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동의안은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면서 국제사회에 했던 약속을 이행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할 권리를 줘야 한다는 기본협약 정신이 국내법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고 있는 데다가 미비준 기본협약도 여전히 남아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쌓여 있다. 큰 산을 하나 넘었을 뿐 갈 길은 아직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의 적용에 관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민간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관련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고용구조를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사용사유를 제한해 비정규직 확산을 막고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겠다던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추진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시간 노동을 유발하는 포괄임금제 개선과 5명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문제는 노사 의견을 듣고 방향을 잡겠다고 했다. 코로나19 고용충격으로 지출이 증가했지만 올해는 고용보험료율 인상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밝혔다.이재갑 장관 출입기자단 온라인 간담회이
“가사노동자는 70가지 업무를 4시간 동안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해내야 합니다.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가사노동자는 산재보험도 가입할 수 없습니다. 근로기준법이 1953년 제정된 이래 68년간 무권리 상태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일할 수 있도록 2월 국회에서 가사노동자 권리보장법을 통과시켜 주세요.”15년째 가사노동자로 일하고 있다고 밝힌 김재순 전국가정관리사협회장은 22일 오전 국회 앞에서 열린 가사노동자 권리보장법 2월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협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가사노동자의
직장내 괴롭힘 금지를 담은 근로기준법이 시행된 지 1년반이 넘었지만 괴롭힘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22일 직장갑질119는 “구체적인 괴롭힘 유형을 근로기준법 시행령에 담아 혼란을 줄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라 불리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된 2019년 7월16일부터 지난해 9월30일까지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진정사건 5천658건 중 80.7%는 취하되거나 단순 행정종결 처리됐다. 직장갑질119는 “근로기준법과 노동부의 직장내 괴롭힘 매뉴얼이 명시하고
“(어르신한테) 가슴팍을 제일 많이 물려요. 맞거나, 할퀴거나 물리거나 하죠. 일상이에요. 병원 갈 정도의 상처는 회사에 이야기하지만 멍들고 할퀴는 것은 대수롭지 않은 정도니까….”7년차 요양보호사 A씨는 21일 와의 통화에서 “(폭력에 대해서) 이제는 체념한 단계”라고 토로했다. A씨는 “요양원에서 (다친) 요양보호사를 대상으로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보호자가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요양서비스노조는 지난달부터 매주 요양보호사 노동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단기 계약 및 쪼개기
경기도 파주의 한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했던 배아무개(28)씨는 100여명의 캐디를 지휘하는 캡틴인 성아무개씨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 성씨는 모든 캐디들이 들을 수 있는 무전으로 배씨에게 “뛰어라, 뚱뚱하다고 못 뛰는 거 아니잖아” “너 때문에 뒷사람들 (골프 게임) 다 망쳤다” 등의 말을 수시로 했다. 해명하려 하면 “어디서 말대답이냐”는 질책이 이어졌다. 배씨는 입사 1년2개월 만인 지난해 9월14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회사는 배씨의 죽음에 조의도 표하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회사의 책임을 묻고 사과를 받기 위해 골프장 앞에
지난해 말 사업주 폭행으로 노동자가 숨진 경남 김해 응급환자 이송업체의 노동환경은 상상 이상으로 심각했다. 폭행은 상습적으로 이뤄졌고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급여를 주거나, 연장근무를 해도 가산수당을 주지 않았다. 체불임금만 수억원대다.고용노동부는 18일 “환자 이송업체 신세계911을 특별감독한 결과 폭행과 강제근로, 임금체불 등 11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특별감독은 지난달 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개월간 이뤄졌다.사업주 김아무개씨는 폭행으로 사망한 노동자 외에 다른 노동자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 응급구조 차
“이미 불법 행위(임금 페이백)를 합리화시킨 원장들은 절대 스스로 변하지 않을 거예요. 우리 권리는 우리가 직접 되찾고 직접 지켜나가야 해요.”경기도 화성시 A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일하던 김미정(가명)씨가 용기를 내 공개석상에 섰다. 불합리한 이유로 임금을 줬다 뺏는 페이백 관행을 없애는 데 동료교사가 힘을 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페이백 피해자였던 김씨는 코로나19 경영위기를 핑계로 단축근무와 페이백을 요구한 A어린이집 원장을 상대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했다. 경기지청은 현재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직장내 성희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장내 성차별적 괴롭힘이나 발언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행 제도는 직장내 성차별적 발언 등을 규제하지 못해 성희롱이나 성폭력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성희롱인지 괴롭힘인지 모호한 성차별직장갑질119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인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같은당 권인숙 위원이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직장갑질119 제보 전수 분석을 통해 본 직장인 성희롱+괴롭힘 실태와 대안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토론회에서는 직장갑질119가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신원이 확
전 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에 따라 7월부터 11개 직종 특수고용 노동자와 방과후 강사에게 고용보험 가입 길이 열린다. 그런데 특수고용직에만 따로 적용하는 기준과 조건이 많아 실업급여 받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고용보험위원회가 지난 15일 의결한 특수고용직 고용보험 세부적용 방안을 가 따져 봤다.경제위기 상황 안전망 기능 못할 가능성 커고용이 불안정한 특수고용직의 호주머니 사정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정부가 전 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을 만든 이유도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고용이 불안하고 대면 서비스를 하는 특수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에 따라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한 특수고용직 14개 직종 중 보험설계사·학습지교사를 비롯한 11개 직종 노동자와 방과후 강사가 7월부터 고용보험 의무적용 대상이 된다. 퀵서비스와 대리운전 기사는 내년부터 적용하고, 골프장 캐디의 고용보험 적용은 장기과제로 남기게 됐다.고용보험위원회는 1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고용보험 세부 적용방안’을 의결했다. 특수고용직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고용보험법·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지난해 임금체불로 고통받은 노동자는 41만명에 달한다. 임금체불액은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 2019년 1조8천931억원으로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이는 68만명이 사는 천안시의 전체 예산액과 맞먹는 규모다. 그런데 지난해 임금체불액은 1조6천393억원으로 전년대비 11% 줄었다. 피해 노동자 규모도 30%(18만여명) 줄었다. 코로나19로 경제충격이 심각한 가운데 나온 결과다. 이유가 뭘까.참여연대는 9일 내놓은 ‘임금체불 근절을 위한 10가지 제안’ 이슈리포트에서 실제로 임금체불 피해가 줄었다기보다는 근로감독이 전년대비 80%
“5개월에 걸친 상사의 폭행·폭언을 신고하니 회사측은 가해자에게 시말서(경위서) 제출 징계로 끝내고, 피해자인 저에게는 사직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청소대행업체 노동자 A씨)직장갑질119가 지난달 제보받은 직장내 괴롭힘 사례 중 하나다. 7일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 동안 총 2천92건(카카오톡 1천856건, 이메일 236건)의 제보가 들어왔다.신원이 확인된 이메일 제보 236건 중 직장내 괴롭힘은 절반인 117건(49.6%)을 차지했다. 직장내 괴롭힘 신고자 10명 중 3명은 불이익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 처벌 조항이 없어 실효성 논란이 있던 직장내 괴롭힘 금지 관련 근로기준법 조항에 가해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안이 발의됐다.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직장내 괴롭힘 가해자에게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현행법에는 가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 조항이 없어 직장내 괴롭힘 예방이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이 의원은 개정안에서 고객·도급인과 같은 제3자가 가해자인 괴롭힘도 직장내 괴롭힘에 포함시켰다. 현행법은 사업장
산업인력공단(이사장 김동만)은 31일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에게 직무중심 경력개발 경로를 추천해 주는 직무능력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2월1일부터 제공한다”고 밝혔다. 개인이 교육·훈련·자격·경험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면, 공단이 빅데이터를 분석해 경력개발 경로를 추천한다. 사용자가 입력한 정보와 비슷한 경력을 가진 다른 사용자들이 어떻게 경력개발을 해 왔는지 분석해 최적의 방안을 제안한다.NCS 홈페이지(ncs.go.kr)에서 ‘통합직무능력포트폴리오’를 작성하면 경력경로 예시를 확인할 수 있다. NCS 홈
“새로 온 상사가 직원들에게 강제로 상납을 요구하고 수당도 마음대로 줍니다. 본인 집안일을 시켜요. 여직원들에게 자기가 술집을 차리면 치마 입고 서빙하라는 등 성희롱적 발언을 일상적으로 합니다.”“모든 직원이 기피하는 상사인 가해자는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 ‘무슨 생각으로 회사 다니냐’ 등 모욕은 일상이고, ‘입술이 왜 이렇게 빨갛냐’ ‘치마 길이가 너무 짧다’ 같은 성희롱도 서슴지 않습니다.”직장내 성희롱 피해자 10명 중 7명은 직장갑질도 동시에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직장갑질119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으로 정규직이 된 공공기관 노동자 3분의 2가량이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됐다. 그런데 정규직 전환용 자회사 곳곳에서 노사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회사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운영을 하기 힘든 자회사 특성상 노동자 처우개선이 힘들다거나, 자회사 쪼개기 과정에서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체계가 제각각이 됐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해 단추를 잘못 끼우면서 민간에까지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
올해 7월부터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특수고용직은 산재보험 적용 14개 직종과 방과후강사로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을 우선적용 대상으로 명시하고 ‘시행 후 2년 이내 전면적용한다’는 내용을 명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우선적용 대상에서 빠지는 가사노동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28일 한국노총과 ㈔한국가사노동자협회에 따르면 고용보험법과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논의하는 ‘고용보험제도개선TF’에서 이런 내용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고용보험 우적적
우리나라가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시 지키기로 한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여부를 점검한 전문가 패널이 “한국이 협정문을 위반한 바 없다”고 판단했다. ILO 기본협약 비준을 위해 한국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전문가 패널 “한국 정부 비준 노력” 보고서 제출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은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한·EU FTA 전문가 패널 보고서 결과를 브리핑했다. 유럽연합은 한국이 ILO 기본협약 비준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한·EU FTA 조항(13
정부가 공공돌봄에 기여한 저소득 방문돌봄서비스 노동자에게 한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나치게 가혹한 소득요건을 제시해 비판을 사고 있다. 2019년 연소득이 1천만원 이하여야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해 월평균 100만원 소득자도 신청할 수 없게 했다.공공운수노조 재가요양지부는 21일 “부족한 재원에 지원 대상을 줄이려는 기색만 역력하다”며 “코로나19 기여도 아니고 소득감소도 아닌 정체불명의 지원 기준”이라고 비판했다.고용노동부가 지난 14일 방문돌봄종사자 한시지원금 지급 정책을 발표했다. 지원금을 받으려면 노동자는 15일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