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에 전기를 공급하는 주발전기가 내진 성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처럼 지진으로 비상발전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방사능 누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13일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발전기의 내진범주가 III급이어서 한국 원전도 일본 원전의 취약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진상태에서 기능이 유지되도록 설계해야 하는 구조물을 내진범주 I급 설비로, 원자로 안전기능이나 연속적인 기능은 필요하지 않더라도 (파괴됐을 때) 안전관련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구조물을 II급 설비로 분류하고 있다. 내진범주 III급은 I급과 II급을 제외한 설비로 비내진 범주라는 설명이다. 기타 전력시설물이나 비상디젤발전기의 내진범주는 I급이었다.

홍 의원은 “우리나라 비상디젤발전기는 내진설계를 적용했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비상디젤발전기가 외부 전원 공급이 끊겼을 때 제 기능을 하지 않았던 것과 동일한 취약점을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비상디젤발전기는 전력시설에서 전원이 끊길 경우 대체하는 발전기다.

비상디젤발전기의 위치도 위험에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비상발전기 연료를 지상에 1시간, 지하에 7일치를 비축했지만 지하비축 연료를 지상으로 끌어올리는 연료이송펌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최악의 사태를 불렀다. 홍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원전도 일본처럼 비상연료가 지상과 지하로 분리돼 있고, 연료이송펌프가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홍 의원은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하면 원전은 상상을 초월하는 끔찍한 재앙을 불러온다”며 “일본처럼 1천년에 한 번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이라며 대비하지 않으면 방사성 물질과 같은 죽음의 재가 한반도 전역을 뒤덮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늦기 전에 원전 에너지를 폐기하는 정책으로 에너지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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