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는 울산 북구에서도 비정규직 비중이 전체 노동자의 51.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규직은 정규직끼리, 비정규직은 비정규직끼리 결혼하는 경향도 강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21일 울산 북구 노동자 5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정규직이 48.8%, 비정규직이 51.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센터가 분석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의 비정규직 비중(50.2%)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는 비정규노동센터가 울산북구비정규직지원센터와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간 방문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비정규직의 70.3%는 여성이었고, 남성 미혼자의 61.4%가 비정규직이었다. 비정규직의 16.5%가 간접고용 비정규직이었는데, 제조업 밀집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 노동자들은 오래 일했지만, 경제적으로는 쪼들렸다. 비정규직 응답자의 45.3%가 노동복지서비스나 여가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시간이 없다"고 답했다. 특수고용노동자는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70시간 이상이었고, 간접고용 노동자는 평균 56시간으로 집계됐다. 정규직 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48시간)보다 8시간 길었다.

간접고용 노동자의 임금수준은 정규직의 58.6%인 156만원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가장 큰 걱정거리로 '경제적 어려움'을 꼽은 비정규직이 43.1%나 됐다. 27.6%는 '고용불안'을 지목했다. 정규직 가정과 비정규직 가정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었다. 정규직이 정규직 배우자를 둔 경우는 74.8%, 비정규직이 비정규직 배우자를 둔 경우는 52.8%였다. 부부가 모두 정규직이거나, 모두 비정규직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비정규노동센터는 “울산 북구지역에서도 빈곤의 양극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직접고용 비정규직의 34.8%는 계약기간 만료로, 28.6%는 정리해고 또는 감원으로 이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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