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분회와 동산의료원분회는 최근 경사가 있었다. 두 분회 모두 노동조합 30년사를 각각 출간하고 지난 12일에는 함께 출판기념회도 열었다. 경북대병원분회는 꾸준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 결과 출산이나 병가 등으로 정규직이 잠시 비운 자리를 제외하고는 비정규직이 없는 ‘비정규직 제로 병원’이 됐다. 는 지난 8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분회 사무실에서 김영희(55·사진) 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장을 만났다. 김 지부장은 2000년 처음 경북대병원분회장을 맡은 뒤 지난해까지 총 5번에
“한 시간씩 자고 있어요. 한 시간 자고 나면은 다리가 아파서 깨요. 자세 바꿔서 또 한 시간 자고….”유최안(41·사진)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은 20여년 전 먹고살기 위해 배운 용접 기술로 제 한 몸 누일 수도 없는 ‘감옥’을 만들었다. 가로·세로·높이 1미터 크기의 철구조물에 갇혀 두 팔과 두 다리를 뻗지 못하는 ‘감옥’생활을 한 지 13일로 22일째다. 유 부지회장은 “20년 동안 용접일을 해서 원래부터 건강하지 않았지만 여기 와서 더 나빠졌다”며 “여기서는 어떤 자세도 똑바로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1
지난 4일 레미콘운송노조(위원장 임영택)와 수도권 레미콘 제조회사들이 운송료 인상에 합의해 주목받고 있다.레미콘운송노조는 우리나라 특수고용직 노조 중 최대규모다. 등록된 전국 레미콘 차량 2만6천여대 중 1만3천대가량을 조직하고 있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과 충청·호남·경북지역 레미콘 노동자 다수가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 2012년부터 조직화를 했으나 2020년 9월에서야 용인시청으로부터 경기지역 조합원을 중심으로 노조 설립 신고증을 받았다. 경기지역 조합원들은 법내노조 소속, 그 외 지역 조합원은 법외노조 소속으로 활동하고
“계속해서 비가 오고 있습니다. 서울에 이렇게 와 있지만 마음은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제에서 농성 중인 조합원들은 모기가 밤새 뜯어대고, 비가 와서 몸이 눅눅해져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고 합니다.”김형수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이 0.3평 크기 철 구조물 안에 스스로를 가둔 동료를 떠올렸다. 장대 같은 비가 김 지회장의 머리에 쏟아졌다. 그는 우비에 달린 모자도, 우산도 쓰길 마다했다. 이유를 묻자 “고생하고 있는 동지들 생각하니 미안하기도 하고, 우산을 쓰는 게 민망하기도 하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올해 4월16일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았다. 다음달 2일이면 꼭 3천일이다. 는 신문 앞머리에 “세월호 참사 잊지 않겠습니다. 2014년 4월16일부터 0000일째”를 기재해 왔다. 그래서 ‘그’가 더욱 선명히 떠올랐다.지난 8년, 그 세월을 온전히 피해자와 유가족 곁에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피해자 지원을 위해 전면에서 함께 싸운 ‘그’가 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 그리고 4·16재단 조직까지. 그 과정에서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박래군. 그의 이름은 한국 사회에
우체국 소포위탁배달원으로 구성된 전국택배노조 우체국본부는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달 파업을 예고했다. 본부는 지난 1월부터 진행한 임금협상에서 우체국물류지원단이 기존 의견일치안을 뒤집고, ‘쉬운 해고’가 가능한 독소조항을 위수탁계약서에 삽입했다고 비판했다. 우체국본부는 물류지원단·우정사업본부가 전향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13일 쟁의권을 확보한 뒤 18일 경고파업을 한다는 계획이다. 는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택배노조 사무실에서 파업 채비에 나선 윤중현(45·사진) 우체국본부장을 만났다.“노사 의견접근안
올해 말로 시한이 정해진 안전운임제 일몰조항을 없애기 위해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파업에 돌입한 지 9일로 3일차를 맞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대규모 파업으로 권력의 ‘갈등조정 능력’을 가늠할 첫 시험대로 평가받는다.이번 파업 국면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정치인은 조오섭(53·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그가 지난해 1월 발의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화물자동차법) 개정안 통과가 화물연대본부의 요구사항이기 때문이다. 파업이 시작되면서 1년 넘게 계류돼 있던 법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회·정부·화주·운송사·화물노동자가
한국 사회가 대변화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개혁정부에서 보수정부로 정권교체가 이뤄졌고,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가까스로 헤쳐 왔지만 노동자·서민 등 사회적 약자는 양극화와 불평등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노동운동 역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윤석열 정부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함께 노사자율과 법질서로 무장한 노동정책을 예고했다. 새로운 시대에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 불확실한 시대를 헤쳐 가는 길에는 ‘나침반’이 필요하다.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한국노동사회
“일하고 싶은 사람 누구나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 폴리텍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조재희(63·사진)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지금은 기술패권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기술을 가진 사람이 힘을 가진 시대다. 폴리텍대학은 그런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다. 그런데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한다. 특히 기술의 변화 속도는 교육의 속도를 앞지른다. 폴리텍의 변화는 여기에서 시작한다. 조재희 이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했다. 취임하면서 모든 학과에 AI교육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여기에 맞춰 교수 역량을 강화해 줄 것을 요청하고 40개
수년째 대표이사와의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금융안전㈜ 노동자들이 지난해 7월1일 국회 앞에 천막을 설치한 뒤 26일이면 꼭 300일을 맞는다. 노동자들은 현 대표 취임 이후 내리 3년간 경영악화는 물론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금융권 문서송달과 현금수송 업무가 부실화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쉽게 말해 사고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는 25일 오후 천막농성 중인 이동훈(50·사진) 금융노조 한국금융안전지부 위원장을 만나 그간의 사정을 들어봤다.“적자 빌미 유상증자, 배경은 과반 지분 확보
KDB산업은행은 두 정책의 장점만 취한 정책금융기관이다. 국회의 승인 없이 필요한 곳에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 그 성패에 대해선 다양한 평가가 나오지만 산업은행이 있어서 기간산업을 유지할 수 있고 전략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그런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옮기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비대면 경제가 빠르게 성장한 시대 무슨 영향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정치권은 갖고 있다. 그러나 경제는 냉정한 법, 산업은행 노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망한다”고 주장한다. 왜일까. 조윤승(46·사진) 금융노조 KDB산업은행지부 위
52년 전 전태일 열사는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산화했다. 그런 아들의 뜻을 이어받은 이소선 어머니는 “노동자는 하나가 돼라”며 노동자 곁에서 투쟁하는 데 온 생을 바쳤다. 전태일의 친구들은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는 전태일 열사의 마지막 외침을 가슴에 품고 이소선 어머니와 함께 노동현장에서 군부독재에 맞서 투쟁하며 전태일 정신을 이어 왔다.전태일 열사는 장시간 노동을 하며 배를 곯아야 했던 어린 여공에게 풀빵을 사 주고 자신은 집까지 먼 거리를 걸어갔던 연대와 나눔
파리바게뜨 노조파괴 의혹이 제기된 지 1년이 흘렀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임종린(37·사진)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SPC그룹에 부당노동행위를 중단·사과하라며 지난달 28일 단식에 돌입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파리바게뜨 제조기사를 고용·관리하는 SPC그룹 계열사 피비파트너즈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는 판정을 내놨지만, 회사는 불복해 재심을 신청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책임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가 단식 중인 임 지회장을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 천막농성장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작은 정부’를 표방하면서 정부 조직의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전면적인 부처 개편을 통해 공무원수를 감축한다는 것이 개편안의 골자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7일 현 정부의 조직체계에 기반해 1기 내각을 마련한다고 밝혔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새 정부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조직체계가 그대로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공무원 노동계는 당장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재난 대응과 사회복지에 필요한 공공부문 인력은 앞으로 더욱 필요한데, 윤석열 정부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전환의 과정에서 고용서비스만으로는 답을 찾을 수 없어요. 노사관계 서비스와 일자리 서비스 둘 다 잘하는 것이 중요하죠. 노사발전재단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잘 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입니다.”노사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 출범한 노사발전재단이 지난 5일 창립 15주년을 맞았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재단에서 와 만난 정형우(60·사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한 가지만 잘하는 맛집이 아니라 가짓수가 많은 푸짐한 한정식 같은 ‘종합고용노동서비스기관’으로 노사발전재단이 도약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저야 빨리 내려가고 싶지만 그게 언제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택시발전법)이 (전국적으로) 시행돼야만 내려갈 수 있습니다. 살 생각을 하고 올라오지는 않았습니다.”고공농성을 하는 명재형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동원분회장(56·사진)의 말은 단호했다. 그는 지난해 6월6일부터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 망루에서 택시발전법의 전국 시행을 촉구하며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망루는 약 20여미터 높이다. 2019년, 김재주 전 택시지부 전북지회장이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 510일’을 하면서 부끄러운 기록을 남겼
사무금융연맹이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구민회관에서 2022년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어 연맹 해산을 결의하고 산별노조인 사무금융노조로 조직을 승계하기로 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증권과 보험을 비롯한 2금융권 노동자가 구성한 연맹은 올해까지 36년의 역사를 썼다. 가 지난 14일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실에서 이재진(53·사진) 노조·연맹 위원장을 만나 산별 전환의 의미와 앞으로의 과제를 들었다.규제산업 금융업, 산별노조로 대정부 교섭 강화- 오랜 기간 산별 전환을 추진했다.“그렇다. 필요성을 많이 느꼈다. 산별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노동공약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상식이 통하는 공정한 노동시장입니다. 기존 산업화 시대에 세팅된 고용노동시스템이 일자리 위기와 양극화를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청년고용 위기, 중장년 조기퇴직, 여성 경력단절이 심화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노동 4.0 시대로 전환이 필요합니다.”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토즈모임센터에서 윤석열 당선자 노동공약을 설계한 유길상(69·사진) 한국기술교육대 명예교수를 만났다. 유길상 교수는 국민의힘 20대 대선
위스키 조니워커·윈저와 맥주 브랜드 기네스 등을 수입·유통하는 디아지오코리아 노사의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윈저 브랜드 매각 추진 소식을 언론으로 접한 노동자들은 고용이 불안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회사가 지난해 12월 시행한 신인사제도도 갈등을 키우는 요소다. 전체 직원 250명 중 170명가량인 영업직 노동자들은 승진기회가 박탈됐다고 호소한다. 2020년과 2021년 임금을 동결한 사측은 올해 2%대 인상을 제시했다. 노조의 7%대 인상 요구와 격차가 크다.디아지오코리아노조(위원장 김민수)는 지난달 28일부터
김진숙(62·사진)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지난 10일 새벽 20대 대통령 당선자 윤곽을 확인하고 투쟁 중인 노동자들 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김 지도위원은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던 날, 오랜 벗 황이라 금속노조 부양지부 미조직부장과 마시지도 못하는 술로 속을 달래며 절망의 시대를 맞이했던 기억을 떠올렸다.“저는 그 기분을 아니까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얼마나 지금 절망하고 있을까 생각이 들죠.”금속노조와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합의로 지난달 25일 김 지도위원은 복직했다. 2년 전 이미 정년을 넘긴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