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국정감사에선 야당이 칼자루를 쥐게 된다. 여당은 정부를 대신해 방패 역할을 자임한다. 이번 국정감사는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마지막 국감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인해 경기가 침체해 경제성장률마저 2%대로 꺾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그래서 국감에서 야당이 정부·여당의 경제정책 실패와 실정을 매섭게 추궁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
정치인은 대중의 심리를 파악하고,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대중의 심리는 시대적 상황과 조건 그리고 권력관계 지형에 따라 형성된다. 정치인은 목표 달성을 위해 대중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한다. 이때 정치인이 일으키는 대중의 감정은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정치인이 일으킨 호의와 감동, 관대함은 오랫동안 남지 않으며 대중의 행동을 격발하지
대증요법은 원인 제거보다 증세를 완화하는 치료를 말한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서 대증요법은 단기적인 해법을 가리킨다. 청년실업이라는 암 덩어리는 외환위기 후 전이되기 시작해 한국경제의 병세를 악화시키고 있다. 최근 청년실업률은 10%대로 치솟았다. 2000년 이래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청년실업에 대한 대증요법은 무엇일까. 청년고용할당제가 대표적이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후 노동계 단체행동은 주로 6월 말 7월 초에 쏠렸다.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 갱신협상이 이 시기가 되면 막바지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른바 노동계의 '시기집중' 파업이 진행됐다. 주로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이 주도한 단체행동이다. 물론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노사는 여름휴가 시작 전인 7월 말에 노사합의를 이끌어냈으나, 최근에는 9월
지난 1일 고용보험이 어느덧 20주년을 맞았다. 1995년 7월 이 제도가 처음 도입됐을 당시에는 생경했다. 실직자들에게 생계를 보조하고 취업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였지만 활용도가 낮았던 탓이다. 고용보험이 빛을 발했던 것은 98년 외환위기 이후부터다. 실업자가 대량으로 발생하면서 실업급여 수급자들이 대폭 늘었다. 애초 3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됐던 고용
한편에선 신음 소리가 나왔고, 또 한편에선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야구장일까. 아니다.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과 서초구 서초동 사람들의 분위기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자 여의도동 1번지 국회에선 탄식이 흘러나왔다. 전날만 해도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도 있었다. 중동호흡기
6월16일은 국제가사노동자의 날이다. 2011년 같은날 국제노동기구(ILO)는 100차 총회에서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189호)을 채택했다. 이날 전국가정관리사협회·한국가사노동자협회·한국YMCA연합회는 정부에 협약 비준을 촉구했다. ILO의 가사노동협약은 가사·보육·요리 등을 제공하는 가사노동자에게 적용된다. 이 협약은 최소한 하루 이상
SK하이닉스 노사의 실험이 신선하게 다가온 것은 몇 가지 이유에서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임금인상분 10%와 회사 기여분 10%씩 66억원을 조성해 협력업체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노사는 해마다 특별도급비 형태로 협력업체에 지급하기로 했다. 임금공유분은 협력업체 직원의 처우와 복지향상에 쓰기로 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SK하이닉스와 5개 협력업체는 오는
전염병은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인류역사를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인류의 역사를 새로 쓰게 한 흑사병(페스트)과 스페인독감이 바로 그 예다. 흑사병은 유럽의 봉건제도를 무너뜨리는 결정적 원인이었다. 14세기 유럽 인구는 7천500만명이었는데 흑사병이 확산되자 3분의 1로 줄어 버렸다. 인구가 줄면서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중세 유럽의 근간을 이루는 장원제도는
고용노동부의 ‘취업규칙 변경지침’은 예상대로 노·정 충돌을 불렀다. 28일 노동부가 주최한 공청회는 노동계 반발로 무산됐다. 취업규칙 변경지침이 담고 있는 내용은 인화성이 높다는 방증이다. 노동부도 이를 인지했기에 노사정 합의를 거쳐 취업규칙 변경지침을 마련하려 했다. 노사정 합의 결렬 후 노동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하자 곧바로 부작용이 나타났다. 취업규칙 변
최근 한국과 미국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노동문제에 국한해 보면 더욱 그렇다. 독일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모델인 ‘하르츠 개혁’바람이 분 한국과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업체 ‘페이스북’의 최저임금 인상에 환호한 미국. 한국은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내걸었다면 미국은 ‘최저임금 인상’을 화두로 삼았다. 한국의 경우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두고 노사정 협
우리나라 사용자가 현혹되기 쉬운 속설이 하나 있다. “노조가 생기면 기업이 망한다. 아니, 노조가 없어져야 기업이 산다.” 무노조를 넘어 비노조를 지향하는 사용자들이 주술처럼 외우는 문장이다. 기업의 생사는 노조가 모든 것을 좌우하는 것이 아님에도 노조를 몰락의 요인처럼 여기는 태도다. 노조는 기업 경영의 걸림돌처럼 치부된다. 이는 노조 무시보다 증오
여야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국회 처리가 무산되자 청와대는 “국민과의 약속 못 지킨 여야에 유감”이라고 발표했다. 여야가 합의한 사안을 뒤집은 청와대가 되레 큰소리치는 모양새다. 정작 청와대는 국민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이를 비유한 속담이 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 청와대가 성내니 정부가 나섰다. 이번엔 개혁의 전도사로 나섰다. 기다렸다는 듯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 3반 김초원 선생님은 지난 16일이 생일이다. 아이들의 손 편지와 꽃다발을 받고 좋아했던 김 선생님 모습은 이제 영정 사진을 통해 볼 수밖에 없다. 김 선생님의 시간은 1년 전 세월호 참사 후 멈춰버렸다. 당시 26살이었던 김 선생님은 처음 담임교사를 맡아 39명 아이들을 인솔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다. 단원고 수학여행단을
정말 처참한 날이다. 생때같은 아이들이 수장된 것도 억장이 무너지는데 제사조차 지내지 못했다. 16일 경기도 안산에서 예정된 세월호 참사 1주기 공식 추도식은 취소됐다. 아이들의 넋을 달래려는 유가족의 간절한 염원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유가족들은 진정성 있는 사과, 선체 인양 약속, 세월호 특별법 대통령령 폐기를 요구했지만 정부당국의 책임 있는 답변을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이 펼쳐졌다. 한국노총이 8일 노사정 협상 결렬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장에 있던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의 표정은 시종일관 굳어 있었다. 협상 당사자인 김 위원장은 그간 자제했던 얘기들을 거침없이 쏟아 냈다. 김 위원장은 “재벌대기업에 집중된 부와 소득이 중소기업·하청업체·노동자에게 흘러야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해소될 수 있다”
출장을 다니면서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KTX다. 과거엔 승용차와 버스, 그리고 비행기를 이용해 장거리 출장을 다녔는데 최근엔 부쩍 줄었다. 시속 300킬로미터 속도혁명이 이뤄 낸 결과다. 2일 호남선 KTX도 개통됐으니 그야말로 반나절 만에 전국 구석구석을 누빌 수 있게 됐다. 전국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좁혀지는 날도 멀지 않았다. KTX를 이용한 출장이
사회적 대화가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다. 공무원연금 개편과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둘러싼 사회적 대화를 두고 하는 얘기다. 그야말로 ‘타협 또는 결렬’이라는 선택만 남은 것 같다. 이번 주말이 막바지 고비다. 사회적 대화를 진행하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와 국회에 국민의 관심이 쏟아지는 이유다. 현재로선 전망이 밝지 않다. 두 대화기구는 좌초 위기에 처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국회에서 공론화될 분위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9일 정책의총을 열어 최저임금 인상 등을 4월 임시국회 입법추진 과제로 확정했다. 이제 최저임금 인상의 공은 국회로 넘어간 것이다. 정부와 경영계의 공방에 머물렀던 최저임금이 4월 임시국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셈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불쏘시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지난 4일과 10일 울산과 거제를 방문했다. 지난달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가 출범한 것이 계기였다. 조선업이 불황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 속에서 조선업종노조연대가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했다. 시쳇말로 잘나갔던 조선업은 기업별 교섭 관행이 강했고, 노조의 연대활동도 활발하지 않았다. 국내 최대 조선노조인 현대중공업노조는 오랜 기간 연대활동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