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범죄용의자 인상착의를 설명하면서 '노동자 풍'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며 시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찰청은 지난 26일 민주노총에 보낸 회신공문을 통해 "경찰은 수배전단 작성시 강력사건 용의자를 신속히 검거하고자 했을 뿐 노동자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며 "이번 수배전단으로 국민께 우려를 끼친 점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경찰이 수배전단에 사용한 '노동자 풍'이라는 표현이 노동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앞으로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 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청은 지난 18일 부산진구 여대생 납치강도 및 성폭행 용의자 수배전단을 배포하면서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노동자 풍에 마른 체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경찰이 흉악범들의 인상착의를 '노동자 풍'이라고 설명하면서 노동자를 사회적 낙오자나 잠재적 범죄자와 같은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로 묘사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하는 공문을 경찰청에 보냈다.

박성식 민주노총 부대변인은 "경찰청이 지금이라도 시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민주노총은 앞으로도 일상의 노동 문제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작은 것부터 바꿔 나가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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