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일 타워크레인의 구조적 결함으로 건설노동자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은 서울 마포 타워크레인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인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붐대가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동계는 "정부가 책임 떠넘기기를 하며 후속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사이 타워크레인의 기계적 결함에 따른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22일 건설노조와 부산해운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철골구조물 일부가 부서지고 공사가 중단됐다. 해운대 현대아이파크 현장은 올해 2월에도 타워의 상부구조물이 강풍에 휘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는데, 또다시 타워 결함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7월에는 62층 높이에서 작업발판이 추락해 노동자 3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곳이다.
 

고용노동부와 부산해운대경찰서는 타워크레인의 브레이크에 결함이 생긴 것을 사고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서 관계자는 "운행을 하지 않던 타워 붐대가 갑자기 내려앉았다"며 "붐대를 잡아주는 기계의 결함으로 추정되며 현재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부 부산동부지청 관계자도 “붐대를 잡아주며 브레이크 기능을 하는 브레이크 패드가 깨졌다"며 "깨진 이유가 부품노후화 때문인지, 유압호스의 문제인지, 패드에 연동된 톱니바퀴의 문제인지에 대해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워업계에서는 정부가 마포 참사 이후에도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마포 사고 후 중대사고 기종 타워에 대해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와 노동부 등의 사고원인 조사 발표 이후로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국 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은 "해운대사고를 일으킨 같은 기종의 타워가 지난달 경기도에서 두 건의 유사한 사고를 일으켰다"며 "노동부와 국토부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계속 기계결함에 의한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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