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부터 이틀간 금강산에서 진행된 양대노총과 북한 직업총동맹의 교류협력 방안 마련을 위한 실무회담은 '조국통일을 위한 남북노동자회의'를 구성키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90년대 후반 남북 노동단체간 교류운동의 물꼬가 터진 이래 연대기구를 결성키로 합의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 있는 일로서 남북노동자 통일운동의 일보전진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공동합의서에 명시된 데서 보듯, 연대기구의 운영을 상설화함으로써 그동안 간헐적인 행사 중심으로 진행돼 온 남북노동자 교류협력과 통일운동을 일상화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한편, 양대노총 대표단이 이번 실무회담에서 사실상 핵심 의제로 내놓았던 5월1일 노동절과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의 서울 개최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최근 이상기류를 타고 있는 북-미관계와 5월말께로 점쳐지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 문제를 고려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북한 직총이 노동절과 통일축구대회의 개최 자체에는 찬성하면서도 장소를 금강산으로 하고 시기도 축구대회의 경우 8.15기념 주간에 맞추자고 수정 제안하는 등 특히 장소와 시기 문제에 신경을 쓰는 것은 김위원장의 답방을 앞둔 시점에서 노동단체 교류사업이 돌출 변수로 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대노총은 이같은 북한 직총의 제안과 관련, 조만간 조율된 입장을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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