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이 날로 높아 분단이 길다. 분쟁이 잦다. 철조망 가시에 상처 깊어 빨간 피 흘리던 사람들, 한 치 앞길이 아득한 뿌연 분말 속에서 헤맨다. 한계선을 두고 공방이 치열하다. 물벼락이 사납다. 그리고 폭력, 물타기가 이어진다. 불법 엄단이라는 준엄한 호통이 뒤따른다. 저 멀리 철탑이 여전히 높아 아찔한데 거기 사람이 산다. 9개월, 아득한 날들이다. 지
민주노총이 8개월의 지도부 공백 상태를 깨고 지난 18일 신승철 위원장-유기수 사무총장 체제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갈 길이 험난하다. 새 집행부 임기는 1년6개월밖에 안 된다. 하지만 노동현안이 산적해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해 쌍용차 정리해고, 철도 민영화, 노조파괴 및 탄압, 공무원노조 인정 등이 기다리고 있다. 직선제 문제도 풀어야 한다.또
고용노동부는 25일 전국공무원노조 설립신고증 교부를 돌연 연기했다.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과 관련해 자료를 좀 더 검토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노동부는 2009년 12월부터 공무원노조의 노조설립신고를 지금까지 세 차례 반려했다. 모두 해직자가 노조활동을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에서는 조합원 자격을
- 국가인권위원회가 경찰의 대한문 앞 집회 제한에 대해 긴급구제 결정을 내렸다고 25일 밝혔습니다. 민변 노동위원회가 지난 24일 “대한문 앞 집회 신고를 했음에도 경찰이 사실상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고 긴급구제 요청을 한 데 대한 결정인데요. - 이날 인권위에 따르면 민변 노동위가 지난 11일 신고한 집회에 대해 경찰은 교통질서를 이
10년 넘게 주말부부로 서울살이 할 때 나는 금요일마다 서울역 지하차도에서 1개에 1천원짜리 만화영화 DVD를 몇 개씩 사 들고 부산으로 갔다. 주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같은 것이었다. 덕분에 두 딸은 하야오 감독의 열혈팬이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아산사내하청지회 사무장인 박정식 열사가 목숨을 끊은 지 1주일이 넘었다. 그를 아끼고 함께 싸운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이제 더 이상 그를 볼 수도 없고 함께 술도 마실 수 없다. 사내하청 노동자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30대 중반의 소중한 생명이 죽음을 택했고, 자신은 죽어 가면서도 다른 이들에게는 ‘희망’을 버리지
- 기획재정부가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고용률 70% 달성 방법의 하나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방안을 제출해 논란이 일었는데요. 청년 일자리 창출효과가 크다는 이유를 달았죠.- 24일 국회에서 반응이 나왔습니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고용률 70%를 달성하려면 한 해 47만6천명의 신규고용이 있어야 가능해 질 낮은 시간제 일자리가 무분별하게
요즘 들어 “통상임금이 뭐예요”라고 묻는 조합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대신 “통상임금 소송 언제 하면 좋겠습니까”, “대법원 판단이 그대로 유지될 것 같습니까”,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입니까”라는 질문이 대부분이다. 전문가를 자처하는 우리를 당황하게 하는 수준의 질문도
필자는 각 단위 노조와 노동·사회단체에서 활동하는 법규활동가, 노동자·노조 지원활동만을 전담하는 개업노무사들로 구성된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노노모)'에 소속돼 있다. 노노모 소속 노무사들은 법·제도적 한계와 정치적 현실 속에서 이길 때보다는 질 때가 훨씬 많은 사건 결과에 수없이 자책하고 힘들어한다.필자
박근혜 정부가 눈에 보이는 경제실적 쌓기에 초조해진 모양이다. 지난 11일 2단계 투자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수도권 규제를 푸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우리 국토의 11%에 해당하는 ‘계획관리 지역’을 개발을 위해 풀어 주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벌써 두 번째다. 정부는 이미 4월1일 부동산 관련 세금감면과 금융규제 완화,
- 지난 20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진행된 희망버스 행사 중 벌어진 현대차 사측과 행사 참가자들 간 충돌 과정에서 물포와 소화기가 등장했는데요. 아무래도 24일 현대차 아산공장에서도 물포가 등장할 것 같습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는 24일 오후 현대차 아산공장 앞에서 파업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인데요. 사측은 22일부터 공장 주변에 철조망을 쳐 놓았답니다.
노동자가 주도하지 못하는 법·제도 개선은 종종 결과적으로 개악이 된다. 개선을 목표로 했지만 결국 개악으로 마무리된 제도의 대표적 예가 올해 개정 시행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이다. 정부는 2008년 화물연대 파업 이후 육상 화물운송시장의 전근대적 다단계 하도급 구조 개선을 약속했고, 2011년 법 개정을 통해 운송실적신고제·직접운송의
1. 법의 장단에 춤추는 세상이다. 법치주의. 그것은 국가의 힘·권력이 법의 장단에 맞춰 춤춰야만 한다는 국가의 원리이다. 이 세상에서 법은 자본의 힘, 소유와 권리에 대해서도 그 존부와 크기를 부여하고 있다. 권력과 자본이 아니라도, 인민과 노동이 가진 힘조차도 그렇다. 그러니 우리는 오늘도 법의 장단에 따라 춤춘다. 오늘 우리가 부르는 희망
근로기준법에서는 간주근로시간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근기법 제58조(근로시간 계산의 특례)에 따르면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해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다만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의
- 지난 20~21일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 앞에서 개최한 희망버스 행사 도중 발생한 충돌사태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현대차와 희망버스 기획단은 누가 먼저 폭력을 행사했는지, 충돌이 발생한 원인 등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 이런 와중에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술판을 벌이고 쓰레기를 버렸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오면
-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청소년근로환경개선TF 위원으로 알바연대 관계자를 위촉했는데요. 위촉 한 달여 만인 지난달 말 구두통보를 통해 위원직에서 해촉하겠다고 밝혀왔다고 합니다.- 노동부 관계자는 “윗분들이 알바연대를 부담스러워한다”며 해촉 이유를 밝혔다고 하는데요. 윗분은 누구이고, 부담스럽다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요.- 당초 노동부는
지난 주말 현대자동차 정문 앞으로 희망버스 63대가 출발했다. 최병승·천의봉 두 노동자가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에 항의하며 세 계절을 넘게 철탑 위에 올라 있다. 희망버스 63대 중에서 일부는 청년들의 연대 희망버스였다. 청년유니온도 참가했다. 철탑 위에 있는 천의봉씨는 만으로 32살의 청년이다. 그리고 비슷한 나이의 청년들이 현대차 사내하청 문
업무 때문에 유럽 친구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내니, 벌써 여름휴가를 떠났다는 자동답장이 날아온다. 언제 일하러 돌아오나 살펴보니, 기본이 3주를 넘긴 다음달이다. 여름휴가를 뜻하는 바캉스라는 말의 어원이 영어로 ‘비우다’는 뜻인 ‘vacancy’와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공장과 사무실을 텅 비우고 놀고 쉰다는 뜻일 테다. 여기서 영어로 휴가를 뜻하는 ‘vacation’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도대체 유럽에서는 연차유급휴가가 얼마나 되기에 몇 주씩 여름휴가를 떠날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유럽노동조합연구소(ETUI)가 2
지난 20일 희망버스가 왔습니다. 함께 농성하고 있던 천의봉 사무장이 많이 기다리던 날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씻고 옷 갈아입고, 선글라스도 쓰고 멋도 냈습니다. 전국에서 63대의 희망버스와 희망기차 1량이 온다며 즐거워했습니다. 그런데 희망버스 문화제를 하기 전 현대자동차 용역경비와 조합원들 간의 마찰이 눈앞에서 벌어졌습니다. 한참을 서서 그 광경을 바라보며
현대자동차 등 제조업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졌던 불법파견 논란이 유통·서비스업으로도 거침없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재벌기업 이마트에 이어 삼성전자서비스까지 불법파견이 확인되거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마트는 결국 불법파견 노동자 1만여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결정타는 삼성전자서비스였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이른바 &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