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IT 회사에 다니던 한 웹디자이너가 입사 2년8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회사와 포괄임금 근로계약을 맺었는데 매달 연장근로 69시간(주당 15.9시간)과 밤 10시 이후 야간근로를 29시간으로 정했다. 고인은 2015년 5월부터 사망 직전인 2017년 12월까지 주 12시간 이상 연장근로한 주가 46주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이런 살인적인 노동시간에 시달리던 고인은 우울증이 악화됐고 휴직 뒤 돌아왔어도 밀린 업무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과로사 직면하고 해결 도모한 일본 경험이는 비단 우리
서대문구에 사는 청소년 네 명이 라디오 진행자가 됐다. 웃고 떠들며 자주 가는 마을 맛집을 청취자에게 알린다. 구의원을 만나 학생인권 문제를 놓고 토론도 한다. 가재울라듸오 ‘2교시 마을영역’이라는 코너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가재울라듸오는 서대문구 주민들이 방송 제작에 직접 참여하고 듣는 마을공동체 라디오다. 동네 주민총회를 생중계하고 구의회 회의록을 낭송하는 코너도 있다.166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지난 5월 방송통신공공성 강화와 나쁜 인수합병 반대 공동행동을 출범했다. 통신대기업의 케이블방송 인수합병이 본격화하자 만든 연대체다
돈을 다루는 일에는 엄격한 룰이 필요하다. 노동과 자본, 소비 주체들이 서로 맞물려 제 기능을 하게 만드는 것도 결국 돈이다. 금융산업이 수많은 법으로 규율된 대표적인 규제산업인 이유다.단단하게 보였던 빗장이 서서히 풀리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회 다방면에서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던 문재인 정부 들어서다.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 주도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정은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허권(55·사진) 금융노조 위원장이 "금융공공성 강화
노동존중 사회를 내건 문재인 정부와 노동계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에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해 송구스럽다"는 공식사과가 나왔다. 최저임금뿐만 아니다. 노동존중 사회로 가는 대화는 멈춰 선 지 오래다. 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만난 김주영(58·사진)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를 하려면 그만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갈등을 딛고 전진하려면 '내 것을 내줄 수 있는 각오'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최근 일본을
노동과 정치. 언뜻 보면 간극이 커 보이지만 노동과 정치만큼 가까운 것도 없다. 분배 정의를 실현하는, 즉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위이기 때문이다.박해철(54·사진)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 위원장은 “노동자들에게 정치를 하라고 하면 거창한 것처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우리의 절박한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결국 우리 스스로”라고 말했다. 국회 앞에서 목이 터져라 외칠 것이 아니라 국회 안에서 우리 문제를 우리 손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로 노동정치라는 것이다.지난해 10월 경선 끝에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장에 당선한
통계청이 ‘2019년 생활시간조사’를 실시한다. 전국 1만2천 표본가구 만 10세 이상 가구원을 대상으로 한다. 통계청은 15일 “생활시간조사는 국민이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9년 시작한 생활시간조사는 5년 주기로 이뤄진다. 5회차 조사를 맞은 올해는 계절요인과 시간활용 형태를
한국노총이 지난 5월 중순부터 팟캐스트 시즌2를 시작했다. 지난해 시즌1이 끝난 지 5개월 만이다. 예능감과 대중성을 대폭 보강한 시즌2는 순항 중이다. 노발대발은 “노동자가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는 뜻이다.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제작피디인 황희경(41·사진) 한국노총 교육선전차장을 만났다. 황희경 차장은 2003년부터 드라마·게임·교육·다큐 등 영상 피디 일을 했다. 2017년 12월 한국노총에 입사했다.- 시즌2가 나오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 것 같다.“일
정의당이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한다. 심상정 의원과 양경규(60·사진) 당 은평지역위원회 고문이 당대표에 출사표를 던졌다. 심 후보가 ‘총선 승리! 심상정과 함께 정의당 국민 앞으로!’를 내걸고 내년 총선 승리를 통한 집권대안정당으로의 자리매김을 강조한 반면 양 후보는 ‘과감한 전환, 민주적 사회주의’를 모토로 우리 사회 뿌리 깊은 불평등과 차별 해소를 위한 진보정당의 새로운 길에 초점을 맞췄다.양 후보는 출마의 변을 통해 “이윤의 지배가 강화되고 이를 지키려는 정치권력자의 얼굴을 날마다 대면하게 되는 오늘, 민주적 사회주의는 차
양경규 정의당 대표 후보는 22일간 이어 온 천막농성을 9일 마무리했다. 2005년 6월 해고되지 않았다면 그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정년을 맞았을 것이다. 복직을 요구하며 지난달 18일부터 서울 중구 대한상의 앞에서 천막농성을 한 그는 이날 저녁 새로운 투쟁을 결의하고 천막농성을 끝냈다. 2001년 공공연맹 위원장 재직 시절 공공부문 노동자 총파업으로
국책기관의 노동조건은 사실상 정부가 정한다. 노사가 직원 복지확대에 뜻을 모으더라도 정부가 어깃장을 놓는 바람에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경우가 잦다. 한국수출입은행의 경우 간섭과 통제가 유독 심한 편이다. 전체 공공기관 운영을 관장하는 기획재정부 소속이기 때문이다. 올해 2월 지부에서 18대 임원선거가 치러졌다. 단독출마한 신현호(42·사진) 위원장이 조합원 97.7%의 찬성으로 당선했다. 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수출입은행 본점 9층 지부 사무실에서 신 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성과연봉제 폐기 투쟁처럼 정부 지
당당하게 쉴 수 있는 회사와 역할이 많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말은 이율배반처럼 들린다. 장시간 노동으로 이름난 금융노동자가 일하는 정부기관이라면 더욱 그렇다. 기술보증기금 얘기다. 유망 중소기업의 기술적 가치를 평가해 회사를 키워 갈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금융기관이다. 노동자들은 불황의 시대에 자신들이 새로운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뭉쳐
택시노동자에게 잔인한 시간이 지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교통수단이 결합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택시노동자들이 스스로 몸에 불을 붙이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7일 택시업계 노사단체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모빌리티 서비스의 대표주자인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 선언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선언 이후 100일 훌쩍 지났지만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여는 최초의 노사정 선언이라는 평가가 무색할 정도다.사회적 대타협 후속조치가 이행되지
“어젯밤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4시간 자고 일어나 지금까지 작업하다 왔어요.”지난 28일 오전 서울 은평구 한 커피숍. 김희경(36·사진) 여성노조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장이 피곤이 덜 풀린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웹툰 작가 하루 평균 창작활동시간 10.8시간, 1주 중 평균 창작일수 5.7일(한국콘텐츠진흥원 2018년 웹툰작가 실태조사 보고서). “웹툰작가는 펜 잡을 체력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우스갯소리는 김 지회장에게는 현실인 것처럼 보였다.기술 발달로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창작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2년 전 버스를 타고 가다가 문득 거리를 내려다봤어요. 거리와 건물, 그 속을 걸어 다니는 사람을 보니 우리가 돈을 좇는 삶 속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이들에게 묻고 싶었어요. 어른의 세계가 '돈 귀신'에 사로잡혀 돌아가는데 너희들도 이대로 좇아갈 거냐고." 이인휘(61·사진) 작가가 소설
‘전태일기념관’은 늘 열망하는 이름이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고 외치며 산화한 전태일. 그로부터 49년이 지난 오늘도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외친다. 반세기 가까이 되도록 그를 어떻게 기억하고 기념해야 하는지는 사회 구성원들의 숙제였다.지난 4월30일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 시간 전태일을 따르고 기억하는 노동자의 열망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전태일’이 ‘전태일기념관’을 통해 한국 사회를 사는 노동자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가 지난
경기도 수원의 한 빌라에서 3대가 함께 사는 양재덕(62)씨 가족의 아침은 조금 이르다. 동이 트기 전부터 아버지와 아들, 며느리가 함께 출근을 준비한다. 아침 7시까지 현장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건설노동자다. 양재덕씨 가족이 대를 이어 건설노동자가 된 것은 최근 일이다.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와 사용자단체인 철근·콘크리트공사업협의회가 중앙임금·단체협약을 맺은 2017년부터다. 무엇이 이들을 건설현장으로 이끌었을까. 가 지난 17일 양재덕씨 집에서 사연을 들었다.대학 나온 아들, 대학원 나온 며느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는 올해 4월 은행과 육아휴직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것에 합의했다. 은행권 최초의 일이다. 바뀐 제도는 7월부터 시행된다. 지부는 이를 계기로 최근 시작된 2분기 노사협의회에서 은행에 대규모 신규인력 채용을 요구했다. 육아휴직으로 빈 자리를 청년 일자리로 채우자는 취지다. 조합원 노동강도 또한 완화할 수 있다.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다. 정부가 인력을 통제한다. 지부는 상반기에 국책금융기관 최초로 노동이사제 도입을 시도했다가 현실 벽에 부딪혔다. 이번에는 인력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나는 것을 시도한다. 지부
우리는 개인과 일터, 사회에서 크고 작은 갈등과 마주하곤 한다. 노동 분야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갈등관리의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협상이다. 협상이 말처럼 쉽지마는 않다. 그런데 누군가 옆에서 전문적으로 코칭을 해 준다면? 갈등과 협상 당사자가 스스로 역량을 개발해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코칭 말이다. 원창희 한국갈등조정가협회 회장이 최근
너도나도 죽일 놈 종교의 이름으로 저지른 학살, 나치의 학살, 스탈린의 학살, 우익에 의한 좌익학살, 좌익에 의한 우익학살, 6·25 남북전쟁이 보여 준 동족학살, 두 번의 세계대전이 보여 준 인류의 인류를 향한 학살은 신의 말씀인 종교나 역사적 합법칙이라 여긴 사상 등 초인간적 이유로 저지른 살육이었다.적대관계는 상대 생명을 완전히 끊어서 사라지게 하는 ‘절멸’ 없이 끝나지 않는다. 그러나 상대가 사회 집단인 경우 결코 쉽게 절멸시킬 수 없다. 노동자와 자본가,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 백인과 흑인은 결코
1987년 6월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 민주항쟁은 한국 사회를 국민이 주인인 곳에 가깝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했다. 당시 시위 현장에는 사무실에서 은행에서 펜을 던지고 거리로 뛰쳐나온 ‘넥타이 부대’가 있었다. 이들이 만든 노조가 사무금융노조와 사무금융연맹이다.노조와 금융권 사용자들이 기금을 출연해 만든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12일 공식 출범했다. 1년이 넘는 준비기간을 거쳤다. 재단은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통한 사회 양극화 해소를 목표로 활동한다. 연맹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김현정(49·사진) 노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