어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타워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금속노조 간부 2명은 지난 11일 밤 내려왔다. 그러나 127일째 크레인에 올라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크레인농성을 계속하기로 했다.

12일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민주노총이 추천한 부산지노위 근로자위원이 13일 사퇴서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부산지노위의 근로자위원은 50명이고, 그중 민주노총 추천 위원은 23명이다. 부산지노위의 근로자위원이 집단 사퇴한 것은 지난 2005년 정부의 노사관계로드맵 추진에 반대하며 사퇴한 이후로 2번째다.

이번 집단 사퇴는 지난 6일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가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부산지노위가 기각 결정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부산지노위는 “사측이 희망퇴직을 받는 등 해고 회피를 위해 노력한 점 등이 인정되고, 해고절차 등에 하자가 없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본지 5월9일자 8면 참조>

부산본부 근로자위원들은 13일 기자회견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를 통해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견해는 심판회의 과정에서도 명백히 밝혀졌다”며 “부산지노위가 사용자 대변 위원회에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한 근로자위원은 “현재 사퇴서를 모두 작성해 놓은 상태”라며 “지노위원장이 사퇴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집단으로 사퇴서를 제출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타워크레인 농성을 벌이던 지회 간부 2명은 지난 11일 고공농성을 해제했다. 지난 24일 농성에 돌입한지 87일 만이다. 지회 관계자는 “현장에서 벌이는 농성은 계속한다”며 “현장을 챙기고 일부 이탈한 조합원을 챙겨 새로운 투쟁을 만들기 위해 고공농성 해제를 선택한 것”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지회는 지해 12월 회사가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한 뒤 돌입한 파업을 144일째 이어가고 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85호 크레인에서 공공농성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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