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결’이 노동운동·노동조합·노동자계급의 궁극적 지향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노동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진보정당 문제와 관련해 “일단 단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는 외침이 호소력을 갖는 이유도 여기 있다. 한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묻지 마 단결론’은 “단결이 중요하다”라는 외침과 동어반복에 그칠 공산이 크다. “단결이 중요하니까 단결해야 한다”라는 정언명령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노동운동이 왜 분열하는지, 단결에 실패하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단순히 “의지 부족”과 “패배주의”라는 주
- 경찰이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상대로 낸 ‘국가손배’ 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조정안을 추후 제시하기로 했습니다.- 19일 오후 서울고법에서 정리해고에 맞서 파업한 쌍용차 노동자들을 상대로 국가가 제기한 손배 소송 파기환송심 1차 조정기일이 열렸는데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에 따르면 원고와 피고 모두 조정 의사를 밝혀 재판부가 강제조정 또는 화해권고 조정안을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정부가 쌍용차지부와 조합원 104명을 상대로 낸 손배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
1. 15일 대법원은 개별 조합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는 판결을 선고했다. 현대차 5건과 쌍용차 1건 등 모두 6건의 판결을 대법원 1부와 3부에서 잇따라 선고한 것인데, 이러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집권 국민의힘과 전경련 등 사용자들의 단체는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현재 국회에서 입법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과 맞물려 이번 대법원 판결이 그 입법의 정당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노동단체를 중심으로 신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그러자 고용노동부는 15일과 18일 두 차례나 보도참고자료를 내 “해당 판결은 노동조합 및 노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파업 참가 근로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수백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근로자들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는 대법원 판결이 지난 15일 선고됐다. 회사가 파업기간 동안 지출한 고정비, 매출 손실 등에 대해 파업에 참여한 근로자들과 노조의 연대책임을 막연히 인정해 왔던 종래 판결에서, 민법상 법리에 따라 파업에 참여한 근로자들의 책임을 개별적으로 심리·판단하라는 취지로서 근로자들의 책임이 상당 부분 면책 또는 제한될 여지가 열린 것이다. 전경련, 한국경총 등 사용자단체는 일제히 ‘산업현장의 불법행위를 조장하는 판결’
- 지난달 코스트코 공세점의 한 관리자가 노조 간부인 피해자의 노조 조끼를 사람들이 보는 공간에서 잡아 흔들고 끌며 물리력을 행사한 일이 있었는데요.- 코스트코는 해당 가해자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지만 사후조치는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피해자는 가해자 전보를 요구한 상황이지만 한 달이 넘는 지금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데요. 마트노조는 지난 17일 코스트코 공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매니저는 폭행과 손괴 등을 동반한 괴롭힘으로 벌금형까지 받았고 재발 우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근무 장소의 변경
웃지도, 그렇다고 울 수도 없는 상황을 한 장의 사진에 담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나는 오늘도 실패한다. 법정 앞을 기웃거리던 사진기자는 회전문 나오는 사람들 표정을 읽느라 긴장한다. 굳게 다문 입을, 옆자리 선 사람 눈매를 살핀다. 일찍 들이닥친 노안 탓인가, 보이질 않는다. 눈치껏 찍는 수밖에. 웃음이 얼마간 번지는 걸 본 누군가, 만세 포즈 요청을 했는데 화이팅에 그쳤다. 손잡고 활동가 윤지선의 통화내용을 얼핏 듣고 나서야 분위기를 파악했는데, 어라, 마냥 웃는 사람이 거기 없었다. 파기환송은 기꺼이 반길 만 한 일이
미군정과 행정관료기구남한에서 미점령권력은 1945년 9월9일 조선총독이 태평양방면 미육군총사령관 맥아더(Douglas MacArthur)의 대리인인 남조선 주둔 미군사령관 하지(John Reed Hodge) 중장에게 항복한 그 시각부터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맥아더는 이날 ‘조선 인민에게 고함’이란 포고 제1호, 제2호, 제3호를 발표했고 맥아더의 포고 제1호는 38도 이남의 모든 통치권과 행정권이 맥아더사령부의 군정하에서 시행된다는 것을 밝혔다. 따라서 인민공화국이 불법단체가 되는 것은 물론 중경에 있는 대한민국임시정부조차
- 지난 3~4월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합동단속을 한 정부가 다음달까지 2차 단속을 한다고 하는데요. “이주민 사냥과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국이주인권단체는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단속추방이라는 폭력을 중단하고 미등록 이주민의 체류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는데요. 3~4월 1차 합동단속으로 잡아들인 이주민은 7천600명가량이라고 합니다. 정부는 지난 12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2차 단속을 한다고 밝혔는데요.- 인권단체에 따르면 정부 합동단속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전·현직 총리가 맞붙은 그리스 총선에서 우파 성향 미초타키스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이 압승을 거뒀다. 조선일보는 5월23일 ‘그리스, 포퓰리즘에 두 번 속지 않았다’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와 3면을 모두 털어 ‘좌파가 거덜 낸 그리스… 12년간 구제금융 빚 갚으며 고통의 세월’이란 제목으로 대서특필했다.포퓰리즘은 좌파의 전유물이 아니다. 좌우 가릴 것 없이 포퓰리즘은 그 나라 국민들을 괴롭힌다. 필리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나 인도 모디 총리가 대표적인 우파 포퓰리스트인데도 조선일보는 그들을 포퓰리스트로 부르진 않는다.
본지 2023년 6월13일자 8면 “타임오프 지부장 집회 참석 이유로 임금 미지급” 제목의 기사에서 ‘가평켄싱터노조 가평지부’를 ‘관광레저산업노조 켄싱턴리조트지부’로 바로잡습니다. 지부장 이름은 ‘우순준’이기에 바로잡습니다.
- 울산시가 시비 250억원을 들여 기업 총수 흉상을 건립하겠다고 나선 것을 두고 노동계가 기가 차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와 현대중공업지부는 14일 공동성명을 내고 기업 총수 흉상은 흉물이라며 건립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고 강조했는데요.- 앞서 울산시는 지난달 30일 ‘위대한 기업인 등에 관한 기념사업 추진 및 지원조례안’을 발의하고, 이를 근거로 6월 추가경정예산으로 울산시비 250억원을 들여 기업 총수 흉상을 건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간 1억원의 관리비도 든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위대한 기업인이란
신혼여행지에서 시차 때문에 잠자리에서 뒤척이다 켠 휴대전화에서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 관련 기사를 봤다. 고공농성 중 경찰들에게 곤봉으로 제압당해 피투성이가 된 그의 모습을 보고 폭압적인 공권력에 분노하는 것도 잠시, 곧 의문이 들었다. 도대체 김 처장이 왜?김 처장은 대단히 합리적인 노조간부다. 노조가 인원수만을 앞세워 완력으로 사측을 압박하는 것만으로는 노사문제가 해결될 수 없기에, 노사 간 최소한의 합의점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이다. 지역에서 그는 후배 노조간부들이 결기를 앞세울 때도 항상 사측도 만족시킬 대안을
본지 2023년 6월14일자 14면 “홍준표 대구시장 ‘만나면 좋은 친구’ 한국노총 지도부 만나” 기사에서 김위상 대구지역본부 의장 이름을 바로잡습니다.
‘아빠노동자’에 대한 논문 ‘남성 육아휴직 의무제를 통한 아빠노동자 탄생에 관한 사례연구’를 읽었다. 어느 기업은 남성들에게 배우자 출산 초기에 한 달간의 유급휴직을 줬다.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고 임원 성과평가에 휴직 실천 여부를 반영했다. 이를 통해 회사 내에서 ‘당연히’ 사용하는 복지 제도로 자리매김했다. 남성들의 변화를 이끌어내 여성 직원들이 육아휴직 후 퇴사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였다.그 결과 남성들은 육아의 어려움을 몸소 깨닫고 공동양육자로서의 자신을 생각하게 됐다.
- 금속노조가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촉구하는 전국순회를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최고단’ 인데요. 최저임금 올리고 금속노조 순회투쟁단입니다. 두 개팀으로 나눠 1팀은 13일 아침 7시 서울에서 시작해 전북에서 해산하고요. 2팀은 20일 인천에서 순회를 시작해 서울에서 해단식을 엽니다.- 이들은 ‘노동자들의 생계비 인상으로 최저임금 1만2천원(월급 250만원)은 받아야겠습니다’고 쓴 깃발을 들고 전국을 순회합니다. 저임금 노동자와 최저임금 적용을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직, 장애인, 이주노동자의 분노를 모아 윤석열 정부에 전달한다는 각오입
“짐이 곧 국가다.”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가 이렇게 말한 것이 17세기라고들 한다. 오늘날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사회에서도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정치인이나 세력이 있을까? 불행히도, 오늘날 역시 말로는 몰라도 실천으로 저 말을 신조로 삼고 있는 정치세력은 숱해 보인다. 그리고 한국 사회가 지난 2~3주 동안 새삼 확인한 것 역시 바로 공공의 안녕을 집권세력 자신의 안녕으로 이해하는, 그런 통치자의 존재였다.5월24일, 그동안 ‘용와대’ 앞 집회는 일단 경찰에게 금지하고 보도록 했던 윤석열 정부가 더욱 노골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인상 120.00초 영상공모전 ‘왜 내 통장은 텅장이 될까? 내 임금을 올려줘 120.00초 영상공모전’ 수상작으로 ‘12,000원, 내일을 꿈꾸는 최저 시급’을 최우수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이번 공모전은 노동계의 최저임금 시급 요구안인 1만2천원을 주제로 최저임금 인상 필요성과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 등을 영상으로 홍보하고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진행한 공모전입니다.- 5월1일부터 31일까지 공모한 결과 26편의 작품이 제출됐는데요. 최우수상을 포함해 ‘최저임금의 역사와 지금’ ‘희망찬가MV’ 두 작품이 우수
평화롭던 6월 어느 평일 아침, 서울에는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시간은 오전 6시41분. 누군가는 이미 출근했거나 슬슬 출근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이었고, 누군가는 아직 잠들어 있을 시간이었다. 화들짝 놀라서 깨어나 우선 한 일은 가족과 친한 지인들에게 연락하는 것이었다. 가족과 지인들의 공통된 반응은 “출근은 어떡하지”였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직장을 먼저 떠올리는 한국인들. 이것이 바로 K-직장인인가 싶은 순간이었다.많은 노동자들이 이런 상황에서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이유는 가지각색일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
1. 자유의 세상이라고 요란했다. 틈만 나면 자유를 위한다고 외쳐댔다. 낮에는 사무실에서 PC를 켜면 포털뉴스에, 밤에는 집에서 TV를 틀면 9시 뉴스에 대통령이 자유를 부르짖었다고 보도해서 도대체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지겨워도 나는 윤석열 정부에서는 자유에 대한 권력의 노래를 듣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되풀이 강조하는 자유란 무엇일까. 취임 이후 지난 1년여간 윤석열 대통령이 그토록 부르짖어 온 자유는 상식을 가진 시민이라면 알고 있는 그런 것일 거라고 누구나 생각할텐데 요즘 나는 자꾸 의문을 갖게 된다. 오늘 이 나
노동자들의 축제인 5월1일이 안타까움과 분노의 날로 변했다. 건설노조 소속 노동자가 경찰의 탄압과 단속에 항거하며 분신했고 끝내 우리 곁을 떠났다. 노동자가 생명을 내걸 정도로 윤석열 정부의 노조탄압은 도를 넘었고 노조 불법화는 노골적이다. 경찰을 앞세운 정부는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건설노조만 19차례 압수수색했다. 천명이 넘는 조합원을 소환조사했으며 19명(석방자 3명 제외)을 구속시켰다. 그럼에도 건설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은 진행형이다. 경찰의 단속이 끝나면 고용노동부나 국토교통부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정부의 이어달리기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