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취업 기상도가 가장 맑은 업종은 유통업이며, 정보통신, 조선, 식음료 업종 등도 다소 취업 문이 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경기 불황을 겪고 있는 건설, 자동차, 철강, 유화 등 나머지 대부분의 업종들은 채용 인원이 예년보다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채용 계획이 있는 업체들도 채용 시기가 대부분 하반기에 몰려 있고, “신입사원보다는 경력사원 위주로 뽑겠다”는 업체들이 많다. 이에 따라 취업 전문가들은 “미취업자들은 자신이 관심을 두고 있는 업종이나 기업체의 채용 규모를 미리 알아본 뒤 진로를 수정하거나 아니면 시간적 여유를 갖고 취업에 임할 것”을 권하고 있다.

◆ 채용 늘리는 업종 =점포 확장 경쟁이 치열한 유통업체는 업체별로도 채용 인원이 수천명에 이른다. 이마트를 운영하는 신세계는 작년에 4800명의 신입사원(경력직·고졸 포함)을 뽑은 데 이어 올해도 5500명을 새로 뽑을 계획. 롯데백화점도 3800~4000명을 새로 뽑으며 홈플러스의 삼성테스코도 경력 500명을 포함해 800명을 올해 안으로 채용할 방침. 그러나 유통업체들은 신입사원보다는 경력사원 채용이 많은 편이다. ‘강인한 체력과 유통업에 대한 열정’이 취업성공 포인트. 작년에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았던 식음료 분야의 채용 규모는 해태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예년 수준을 웃돌 전망.

정보통신분야도 작년보다는 못하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 충원인력이 많은 편이다. 대기업들도 정보통신 계열사에 대해서는 지난해 채용규모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늘린 곳이 많다. 정보통신분야 취업을 희망한다면, 정부가 제공하는 직업훈련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부는 이달부터 대졸실업자 2만명에게 정보통신분야 교육을 실시하고, 정보통신분야 직업훈련을 대폭 확대할 방침. 정보통신 분야는 향후 5년간 14만명의 전문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는 실업자 재취직 훈련 가운데 30% 정도를 정보통신 분야쪽에 배정할 방침이다. 이밖에 조선업체들도 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높게 잡아 현대미포조선·삼성중공업 등은 지난해보다 60~70%씩 채용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 채용 규모 줄이거나 아예 없는 업종 =자동차 업계는 올해도 취업 문이 좁다. 지난해 1050명을 공채한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은 전세계적인 자동차 수요 감소로 신입사원 인원을 아직 확정 짓지 못했다. 전자업체들과 벤처기업들 역시 채용인원을 크게 줄이거나 아예 뽑지 않는 곳이 많다.

증권회사를 비롯한 금융권도 여전히 채용 전망이 흐리다. 산업·수출입은행 등 주요 국책은행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0명 내외의 대졸자 신규채용을 구상하고 있다. 국민, 신한 등 우량은행은 지난해 100명 이상의 대규모 신규채용을 실시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에도 같은 규모의 대졸자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반면 기업·조흥·외환은행은 올해 신규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농협중앙회는 올 하반기에 총 200명 규모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할 예정. 은행권 신규채용의 최근 추세는 ‘면접 강화’. 산업은행 김유훈 인사팀장은 “흔히들 ‘뱅커스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성실, 패기, 기획력이 면접의 주요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밖에 건설·철강·석유화학 분야도 올해 취업 문이 비좁은 대표적인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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