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칠괴동 자동차 공장 정문 앞에 사는 멍멍이는 많이도 컸다. 1년 전, 멋도 모르고 뛰며 뒹굴던 새끼 유일이는 부쩍 자라 의젓하다. 다리도 길어 훤칠하다. 짧은 다리 어미 키를 훌쩍 넘겼다. 하지만 식탐 버릇 여전해 지난밤 고구마 굽던 난로 곁을 맴돌며 연신 킁킁댔다. 콧물 줄줄 흘리며 싸다녔다. 노조 조끼 입은 아저씨 곁에 착 붙은 이유가 뻔했다.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때리고 경찰지구대에서 문짝을 부수는 난동을 부린 혐의로 문부식 진보신당 대변인이 사퇴했다. 지난해 12월29일 밤과 30일 새벽 사이의 일이다. 진보신당 대표단은 31일 회의를 열어 사의를 표명한 문 대변인의 사표를 즉각 수리하고 ‘당원과 국민’에게 사과했다.12월29일 밤. 이곳저곳에서 ‘망년(忘年)&
지난해 7월 복수노조 제도가 시행된 후 복수노조가 가장 많이 생긴 업종은 택시업계다. 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복수노조 시행 이후 새로 생긴 노조는 640개인데, 이 중 206개가 택시사업장에서 생겼다. 기존 노조에서 분화되거나 새로 노조가 신설된 경우도 있지만 사용자의 직접적인 지원으로 생기는 이른바 ‘사용자 지원노조&rsq
새해가 되면서 한나라당이 열심히 망가져 가고 있다. 쇄신이네, 뭐네 하면서 보여 주는 것은 거의 망조가 돼 가는 당이다. 사필귀정이다. 새로운 힘을 계속적으로 억압해 온 정치조직이 도달하는 끝이 도대체 뭐가 될 거라고 기대했을까. 낡고 병들고 탐욕적인 세력이 쥐고 있는 정당의 운명은 달리 예상할 도리가 없다. 종합편성채널 사정도 마찬가지다. 기세 좋게 시작
사실과 인식의 본질적 괴리 김춘수 시인이 쓴 ‘꽃’이라는 시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시구가 있다. 해석이 분분할 수 있겠지만, 나는 이 시구를 볼 때면 사실 혹은 진실과 인식의 본질적
올해 한국경제가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는 이제 걱정을 넘어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 되고 있다. 임금 억제 등의 명분으로 삼으려고 전통적으로 엄살을 떨었던 기업들은 그렇다 치자. 국민에게 기대와 희망을 준답시고 근거 없는 낙관론을 펴 왔던 정부조차 이번에는 스스로 비관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확실히 올해는 내리막인가 보다. 그런데 온통 우리경제가 비관론으로 둘러싸
-“후원금을 보내려고 하는데 와락과 희망텐트촌 중 어디로 보내야 하나요?”- 쌍용자동차 해고자 심리치유센터인 '와락' 사무실로 걸려온 문의전화인데요. 최근 이런 문의가 종종 들어온다고 합니다.- 전화를 받은 ‘와락’ 상근자 이정아씨는 희망텐트촌으로 보내 달라고 얘기한다고 하네요. 이씨는 쌍용차 가족대책위원회 대
- 인천공항 세관에서 전자태그 부착 업무를 하는 용역노동자들이 집단 해고된 이후 세관 업무에 비상이 걸렸다고 합니다. - 3일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집단해고 이후 남아 있던 숙련노동자들은 이날로 3일째 퇴근도 못하고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기존에 일하던 숙련노동자들이 집단 해고되면서 엑스레이 검사대를 통과하는 여행자 휴대품에 붙이는 전자태그 선별표시
용의 해가 시작됐다. 우리는 다시 희망을 품고 그 꿈을 이루고자 노력할 것이다. 나는 2008년 발전노조의 상근간부(법규부장)로 활동하게 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노동자위원으로 추천된 후 3년 동안 심판사건의 법률대리인을 맡지 않고 있다. 그러나 노동위원회 제도에 대해서는 전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모든 법·제도가 그러하듯이 하나의 제도
- 교수들이 2012년의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뽑았다고 합니다. 교수신문이 전국 대학교수 281명을 설문조사해 2일 발표한 결과인데요. 응답자의 32.4%가 선택했다고 하네요.- 파사현정은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입니다. 원래는 불교에서 나온 용어인데요.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생
1. 민주주의자가 죽었다. 민청련 의장이라고 기억하는 민주당의 상임고문 김근태가 죽었다. 독재타도 민주쟁취를 위해 싸우다 권력의 고문기술자 이근안에게 고문당했던 그의 발인이 오늘이다. 그래서 지금 이 나라 민주진보진영은 민주주의자가 죽었다고 조문이다. 민주진보진영은 초당적으로 계급 계층을 떠나 그의 죽음이 고문 후유증이라고 더욱 안타까워하고 있다. 지난해
바람은 드셌고 시야는 흐렸다. 눈발 사납게 날려 뺨을 때리고 손발 차갑게 얼어 무감했다. 싸매고 입고 둘러 가려 봐도 거기 빈틈. 기어코 바람 들어 할퀴면 생채기인 양 아렸다. 돌풍에 휘청, 황급히 손 뻗어 잡은 나뭇가지가 투둑 툭 힘없이 부러졌다. 제 입은 눈옷을 다 떨궜다. 등 짐은 무거웠고 갈 길은 멀었다. 마냥 높았다. 가 닿을 듯한 저기 봉우리가
지난 26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유성기업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 70여건의 위법행위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적발 내용은 그야말로 가지가지다. 노조 사무실 출입 방해, 조합비 일괄공제 거부, 장기근속자에 대한 부당대우, 조합원 교육시간 불인정, 방독마스크 미지급, 산재 은폐, 산안보건위원회 회의 미개최, 연장근로 위반, 퇴직금·상여금 미지급 등
29일 새벽 국회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전날부터 농업협동조합법 재개정과 론스타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김진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실에서 농성을 하던 금융노조 관계자들이 국회 경위들에 의해 끌려 나왔다. 그러자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이 혼자서 원내대표실에 다시 들어가 농성을 하고 있다.어떻게 보면 국회에서 어렵지 않게 봐 왔던 모습이다. 하지만 농성을 하
- 지난 28일 금융노조 간부들이 외환은행과 농협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김진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실을 점거했는데요. 그 뒷얘기가 흥미롭습니다.- 이날 오전 8시 국회 본청 앞에 모인 20여명의 간부들은 삼삼오오 짝지어 “A의원 만나러 간다”, “B의원 만나러 간다”, “C의원 만나러 간다”며
뜨고 지고 하는 것이 저기 붉던 해뿐이랴. 돌이켜 보고야 수많은 것들의 부침을 알았다. 한 해 살이 기어코 해낸 이들이 저기 순천 용산(龍山)에 올라 해넘이를 살핀다. 새로 장만한 큰 카메라며 스마트폰 들고 찰칵, 저마다의 작품 하나씩을 남긴다. 누렇고 또 붉던 해가 껌벅 넘어가면 사람들 감탄사를, 누군가 장탄식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한 해를 마감한다. 뜨
시간은 언제나 지나고 보면 빠르다. 그 시간을 보내는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2011년도 굴곡 많은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대강의 답이 나온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2011년은 2012년의 준비를 잘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1년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의 선택과 노력이다.역시 우리는 이명박 정권이 얼마나
죽음의 공장이라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도 산타는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루돌프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온 산타는 아니었습니다. 이날 산타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OOO’ 이라는 명찰을 단 이들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 23일, 쌍용차 평택공장 희망텐트촌 앞에선 ‘와락 크리스마스’ 행사가 열렸습니다. 산타
‘비정규노동자, 치유를 위한 글쓰기’. 올해 아름다운 재단의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한 해 동안 진행된 한국비정규노동센터(비정규센터)의 글쓰기 사업 프로젝트명이다. 비정규 노동자들의 삶의 기록과 치유를 위한 이 글쓰기 프로그램의 이름은 바로 ‘쉼표 하나’다. 물음표와 느낌표가
정치권에서 전례 없이 중요한 사회개혁 의제들이 쟁점이 된 2011년 한 해였다. 물론 반값등록금, 무상급식과 보육지원 확대 등을 포함한 복지개혁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 또 다른 중요한 의제도 있었다. 하나는 2011년 상반기 내내 논쟁이 됐던 재벌개혁 이슈다. 올해 초에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의 ‘초과이익 공유제’ 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