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많은 사무실에는 ‘여직원’이라고 하면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 잘 알고 있는 그러한 근로자들과 업무상 역할들이 있다. 주로 사무실 구성원 대부분 남성인 경우에 ‘여직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이런 ‘여직원’들은 다른 남성 직원들과 담당하는 업무와 역할이 구분돼 있고, 근속연수가 길고 능숙한 베테랑인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나이 어린 계약직으로 많이 바뀌어 가는 추세다. 정규직인 경우에도 직급이나 보수가 결코 높지는 않았고, 근속연수가 길더라도 직급상 제한이 있었다. 물론 변호사 사무실도 마찬가지다.
교육부가 지난달 24일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확대하겠다며 ‘늘봄학교’ 계획을 발표했다.다음날 모든 신문이 이를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1면에 ‘초등 1학년 원하는 누구나, 학교서 밤 8시까지 돌본다’고 보도한 데 이어 10면에도 ‘3월부터 어린이집·유치원 통합 학교 시범운영 … 내년 전면 도입’이라고 썼다. 한국일보도 1면에 ‘초등 늘봄학교 2학기 전국 시행’이란 기사에 이어 10면에 ‘우선순위 없애 희망자 모두 이용 가능 … 2026년 전 학년 시행’이라고 보도했다.초등 돌봄교실은 맞벌이 가정 학부모에겐 가뭄에 단비지만, 그동안 넘치
간신히 예정대로 시행됐다. 정부 여당의 중대재해처벌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50명 미만 사업장 적용안에 대한 2년 유예 시도가 여야 합의 불발로 무산되고 말았다. 80만에 달하는 50명 미만 사업장들은 지난달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됐다.2년의 유예기간이 있었지만 많은 사업장들이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을 제대로 못했다. 인력이나 예산이 부족한 고질적 문제 외에도, 중대재해처벌법에서 말하는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대한 정보 자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지금 필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50명 미만 사업장들이
횡성은 대표적인 강원도 산간지역이다. 메밀은 고원 지역의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수해나 가뭄으로 농사를 망친 절망의 땅에 메밀을 뿌리고 두 달이면 수확한다. 둔내에서 가장 골이 깊다는 곶은골은 둔덕 너머 평창에 이르도록 화전으로 일군 너른 메밀밭이 펼쳐졌다, 청일면 고라데이(골짜기의 강원도 사투리) 마을 역시 화전에 감자, 옥수수, 메밀을 키워 기나긴 추위 속 배고픔을 달랬다. ‘산에서 나는 밀’, 메밀은 노란 뿌리, 붉은 줄기, 녹색 잎, 흰색 꽃, 검은 열매의 오방색을 띤다. 선조들은 천지 기운인 오행을 담은 오행식물이자
음악청취 방식 중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스트리밍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시대다. 최근 몇 년 사이 바이닐(레코드판) 판매가 유의미하게 증가하긴 했지만, 여전히 절대다수는 음악 플랫폼 혹은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듣는다. 더욱이 요즘은 CD를 구매하더라도 이를 재생할 장치가 집에 없는 사람이 태반이다. 카세트테이프는 언급할 것도 없다. 과거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더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음악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고, 레이블에 소속되지 않아도 개인 자격으로 손쉽게 음원을 온라인에 유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생겨났다.
통계청이 한국은행, 금융감독원과 함께 조사하는 가계금융복지조사 원자료가 최근 공개됐다. 소득은 2022년 말 기준이고 자산과 부채는 2023년 3월 기준이었다.사실 이미 대부분의 조사결과 내용은 공식 보도자료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2022년 가구 평균소득은 6천762만원으로 전년대비 4.5% 증가했고 세금과 연금·사회보험료, 가구 간 이전지출과 대출이자 등 비소비지출을 차감한 처분가능소득은 5천482만원으로 전년대비 3.7% 증가했다.여기에 추가하자면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재산소득, 사적이전 등 시장소득은 5천957만원으로 5.
“사고현장인 주유소 바닥에 미끄러져 발목 골절” “현장 주행하던 차량이 추돌하여 업무차량 파손” “블랙박스 확인 후 하차하다 뚜껑 열린 맨홀에 빠져 연골판 파열”교통사고조사원들이 증언하는 업무상 사고의 대표적인 사례다. 보험가입자의 교통사고가 접수되면 자동차보험 회사는 사고현장에 사고조사원을 출동시킨다. 현장에 도착한 사고조사원은 부상자 구호와 현장 수습을 조치하고, 피해현황과 사고원인 조사 등 지정된 업무를 수행한다. 위급한 현장에서 극도로 위험한 노동을 감수한다.김인식 사무금융노조 삼성화재애니카지부장은 “24시간 잠들지 않는 서
주변에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인 동료가 있었다. 그는 꾸준히 치료받고 운동하면서 나보다 훨씬 건강한 상태를 유지했다. 또한 직장에서 노동을 하고, 일상생활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딱 한 가지, 본인의 HIV 감염 사실이 혹여나 드러날까 봐 위생과 프라이버시 관리를 철저하게 했다. 같이 음식을 먹을 때 타인과 식기를 공유하지 않고자 강박적으로 노력하고, 회사에서 매년 건강검진을 받을 때 HIV 검사가 포함돼 있는지 항상 체크했다. 감염인의 강박적인 노력(혹은 일상의 불편)은 HIV 그 자체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지난해 5월 재해자에게 발병한 정신질환이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는 자료들을 첨부해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상담 기록, 진료기록, 임상심리 검사결과, 진단서 등을 통해 재해자가 진단받은 정신질환이 분명하게 확인되고, 이를 발병시키기 충분한 직장내 괴롭힘 등 업무상 스트레스 요인과 이것을 설명할 수 있는 메시지, 진술 등 객관적인 증거가 존재했다. 그리고 재해자에게 기타 업무 외 스트레스 요인, 개인적인 취약성 등은 없었다.그런데 같은해 8월 공단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119조에 따라 정신질환 특진의료기관에 특별진찰을
만 서른에 맞이하는 새해를 기념해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다. 이제까지는 건강보험공단의 일반건강검진만 받아왔다. ‘나라에서 하라고 하는 기본적인 검진이니까 하긴 해야지’라는 정도로만 생각했다. 2년에 한 번씩 하는 자궁경부암 검진을 할 때만 건강검진의 의미를 느꼈고, 그 외엔 결과가 예상되는 아주 기본적인 검사만 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이와 예산, 필요성을 고려한 정부의 결정이라는 걸 알지만 기본적인 검사만 하니 건강검진을 받아도 안심이 되진 않았다.이번에 위 · 대장 내시경과 여러 초음파 검사 등이 포함된 검진을 처음으로 받
국내 취업이 가능한 이주노동자 비자는 전문직(C-4, E-1~7)과 단순직(H-2, E-8~10)으로 구분된다. 이중 논란이 되는 비자는 고용허가제라고 불리는 E-9(비전문취업) 비자다. 고용허가제는 인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사업장에 비전문 이주노동자 고용을 허용하는 제도로 2004년부터 시행됐다.고용허가제가 적용되는 업종은 중소제조업, 농·축산업, 어업, 건설업, 서비스업 등 매우 제한적이다. 이렇게 들어온 이주노동자는 2017~2020년 매년 평균 5만6천명 정도였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급격히 증가했다.
1. ‘○○○님이 전화하셨습니다.’ 지난 8일 원고들의 대표 권○○씨가 전화했다는 문자메시지를 읽으면서 나는 ‘드디어 그날이 왔구나’라고 중얼거렸다. 3년여 동안 진행해 온 사건에 대해 법원 판결이 선고되는 날이었다. 선고일에는 변호사가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서 나는 결과만 확인받곤 하는데 이날도 그랬다. 당사자인 원고들은 법정에서 직접 재판장의 판결 선고를 들었다. 그런데 이 부재 중 전화 메시지 말고는 판결 결과를 알리는 문자메시지가 없었다. 결과가 잘 나왔으면 분명히 원고들이든 사무실에서든 문자메시지를 보냈을 텐데,
산업재해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가 사업주의 동의를 받아야 산재보상 신청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신청’을 넘어 업무상 질병에 대한 ‘판단’을 사업주가 결정하는 제도가 2024년에도 존재하고 있다. 병역의무의 일환으로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의 이야기이다.‘복무기관의 장’이 ‘공상 및 공무상 질병’ 판단사회복무요원은 지정된 복무기관으로 출퇴근하며, 소속기관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병역법 31조4항). 또한 복무기관의 장은 경고처분이 가능하므로 징계권을 행사하는 사업주로 보더라도 손색이 없
농촌 곳곳에서 산업폐기물 시설, 환경오염 공장 등이 무분별하게 추진되고 있다. 입지선정 절차 같은 것도 없다. 민간업체들이 여기에 추진하겠다고 하면 그 자리가 ‘입지’가 된다. 주민건강 영향, 환경오염 우려, 주민생활상 피해 등은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아마 서울에서 이런 사업이 추진된다면 난리가 날 것이다.이런 사업을 벌이는 주체 중에는 지역 업체도 있지만, 대기업이나 사모펀드가 등장하는 경우도 꽤 있다. 당장 표면에 드러난 것은 중소규모 업체나 브로커 수준의 업체지만, 뒤에는 대기업이 숨어 있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업체들이 인
명절은 누구에게나 평등한가?먼저 답하면 명절은 평등하다. 다만 우리 사회가 뒤틀려서 명절이라는 시간을 평등하게 제공받지 못할 뿐이다. 명절이 다가오면 여성은 일방적으로 더 많은 가사노동을 강요받는다. 다른 누군가는 연휴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일터로 나가 일하기도 한다. 멀리서 찾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 이런 상황은 널려 있다.10여 년 전 방영한 TV드라마 의 한 장면에서 명절에 계약직인 주인공 장그래는 식용유 선물세트를, 같은 일터 정규직은 스팸 선물세트를 받았다. 스쳐 지나가는 장면에서 한 계약직 직원이 “어유 됐어,
최근 서울 강남에서 한 음주운전자가 배달노동자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운전자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 탓에 큰 공분을 낳으며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음주운전이나 신호위반 차량에 배달노동자가 다치거나 죽는 일은 매우 특이한 운전자로 인해 발생하는 희귀한 일이 아니다. 당장 어제(7일)만 해도 대구에서 음주 상태에서 배달노동자를 친 후 도망친 운전자와 조력자를 경찰이 검거했다. 지난해 연말에도 청주와 인천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에 배달노동자가 사망하거나 중한 부상을 입었다. 인터넷 검색만 해도 비슷한 사례
나는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의 의무를 공장에서 이행했다. 일터는 지방의 어느 공단에 있었다. 작은 회사였지만 국내 굴지의 유명 가전업체에 부품을 독점 납품하는 강소기업이었다. 출근 첫날 뿌옇게 분진이 날리던 현장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강소기업이지만 직원은 5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사장의 지인과 그 지인의 친인척인 3~4명의 관리자만 한국인이고 나머지 생산직원은 산업기능요원과 이주노동자, 그리고 필요할 때 불러서 쓰는 일용직이었다.현장의 동료들은 처음에는 나를 대하는 태도가 차가웠다. 생산과장과 동료들은 무뚝뚝하게 필요한 말 이외에
1. 걸핏하면 카르텔이다. 카르텔이 문제라고 카르텔을 없애겠다고 카르텔을 때려잡는 것이 개혁이라고 핏대를 세운다. 이 나라는 어쩌자는 것인지 날마다 카르텔 타령이다. 대선에서 공약하더니 대통령으로서 권력을 행사하면서도 그렇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내 머리는 정리가 되지 않을 지경이다. 분명히 이 나라에서 대통령이 대단히 애용하는 말인데 말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도 ‘무슨 카르텔인가’ 하고 있으니 스스로 난감하다. 윤석열 정부에서 많은 것들에 대해서 이 말을 사용했다. 솔직히 뭔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나는 굳이 알고 싶지도
2024년에도 정부의 에너지 전환계획은 변함없이 ‘재생에너지 배제, 원전 친화 정책’ 기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안보 강화, 원전 생태계 조기 완성 등을 통한 튼튼한 에너지시스템 구현”이라는 목표 아래, “원전 생태계 복원 조기 완성을 위해 원전 분야 예산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원전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수주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원전 생태계 강화를 위해 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개발” 등을 위한 예산배정에 중점을 뒀다. 반면 태양광과 풍력 등 명시적인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은 없었다.사실 ‘
예전에 ‘청년 보수’로 이름을 날리던 이와 ‘법치’를 주제로 설전을 벌인 적이 있다. 대부분의 한국 보수들이 그렇듯이 그 또한 ‘법치’(法治)와 ‘준법’(遵法)을 구별하지 못했다. 법치는 군주의 자의적인 통치로서의 ‘인치’(人治)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국가권력의 자의적인 행사를 견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반박에, 그는 국가가 아니라 ‘떼법’을 외치는 대중이 견제돼야 하기에 법치의 의미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중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해야 한다던 그는 지금도 ‘노사법치주의’라는 해괴한 조어를 숭상하며 노조·시민단체의 불법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