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외환은행 경영진에 대한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의 의혹이 커지고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1일 오전 서울 을지로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하나금융 창립 5주년 기념식’에서 “외환은행의 현대건설 매각이익은 내년 1분기에 반영된다”며 “현대건설 매각이익이 포함된 내년 외환은행의 이익은 우리(하나금융)의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일각에서 론스타가 내년 1분기 외환은행의 중간배당을 통해 현대건설 매각이익을 챙겨간다고 하는데 계약상 그렇게 할 수 없다”며 “론스타는 올해 말 외환은행 실적을 바탕으로 한 배당만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지부는 성명을 내고 “외환은행이 마치 하나금융지주 소속인 것처럼 말하는 김승유 회장의 망언이 계속될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지부는 “중요한 것은 배당의 시점이 아니라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떠나기 전에 매각대금 외에 배당까지 챙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오늘 김승유 회장이 이를 인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지부는 이어 “연말 실적을 기준으로 론스타는 배당을 빼가고 하나금융은 내년 초 외환은행의 현대건설 매각대금을 챙기겠다고 밀약을 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지부는 감독당국을 향해서도 “외환은행 재매각과 관련해 배당을 포함한 추가적인 이익 보장이 있는지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외환은행 경영진은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매각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부는 “주주협의회에서 합의도 안 된 상태에서 독단적으로 MOU를 체결한 이유가 내년 초 예상되는 론스타 배당을 위한 것인지, 하나금융의 인수대금을 할인해 주는 효과를 노린 것인지 즉각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