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 개조론’에 빗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토해양부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4대강 사업이 되면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 개조의 꿈이 이뤄지는 것이고, 그러한 꿈에 도전하는 긍지를 가지고 (4대강 사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4대강 사업은 내년 1년이면 거의 끝나고 상반기면 윤곽이 나올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은 친환경적 개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안창호 선생과 결부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월 이 대통령은 전국 시장·군수·구청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4대강 사업 효과를 설명하며 “도산 안창호 선생은 1919년 강산 개조론을 강조하실 정도로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이) 완성된 이후의 모습을 보면 아마도 반대하는 사람들조차도 이런 모습으로 탄생하기 위해 그런 고통이 따랐구나 하고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 기간산업이 한때는 많은 반대가 있었다”며 “이해부족이 있기도 했고 의도적·정치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아전인수"라고 폄하했다. 이춘석 민주당 대변인은 “선생의 고귀한 뜻을 왜곡하는 아전인수의 극치이자 선생을 4대강 홍보에 이용하려는 치졸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만일 안창호 선생이 강산을 파괴하는 4대강 사업을 위해 의회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이명박 정부를 봤다면 독립운동에 임하듯 정권퇴진 운동을 이끌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심재옥 진보신당 대변인은 “안창호 선생은 ‘강산이 황폐해지면 민족도 허약해진다’며 자연을 함부로 훼손하는 것을 우려했다”며 “선생의 발언을 왜곡하고 개발론자로 만든 이명박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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