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복수노조 허용이 노동조합 운동의 ‘진리’인지 여부는 아직 고민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감안하지 않은 채 ‘일단 시행’으로 귀결됐다.
문제는 ‘일단 시행’이 강제되면서 제도적·문화적인 준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장은 카오스를 방불케 하는 상황인데, 이를 보완해야 할 법·제도는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불명확한 법 조항과 이를 더욱 어지럽게 만드는 정부의 매뉴얼이 전가의 보도처럼 대한민국을 배회하고 있는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다. 노동운동의 근거리에서 노사관계의 첨예한 갈등과 논의 과정을 지켜보는 <매일노동뉴스>에서 지침서를 발간했으니 말이다. 대표교섭단체의 지위와 확정시기·지루한 단일화 과정·쟁의행위 가능성·합의사항에 대한 공정대표의무 위반 여부 등 골치 아픈 쟁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복수노조 100문 100답’이라는 ‘매뉴얼’이 나온 것이다.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에서 노-노 간 불필요한 힘 빼기를 방지하고 효율적으로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이 책의 역할이 크다.

산하 조직의 교육을 위해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세부적으로 주제를 나누고 자료를 첨부해 준 이 책의 가치를 더욱 실감했다. 물론 처음 시행되는 제도라는 점에서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는 내용도 있지만 노사관계라는 것이 흑백논리가 아니기에 그건 현장 노사가 진지한 자세와 열린 마음으로 풀어 가야 할 몫이라 생각한다.

특히 노동계 내부의 소통과 기준이 필요하다는 저자들의 지적에 동의한다. <매일노동뉴스>와 저자들이 "책이 단순한 페이퍼가 아닌, 살아 움직이는 노동계의 소통과 갈등의 예방을 위한 길라잡이"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주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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