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중대재해를 일으킨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기소하는 권한을 가진 대검찰청이 최근 벌칙해설서를 마련해 일선 검찰청에 배포했다. 도급인·사업주·경영책임자 등 중대재해를 일으킬 경우 처벌하는 대상과 법으로 보호할 대상·적용범위를 검찰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매일노동뉴스가 검찰의 ‘중대재해처벌법 벌칙해설서’를 입수해 분석하고 그 내용을 네 차례에 걸쳐 싣는다.① 중대재해 처벌 대상 도급인? ‘실질적 지배’가 가른다② 안전보건 확보 의무 지는 경영책임자③ 법 적용받는 ‘종사자
인류가 맞닥뜨린 기후위기는 다음 세대를 살아가야 할 이들과 산업전환으로 기존의 일자리를 잃을 노동자들에게는 생존의 문제다. 화석연료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소 노동자들과 내연기관차를 생산하는 노동자들에게 구조조정은 먼 훗날 일이 아니다.하지만 대통령 후보들에게는 정쟁처럼 소비되는 듯하다. 지난 3일 열린 주요 후보 초청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RE100’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RE100이 뭐죠?”라고 되물었다. 이 후보가 기업들이 사용하는 전력 모두를 재생에
2001년 1월20일 김대중 당시 대통령은 철도구조개혁법을 마련해 연내 철도 민영화를 이루라고 지시한다. 철도청 운영적자가 명분이었다. 규모가 크긴 했다. 적자는 1998년 3천212억원, 1999년 2천510억원, 2000년 2천500억원이다. 김 전 대통령은 건설교통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어느 나라도 철도가 국영화된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해 2월 건교부는 철도산업구조개혁기본법안을 입법예고했다. 6개월여의 검토 끝에 정부는 8월 기본법안 최종안을 내놓고 국회에 상정하기로 했다.한국전력공사 민영화 논의도 마찬가지다.
지난 15일부터 20대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우려한 대로 ‘노동’은 진보정당 후보들만의 의제가 돼 가고 있다. 진보정당 후보들이 노동자들을 만나 메시지를 내는 동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비노동’이거나 ‘반노동’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변화 흐름은 일부 감지된다. 민주당 선대위 노동위원회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역에서 “노동과 생명 존중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노동시간단축과 산업안전 보장을 이야기하며 노동 의제를 꺼냈다.노동은 국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민
20대 대통령선거에서 ‘노동 실종’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13일 이틀간 일정으로 후보등록이 시작되고 이날로 선거일이 24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유력 대선후보 4명 중 2명은 노동 관련 공약조차 내놓지 않았다.노동은 국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민생 의제’다. 일을 하고 대가를 받는 사람은 모두 타인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노동자이며, 대다수는 노동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15일 시작하는 공식 선거운동기간에 ‘노동 외면’ 현상은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
교육부가 올해 4분기에 2022 개정 국가교육과정을 고시한다. 새 교육과정은 사상 처음으로 노동교육을 공교육에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일과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교육목표에 포함한 총론 시안을 발표했다. 이르면 이달 내 교육목표를 포함한 총론을 명문화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한다. 플랫폼노동 같은 다양한 형태의 노동이 등장하면서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갈 학생에게 노동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반영된 결과다. 도입이 유력한 공교육 노동교육의 현황과 쟁점, 한계를 미리 짚어봤다.현행 노동교육, 1만시간 중 3.
기후위기는 지역의 위기다. 지난해 보령화력발전소가 1·2호기가 문을 닫은 보령시는 인구 10만명 선이 무너졌다. 석탄화력발전소 59기 중 29기가 충남에 집중돼 있는데 이 중 12기가 보령에 있다. 충남도는 2045년까지 모든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해 2018년 기준 1억250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계획이다.충청남도-양대 노총 노정협약“산업전환 과정에서 노동권 보장하자”전국에서 가장 먼저 충남도와 양대 노총이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머리를 맞댄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3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충남도와 한국노총 충남세종본
기후위기와 산업전환의 문턱에서 당장 일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노동자들은 정의로운 전환의 주체로 나설 수 있을까. 노사 간 교섭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자조적인 시각도 있지만 양대 노총과 산별노조를 중심으로 단체협약 요구안과 실천적 지침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올해 단체교섭에서 이를 바탕으로 한 기후위기 대응방안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민주노총 기후위기대응특위 구성한국노총은 임단투 지침 준비3일 취재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지난달 기후위기와 산업전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기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부터 전환이 시작됐다. 석탄화력발전소가 차례차례 문을 닫고, 내연기관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이들 두 산업에서만 90만명의 고용충격이 예상된다.정부가 ‘공정한 전환’이라고 번역하는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은 전환의 과정과 결과가 모두에게 정의로워야 한다는 개념이다. 정부는 올해 1조원 넘는 예산을 공정한 전환을 위해 사용하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보장하지 않는 ‘속도전’으로는 전환 과정에서
MBC 낮뉴스 프로그램 에서 일하다 지난달 31일 계약종료로 해고된 박민아(가명)씨는 최근까지도 수차례 업무 전화를 받아야 했다. 패널들이 일정 등을 조율하기 위해 담당 코너 작가였던 박씨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터를 떠나게 된 뒤에도 수습과 해명은 박씨의 몫이었다. 고용노동부가 MBC를 포함한 지상파 3사(KBS·SBS) 방송작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감독 결과가 발표되기 한 달 전, 박씨를 비롯한 작가 3명은 ‘계약연장 불가’를 통보받았다. 이후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삼성SDI가 직장내 괴롭힘 신고를 받고도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17일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SDI는 2019년 11월 제기된 직장내 괴롭힘 신고를 4개월여 동안 조사했다. 결론은 “신고자의 주장 내용이 일부 사실로 확인되나, 직장내 괴롭힘과 관련한 근로기준법 시행(2019년 7월16일) 및 당사 취업규칙 개정 전 발생한 사안으로 직장내 괴롭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였다.직장내 괴롭힘 신고를 받은 사업주는 조사 기간 동안 피해를 입었거나,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 보호를 위해 근무장소 변경,
세계 기후위기 대응과 맞물리면서 내연기관차에서 미래차로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정부 계획대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 줄이려면 그때까지 전체 차량 2천700만대 중 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차 비율을 30%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지난 11월 기준 전기차 누적판매량은 22만6천대로, 2030년 목표량 362만대까지 갈 길이 멀다. 향후 9년 동안 전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완성차·부품사의 고용충격 관련 논의는 큰 진전이 없다. 불안은 고스란히 노동자의
지난해 못다 이룬 5명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법제도 이슈가 올해 가장 주목되는 노동현안이 될 전망이다. 대선이라는 중대 이벤트는 노동현안과 직결되기도 한다. 올해 가장 주목할 인물 1위에 압도적으로 ‘차기 대통령’이 꼽혔다. 대선에서 반드시 포함돼야 할 노동의제로도 역시 5명 미만 사업장 근기법 적용이 가장 많이 꼽혔다.가 지난달 노사정·전문가 100명에게 ‘2022년 주목할 노동이슈와 인물, 대선 노동의제’를 설문조사한 결과다. 설문 참여자들이 직접 주관
“올해 숨진 서울 양동 쪽방촌 주민이 29명이래요. 평균 나이가 48세고요. 60세 이후도 너무 걱정이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미래는 거의 정해져 있는 것 같아요.”1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동짓날. 이지안(49·가명)씨가 홈리스 추모제가 한창인 서울역광장을 찾았다. 경기도 한 청소년쉼터에서 면접을 보고 오던 길이라던 이씨는 “쪽방촌 주민의 삶이 남의 일로 느껴지지 않는다”며 “내가 원하는 일자리가 없는 것도 아닌데, 정규직으로 일할 수 없다”고 답답해 했다. 청소념쉼터 야간 보호상담원으로 일했던 그는 지난해 12월 1년
사실상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라고 볼 수 있는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를 거치며 노동법 사각지대에서, 일하다 죽거나 다치는 현장에서, 집회·시위의 자유 제약하에서, 기후위기·산업전환에 따른 일자리 위협 속에서 노동자들이 “불평등 타파” 외침을 봇물처럼 쏟아 낸 한 해였다.가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노사정·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2021년 10대 노동뉴스’ 설문조사를 했다. 올해 발생한 주요 노동사건 55개를 제시한 뒤 응답자가 10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올해의 인물은 주관식으로 설문 참여자들이 직접
이번 대선은 노동이 ‘실종’됐다고들 한다. 29일로 대통령선거가 100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일부 대선후보를 제외하고는 노동공약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거대 양당 후보는 노동공약을 애써 비껴가는 모습을 연출하거나 노동시장 유연화로 역주행한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불평등과 양극화 심화, 먹고사는 문제로 어느 때보다 일하는 국민은 힘겨워한다. 디지털 전환과 기후위기로 일자리 위협은 현실화하고 있으나 주류 대선판에서 ‘정의로운 전환’은 거론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노동의 문제다.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청년
KBS전주방송총국 보도국에서 구성작가로 일하다 지난 7월 말 느닷없이 계약종료를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게 된 윤다희(28·가명)씨. 6년 넘게 KBS전주에서 부서를 옮겨 가며 일했던 터라 계약종료를 납득할 수가 없었다. 프리랜서라지만 그는 연출을 맡은 기자에게 카카오톡으로 원고작성부터 잡다한 행정업무까지 상시적으로 업무지시를 받았다. 이유 없이 일터에서 쫓겨났다고 생각한 윤씨는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접수한 상태다. 윤씨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핵심 근거
15일 오전 11시20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본관 7층 코로나19 병동, 일명 ‘신7병동’에서 일하는 이연경(25) 간호사는 85세 환자를 채혈하는 동안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고령환자의 경우 가뜩이나 혈관을 찾기 어려운데 두 겹의 장갑을 낀 탓에 손끝의 감각이 무뎌진 탓이다. 전신 가운과 N95 마스크, 페이스실드와 두 겹의 장갑을 낀 4종 보호복 차림의 이연경 간호사는 말려드는 겉장갑 끄트머리를 당긴 뒤 주삿바늘을 환자 팔에 꽂는 데 성공했다.가 지난 15일 코로나 중환자를 치료하는 국립중앙의료원 본관 신7
지난해 12월8일 용접작업을 하던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노동자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후 11개월 동안 가족들의 극진한 간호와 치료가 계속됐지만 고 김도영(사망 당시 59세)씨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이달 1일 숨졌다. 14일 고인이 생을 마감한 지 13일이 지났지만 가족들은 그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가 고인의 유가족 이야기를 들었다.화장터 가던 운구차 돌려“너무 억울해서 도저히 화장터로 못 가겠더라고…”고인의 아내 김정희(가명)씨는 이달 3일 화장터로 향하던 운구차
40만명으로 추산하는 보험설계사는 보험산업의 꽃으로 불린다. 그렇지만 실상은 착취에 가까운 수수료 계약과 해고에 속수무책인 특수고용직 신분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대면영업 위기, 이로 인해 더욱 가속화하는 보험산업 디지털 전환은 보험설계사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한다. 가 부당해촉을 겪은 보험설계사 사례를 소개하고 보험산업의 미래를 살펴봤다.글 싣는 순서① 1년, 그가 투사가 되는 시간② 영업으로 배불린 보험사, 보험설계사를 버렸다임금액을 누락한 (근로)계약서가 현실에 존재할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일부 보험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