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강한 어조로 발언합니다.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도를 넘고 있어요.” 검찰은 이틀 만에 반응합니다.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신설해 허위사실 유포자와 전달자를 강력히 처벌하겠습니다.” 국민은 사이버 망명을 택합니다. ‘사이버’라는 표현을 빼 보세요. 누가 봐도 군부독재 시절의 일 아닌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2014년 9월 한국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산업단지를 잇따라 찾아갔다. 대구창조경제단지 예정 부지에 이어 서울디지털단지(옛 구로공단)가 방문지다.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의 전도사로 나선 모양새다. 지난 17일 50년 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우리나라 최초의 산업단지로 조성된 구로공단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감회는 남달랐다. 박 대통령은 “산업단지는 문화·편의시설 등이 부족
정치인들은 명절을 두려워한다.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에는 주로 정치가 밥상에 오르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여야의 성적표가 매겨지고, 정치인들에 대한 성토대회로 이어진다. 그런데 웬걸. 이번 추석 식탁의 화두는 ‘정치’가 아니었다. ‘담뱃세 인상’이었다. 가족들은 두 파로 나뉘어 설전을 벌였다. 주로 흡연을 하는 남자들이 벼랑으로 몰리는 형국이었다. 담뱃값이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체불임금 청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009년 이후 체불임금은 연평균 1조원으로 훌쩍 뛰어 올랐고,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올해 체불임금도 7월 말까지 7천827억원이 발생해 조만간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29.6%)·건설업(22.5%)에서 체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규모별로 보면
'유민 아버지’ 김영오씨가 28일 현재 46일 만에 단식을 중단했다. 둘째 딸인 유나의 간절한 부탁과 건강이 악화된 모친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미음을 먹는 김영오씨의 모습은 곡기를 끊었을 때보다 더 비장해 보였다. 그런 김영오씨를 보면 그리운 이가 있다. 다음달 3일 영면한 지 3주기가 되는 고 이소선 어머니다. 지난 88년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그는 굴뚝으로 올라간 마지막 농성자였다. 차광호(43)씨는 경북 구미산업단지 스타케미칼의 해고자다. 스타케미칼은 폴리에스테르 원사를 생산하는 업체인데 지난해 1월 폐업했다. 회사측은 2011년(156억원), 2012년(160억원)에 적자가 발생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폐업을 강행하면서 228명의 노동자와의 근로계약을 종료했다. 당시 노사
통상임금 합의가 진화하고 있다. 전기·전자업종에서 첫 합의가 나온 이래 최근에는 완성차와 자동차부품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종전보다 통상임금 합의 내용도 나아지고 있다. 한라비스테온공조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라비스테온공조 노사는 지난달 30일 임금·단체협약 갱신협상에서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통상임금을 포함한 여러 쟁점을 일괄 타결
'의료 민영화’ 반대 의견이 폭발적이다. 보건의료노조가 파업을 시작한 지난 22일 하루 동안 의료 민영화 반대 서명에 참여한 시민만 60만명에 달한다. 지난 1월 28일부터 시작한 서명에는 24일 현재 171만명이 참여했다. 당초 100만명 서명을 목표로 했으나 6개월 만에 이를 상회했다. 의료 민영화에 반대하는 국민여론을 재확인 셈이다. 지난
생떼 같은 아이를 잃은 어버이들의 통곡소리가 국회를 감싸고 있다. 특별법 처리를 촉구하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피울음이다. 세월호 생존자 학생 43명은 경기도 안산에서 서울 국회의사당까지 1박2일 도보행진을 벌이며 유가족과 함께 했다. 350만명의 국민들도 특별법 처리를 염원했다. 그런데 국회는 요지부동이다. 새누리당이 유가족이 마련한 특별법안에 반대하고 있기
지난해 최악의 살인기업에 현대제철과 대우건설이 선정됐다. 예상된 일이다. 현대제철과 대우건설은 죽음의 작업장이었다. 지난해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만 10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숨졌다. 대우건설 공사현장에서도 10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1년에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된 살인기업 선정은 ‘산재사망 대
노동언론 기자로 일하면서 처음 들었던 표현이 개별적 근로관계와 집단적 노사관계였습니다. 부당해고와 최저임금, 체당금, 부당노동행위, 노조 설립 같은 것들이죠. 전투적 노조주의, 실리적 노조주의, 사회운동적 노조주의라는 말도 접했습니다.몇 년 지나자 정부 정책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임자·복수노조 논쟁이 패키지로 불붙은 데다, 실업자들
우리는 아이들의 주검 앞에서 세월호 참사 전과 후는 달라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것이 부끄럽게 살아남은 어른들의 책무라고 여겼다.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돈보다 생명’이라는 가치가 우선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적어도 고통스럽게 죽어 간 아이들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고, 누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려 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불행한
일본의 식민지배가 끝난 후 친일파의 청산은 민중들의 염원이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후 제헌국회는 1948년 8월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이하 반민특위)를 구성해 이에 화답했다. 이어 국회는 반민족행위처벌법도 통과시켰다. 민족반역자·부일협력자·전범 등 친일 잔재를 청산하는 게 이 법의 취지였다. 반민특위는 독립운동가를 탄압하고
울산은 일등도시다. 1인당 지역 내 총생산·지역 총소득·개인소득은 전국 1위다. 울산광역시로 승격된 후 인구는 증가세다.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찾아오는 도시다. 지난 3월 취업자는 증가했으며, 실업률(2.8%)도 전국 평균(3.9%)에 비해 낮은 편이다. 통계만 보면 울산은 잘사는 도시다. 울산은 위험도시다. 최근 3개월 동안 현대중공업을 포함한 산업
검찰이 세월호 선장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다.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와 살인미수다. 마땅히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때 적용한다.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선장에게 무거운 책임을 물은 셈이다. 그간의 선박사고에서 적용되지 않았던 형벌이다. 형법에 따라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해 5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형이 내려지는 게 관례였다.
세월호 참사에 늑장구조로 일관했던 정부당국이 국면전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일 국무회의를 열어 해사안전법 개정 공포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등에 일정한 자격을 갖춘 해사안전감독관이 상주하도록 했다. 해사안전감독관은 선박과 사업장 안전관리 상태를 지도·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항로나 정박지 변경 같은 안전진단 대상 사업의 범
‘젊은이들에겐 대한민국은 이미 지옥이었다.’ 어느 네티즌이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건을 접하고 남긴 한 마디다. 경북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가 일어난 지 두 달도 채 안 됐음에도 또다시 참극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학생에 이어 고교생들이 희생됐다. 꽃다운 아이들의 죽음의 행렬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진주의 한 고등학교에선 학교폭력으로 두 학생이 잇따라
지방선거가 달아오르면서 정치권이 최근 잇따라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야권의 공약이 눈에 띈다. 무상버스와 생활임금제도에 관심이 쏠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1일 지방선거에서 생활임금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을 공약했다. 통합진보당도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의 핵심공약으로 생활임금제도 도입을 내세웠다. 노동계도 이런 공약에 호의적이다. 한국노총은 산하 조
“박 기자는 정파가 뭐야?”모르긴 몰라도 수백 번은 들었던 것 같습니다. 노동일간지에 갓 입사했을 때, 노동주간지로 옮겼을 때, 매일노동뉴스에 와서도 그랬습니다. 여지없이 정파에 관한 질문과 맞닥뜨렸습니다. 편집국장인 지금도 예외는 아닙니다.정파, 중요하죠. 학생운동·노동운동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니까요. 보다 나은, 더불어
임금가이드라인의 부활인가. 고용노동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을 두고 나오는 지적이다. 임금가이드라인은 권위주의 정권의 단골 메뉴였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조치라 했지만 사실상 임금억제방안이었다. 노사의 단체교섭보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우선이었다. 정부가 임금교섭에 직접 개입하는 모양새다. 때문에 노동계는 정부에 ‘임금가이드라인 철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