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논의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1월20일 발족한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연석회의)가 두 달 여만인 지난 29일 첫 결과물을 내놨다. 4~6월 3단계 합의를 거쳐 오는 9월까지 진보대통합과 새 진보정당 건설을 완료하겠다는 것이다.

1단계인 4월 말 합의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민주노총은 노동절 대회에서 노동자 정치참여를 선언하고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3년 전 민주노동당 분당 이후 현장의 급속한 분열과 지리멸렬해진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복원되는 것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도 진보대통합과 새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당내 절차를 밟고 있다. 진보신당은 27일 당대회를 통해 새 진보정당 건설 로드맵을 확정했다. 6월까지 쟁점을 해소하고 9월을 전후해 새 진보정당을 건설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민주노동당도 2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진보대통합방안을 확정한다. 상반기에 진보대통합 최종 합의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진보신당에 통합실무협상단 구성을 제안했다.
절차적으로는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어찌 됐든 진보진영은 로드맵을 제시했고, 건설시기에 합의했으며 각당 대표들은 진보대통합을 거듭 약속했다. 그런데도 진보대통합과 새 진보정당 건설을 장담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무엇이 부족한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알맹이가 빠졌기 때문일 것이다. 의지와 진정성 말이다.

이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내부 문제와 직결된다. 진보신당은 지난 당대회를 통해 독자파의 우세 속에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에 얼마나 부정적인지를 여실히 보여 줬다. 민주노동당은 겉으로 그런 모습을 보인 적은 없다. 하지만 당대표의 공식적인 멘트 이외에 진보대통합 의지를 확인시켜 준 적이 별로 없다. 당 내부에서는 당권파가 진보신당과의 통합에 미온적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모두 과거 분당 사태로 생긴 깊은 생채기다.

그런 점에서 강기갑 의원이 민주노동당 진보정치대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공동위원장으로 선임된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당대표 시절부터 진보대통합을 강조해 온 강 의원을 통추위 공동위원장으로 선임한 것 자체가 진보대통합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의지를 보여 준 것이기 때문이다. 부족하지만 진보 양당은 진보대통합과 새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발걸음을 뗐다. 로드맵대로 가려면 한 걸음씩 서로 다가서야 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