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노회찬상은 라이더유니온이 수상했다. 다큐영화 과 이 특별상을 받았다. 노회찬상은 노회찬 의원의 정신을 이어 사회 약자들의 권리를 확대해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고 있는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추천 형식을 간소화하고 공개적 방식으로 추천을 받았기 때문인지, 상당히 많은 단체와 개인이 추천됐다. 추천 단체와 개인들의 활동이 어느 하나 가볍게 볼 수 없어 선정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의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라이더유니온은 2019
자정에 시작하는 하루새벽 3시에 눈을 떴다. 3시45분에 셔틀 타고 공항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은 호주와 뉴질랜드를 번갈아 가는 루트로 계획했다. 먼저 호주 시드니를 방문해 친구 녀석과 며칠을 보낸 뒤, 뉴질랜드 남섬으로 건너와 열흘 정도 시간을 잡고 얼추 한 바퀴를 돌았다. 그리고 다시 호주 브리즈번으로 건너가 몇 군데 더 들른 후 집으로 돌아가는 일정이었다. 골드코스트에서 마지막 이틀을 보내면서 휴양을 좀 하고 싶어서 이렇게 짜긴 했지만 새벽에 일어나 짐을 챙기자니 굳이 이렇게 짰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밀려든다. 여행
어릴 때 할머니 따라 면사무소에 갔다. 할머니는 면사무소 앞 점방에서 피지도 않는 담배 2갑을 샀다. 그땐 등본 한 통 떼는 데도 담뱃값이 필요했다. 이런 문화, 지금은 다 사라졌을까.지난해 말 국무조정실에서 근무하던 20대 사무관이 휴대폰으로 동료 치맛 속을 불법촬영하다가 다른 동료에게 들켰다. 국무조정실은 경찰 통보에 그를 직위해제했다. 몰카 범죄는 고시에 합격한 MZ세대 엘리트 관료(5급)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해 7월에도 행정고시 출신 국토교통부 5급 사무관이 동료를 불법 촬영하다 들켰고, 기획재정부 소속 사무관도 성추행
“회사와 단체교섭 중인데요. 노조위원장이 회사가 어렵다고 임금을 삭감하는 합의에 도장을 찍으려고 하네요. 총회에서 협약체결 전에 동의를 구하도록 규약으로 정하고 있는데 바쁘다면서 총회 개최도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상담을 하다 보면 노조운영이나 단체교섭에 관해 노조대표자가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노조는 단체협약 체결과 관련해 노조대표자의 독단을 방지하기 위해 규약에 노조대표자의 협약체결권한에 대한 절차적 제한 규정을 둘 수 있다. 가령 노조대표자가 사측과
“우리는 노동자 조직화와 단결력 강화가 중산층 증가, 사람을 우선시하는 경제 건설 및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믿는다.”지난 7일 ‘노동자 조직화와 단결력에 대한 백악관 태스크포스’(백안관TF)가 발표한 보고서의 첫 문장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대선 시기에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할 권리 보장을 위한 노동법 개정을 과제로 제시한 미국노총의 요구를 공약에 포함시켰다. 이를 구체화한 ‘노조할 권리 보호법’(Protecting the Right to Organize Act), 이른바 ‘프로 액트’(Pro Act)를 의회에 발의
최근 친구와 안부를 나누다 허리 디스크로 고생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이제 갓 돌을 넘긴 딸을 돌보는 친구다. 출산 후에 몸을 추스르자마자 매일 같이 아이를 안고 업고 돌보다가 허리에 무리가 가서 설거지도 앉아서 하고 있다고 했다. 병원에서는 시술을 빨리 받아야 한다고 권했는데 친구는 아이를 며칠 동안 맡길 곳이 없어 최대한 버텨 보기로 했다고 한다. 친구는 남편이 퇴근하고 단 몇 시간이라도 애를 돌봐 주면 찜질이라도 해 볼 수 있겠는데 출퇴근에 3시간 걸리는 남편이 집에 오면 녹초가 돼 그조차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위로의
지난해 안산시에서 어린이집에 인공지능(AI) CCTV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관련 예산 삭감으로 이 시도는 불발됐지만, 몇 년 내로 많은 지자체에서 유사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AI CCTV가 무엇일까? 안산시에 따르면 AI CCTV 시스템은 인공지능이 아동의 안면 영역을 감지해 부정적 표정을 분석하고 행동을 감지함으로써 학대 의심 정황이 발생하면 시 전담부서 및 원장 등에게 알림을 보낸다고 한다. AI CCTV 도입으로 부모는 ‘AI가 나 대신 늘 지켜보고 있어 조금 안심되네’, 교사는 ‘평소에 오해받을 행동을 하지 않
1. 사내하청은 파견근로다. 주장하고 또 주장했다. 20년 전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현대자동가 자신들의 사용자라고 주장하면서 투쟁을 시작했던 그때부터였다. 법정에서 나는 수도 없이 주장했다. 그리고 오늘도 여전히 계속하고 있다. 누가 뭐라 해도 대한민국에서는 사내하청제도는 원청 사업주가 근로자를 제공받아서 사용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러니 사내하청 노동자가 파견근로자라며 근로자 지위를 달라고 원청 사업주를 상대로 청구하면 이 나라에서 법원은 당연히 인정해 줘야 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청구하는 노동자들에겐 너무도 당연한 것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혼자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에게 신체·가사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재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노인은 88만명으로, 많은 노인과 그 가족이 장기요양서비스의 도움을 받고 있다.장기요양서비스는 장기요양등급 같은 조건에 따라 시설요양과 재가요양으로 나뉘는데, 수급자가 자택에서 생활하면서 장기요양을 하는 재가요양을 우선으로 한다. 서비스 대상자의 3분의 2가량이 재가요양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재가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요양보호사는 자격증을 따고 장기요양기관에 취업한 이들이다. 누
자본주의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물가가 오르는데도 경제성장은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아무리 기축통화국이라지만, 구조적 불황기에 천문학적인 규모로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통화를 무제한 공급하면 성장은 회복되지 않으면서 물가가 급등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재정팽창과 통화증발로 부동산·주식 같은 자산가격이 오르고 덩달아 생필품가격이 오른다. 자산가격과 생필품가격이 오르면 일차산품을 생산하는 자본이 가격을 올리고, 일차산품 가격이 오르면 생산자물가가 오르고,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소비자물가가 오른다. 이때 자원
고교 3학년 어느 날. 종례를 마친 담임 선생님이 한 학생을 교단 앞으로 불러 세웠다. 인사를 제대로 안 했다거나 예의가 없었다는 이유였던 것 같다. 학생은 수 차례 뺨을 맞으며 교단 앞에서부터 교실 끝 사물함까지 튕겨져 나갔다. 나를 포함한 40여명의 남학생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침묵했다. 1분 남짓한 그 순간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았다. 우리는 결코 그 폭력을 용인한 것이 아니다. 다만 나설 용기가 없었다.한 번은 구청에서 대체복무를 수행할 때였다. 동료 복무자들 중 한 살 위의 형이 있었는데 용돈도 많고 기
엉뚱한 무덤 찾기정치는 노동의 무덤일까. “노동 없는 민주주의”는 오래된 얘기고 “노동 없는 대선”이라는 말도 있다. 두 가지 의미로 쓰이는 것 같다. 첫째는 노동이 정치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동을 위한 공약을 더 많이 내거나 노동문제를 좀 더 비중 있게 다루라는 바람이다. 둘째로 노동자가 정치에 없다는 것이다. 노동자의 정치적 진출이나 노동자 정당을 만들자는 얘기로 이어진다.공약으로만 따지면 비정규직 제로를 얘기한 정부에서 비정규직은 사라지고 노동 내부 차별은 없어져야 했다. 그런데 아니다. 대통령이 사기꾼이
최저임금만 보이는 소득주도 성장의 앙상함이 아마도 예고편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사회적 논의에서 거대담론이 완전히 사라진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가 갖고 있던 선진국에 대한 환상이 완전히 부서진 이유도 있을 것이다. 어느덧 한국이 경제강국에 선진국이 됐다고 말하지만, 정확히는 앞에 있던 국가들이 뒤로 물러난 것에 가깝다. 덩달아 세상이 이렇게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불어넣어 주는 글들도 많이 사라지거나 빛을 바랬다. 20세기에는 공산권 국가들이, 2000년대 이후에는 북유럽 국가들이 진보적인 이들의 지향
‘물컵 갑질’로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한진가의 딸 조현민씨가 최근 승진했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13일 경제섹션 4면에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동생 조현민 사장 승진’이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한국일보도 같은날 12면에 ‘조현민 한진 부사장,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일보 기사 제목만 보면 조씨가 부사장에서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할 만큼 무슨 대단한 실적이라도 낸 것 같다. 한겨레만 같은날 18면 기사 제목에 ‘물컵 갑질’을 달아 조씨의 과거 행적을 드러냈다.요즘 ‘멸공’ 발언으로
유력 대선후보들이 내놓는 경제 공약이 참으로 가관이다. 윤석열 후보는 가상자산 소득 비과세 기준 상향을, 이재명 후보는 코스피 5천시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공약들은 단순히 “아니면 말고” 식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나는 저 두 정책이 국민 모두를 다단계 사기로 밀어 넣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다단계 사기, 또는 폰지 사기의 원리는 간단하다. 자신이 얻어야 할 이득을 시장의 신규 진입자에게 비용으로 떠넘기는 것이다. 매매 단계가 많아지고 복잡해질수록 수익의 원천이 어딘지 헷갈리기 때문에, 시장의 신규 진입자는 이런 사
되돌아보면 내 삶은 언제나 과도기 속에 놓여 있었다. 이러저러한 시도와 실험은 완성된 현실을 지향하지만, 늘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과정이었다. 마치 시도하는 모든 일이 실패할 운명을 타고난 것처럼. 하지만 일탈을 추구하든, 새로운 형성을 기도하든 매 순간 삶은 이행의 과정이고 언제나 과도기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늘 부족하고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을 안타까워하고 조바심 내는 삶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과 시도를 당연하게 여기고 즐길 수 있는 삶이 돼야 한다고 마음을 먹는다.노동조합을 만드는 시도, 당을 만드는 시도, 지역을
오늘도 역시 꼭두새벽부터 부산을 떨었다. 객식구들을 위한 두 번째 프로젝트가 준비돼 있었기 때문이다. 목적지도 채 못 듣고 그냥 따라오라는 말에 한인타운이 있는 이스트우드로 향했다. 이스트우드 기차역 앞에는 우리를 기다리는 관광버스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 관광버스를 보니 뭔가 익숙한 느낌이 났다. 아이들이 있어서 더 그랬을까? 중·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가 수학여행이라도 가는 기분이 들면서 살짝 들뜨기 시작한다. 버스에서 DJ DOC 춤이라도 춰야 하나? 버스의 목적지는 포트 스티븐스.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두어 시간 달리면 나오는 제
코딩 운운하며 빛이 바랬지만 ‘노동 망언’ 제조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서 오랜만에 공약다운 공약을 들을 수 있었다. 지난 18일 사회복지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윤석열 후보는 사회복지종사자 처우개선을 약속했다.원래 사회복지업무는 국가가 해야 할 사무에 해당한다. 노동능력을 상실한 이들에게 생계를 지원하거나 노동할 기회를 상실한 이들을 일자리로 연결해 기회를, 국민 복리를 증진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장애인의 건강을 돌보고 생활을 보조하는 일, 장시간 저임금 노동으로 여가활동 기회가 부족한 노동자들에게
사진작가를 꿈꾸는 친구가 한 명 있다. 배달노동자로 1년 정도 일했다. 생활비를 벌면서, 여윳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남는 시간엔 사진을 찍었다. 사진으로 버는 돈을 점차 늘리면서 배달 일을 줄여 나갔다.일이 고된 듯했다. 배달을 시작한 후로 살이 빠지는 게 눈에 보였다. 피부도 거칠어졌다. 찬바람을 맞아가며 많게는 하루 10~12시간씩 운전했으니 그럴 법도 했다. 눈비가 오는 날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일했다. 배달료가 더 나온다고 했다. 점심·저녁, 끼니를 거르며 일했다. 역
이럴 수가. 미루고 미뤘던 원고 마감이 두 시간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한 문장이나마 적기 어렵다. 마감에 앞선 회의에서는 ‘일의 세계’의 의제들과 지역 (노동)운동의 과제들에 대한 고민들을 이렇게 저렇게 늘어 놓았다. ‘전환’과 ‘위기’를 다시 호명하는 이때. 일하는 모두, 일을 멈춘 모두가 전환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 ‘다른 세계’를 조직할 수 있는 과정을 지역에서부터 함께 기획하고 실험하자고 힘줘 제안했다. 그래서 결국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나는 얼마나 정돈된 사유를 갖고 있을까. 커다랗고 조각난 말과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