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는 산재보상 투쟁과 아파트 할인분양이라는 두 개의 싸움을 겹쳐 놓은 리얼리즘 극영화다. 왜 저 둘을 겹쳐 놓은 걸까. 공통점이 있다. 큰 기업을 상대로 피해자들이 싸움을 이어가지만, 기업은 보이지 않고 개인들 사이에 심각한 균열과 오해가 남는다. 신인 감독 가성문은 두 싸움을 정교한 솜씨와 예리한 문제의식으로 엮어 낸다. 특히 서사와 감정의 흐름을 쥐고 흔드는 힘이 탁월하다. 이는 투쟁의 과정에서 인물들 사이에 스미는 균열과 오해를 속 깊이 파고든 덕분이리라.
사람의 목소리는 종종 멀리 나아가질 못해 가슴에 녹슨 못으로 남는다. 쿡쿡 찔린 상처가 곪아 간다. 억울함과 분노를 품은 말들이 더욱 그렇다. 확성기가 필요한 이유다. 기자회견이, 1인 시위가, 집회와 파업 같은 단체행동이 모두 크게 말하기다. 그도 부족해 사람들은 굶고, 노숙하고, 바닥을 기는 행동으로 확성한다. 망루를 쌓아 높이 올라 농성하고서야 비로소 목소리가 높았다. 사람이 모였다. 단신 기사가 인터넷에 돌았다. 제 몸에 불을 놓고서야 유서로 남긴 말이 정치권 힘 있는 사람들 담벼락을 넘었다. 참담한 마음에 주먹 꼭 쥔 사람
- 광양시 노사민정협의회가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청 노조 임금교섭 과정에서 발생한 노사갈등, 노정 충돌의 원만한 해결을 호소하고 나섰는데요.- 협의회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노사는 현 상황에 대해 성실 교섭 및 상호 양보와 타협의 정신을 발휘해 조속히 긍정적으로 해결하기를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 7일 한국노총 중앙집행위원회 광양 개최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탈퇴를 언급한 뒤 “노사갈등이 고조되면서 광양시민들의 불안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협의회는 “노사 간 입장 차이 현상이 다변화·다양화하고 끊임없이 발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산업·기술 발전으로 일자리가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표준적인 계약방식이나 고용관계가 아닌, 비표준적인 계약방식과 고용관계를 통한 일자리들이 출현하고 있다. 소위 4차 산업혁명으로 지칭되는 ‘디지털 경제’의 확대는 5차 산업혁명 보고서가 나올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그간 전통적인 정규직-비정규직의 이분법적 틀 속에서 ‘이중 노동시장’ 또는 ‘분절 노동시장’을 해소하기 위한 논의가 20년 이상 지속됐으나 이제는 비표준적 계약과 고용이 확대됨에 따라 ‘노동시장’에도 포괄되지 못하는 노동의
8개 상장사 주가가 지난 4월24일 검은 월요일의 폭락을 겪었다. 라덕연 호안투자컨설팅 대표 등이 외국계 증권사 SG증권을 통해 주가 조작에 나선 게 발각됐다. 라 대표는 2019년부터 지난 4월까지 통정매매 등으로 서울도시가스, 대성홀딩스 등의 주가를 조종해 7천305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기고 1천944억원을 수수료로 챙겼다.주가 조작 세력이 금융당국 조사 직전 급하게 매물을 팔면서 8개 회사 주가는 폭락했다. 서울도시가스는 올 들어 주가가 50만원을 웃돌았다가 지난달 말에는 8만원대로 추락했다. SG발 작전세력이 돈을 쓸어 담을
울산 고속도로 톨게이트가 보이는 왕복 6차선 도로가 있다. 도로 한 면은 넓은 논과 밭이 위치했다. 6월 이맘때쯤이면 모내기를 마치고 파릇파릇한 벼가 자라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이 풍경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논두렁에는 공사장 가림막이 쳐졌다. 기존 논밭은 엎어진 자리에 공사를 알리는 푯말과 공사장 출입구가 설치됐다. 이제 이 곳에 울산 첫 공공병원이자, 산재 전문병원이 들어설 것이다.“역동의 산업수도 울산”이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울산은 중화학공업과 제조업 중심 도시다. 국내 4대 정유사 중 2곳의 생산공
1997년 말 외환위기가 발발한 지 벌써 2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외환위기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경제적 측면의 가장 큰 환란이었다. 고도성장 성공 신화에 취해 세계화를 향해 달리던 재벌 대기업들의 무리한 차입경영과 확장투자가 국가부도 사태까지 몰고 왔다. 갑자기 들이닥친 달러 기근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온 국민들이 고금리·긴축재정·대량해고·구조조정을 감당해야 했다.그 이후 25년은 한 세대에 걸친 시간이다. 그 시절을 온몸으로 겪었던 중년 노동자는 이제 황혼을 맞았고, 그때 태어났던 아이는 성인이 됐다. 그리고 당시 중·고교에 다
- 2021년 말 창립된 백기완노나메기재단에서 고 백기완 선생의 삶을 기록하는 백기완 기록보존소를 만들 예정입니다.- 재단은 “백 선생은 달동네·새내기 등의 우리말을 일반화하고 민족문화, 민중문화 정립에 노력했다”며 “자본주의 그 너머를 꿈꾸며 거리에서 싸우다 죽는 게 소원이라 했던 백 선생의 89년 삶을 기록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890명의 백기완기록보존소 지킴이는 매월 1만원을 5년간 후원하게 되는데요. 지킴이로 참여하면 홈페이지와 모든 문서 등에 표기돼 기억될 수 있다고 합니다.- 후원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백기완노나메
우리 사회 돌봄노동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그러하듯, 요양보호사 업무도 누구나 할 수 있고 전문성이 필요 없는 일로 간주하면서 낮은 임금과 나쁜 노동조건을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렇다 보니 요양보호사를 구하기 어렵고, 젊은 노동자들은 이 일자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데 ‘요양보호사는 전문적인 직업인가’라는 질문에 많은 요양보호사들은 ‘그래야 한다’고 답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된 지 15년, 요양보호사들은 일에 대한 만족도에서 가장 높은 것을 ‘성취감’으로 꼽았다. 애로사항으로 건강상의 문제와 부당한 대우도 있지만,
- 소방관이 공무 수행 중 동료를 잃은 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어 고통받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공무원노조 소방본부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평택 냉동창고 화재에서 생존한 2명의 대원 중 1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2022년 1월 경기도 평택시 냉동창고 화재 진압 과정에서 소방관 5명 중 3명이 순직했는데요. 2명의 대원이 간신히 목숨을 구했지만, 이 중 한 명이 지난 19일 자살을 시도한 것입니다.-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생활가전 렌털업을 운영하는 사용자가 생산직군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해 줄 것을 노동위원회에 신청한 사건이 있었다. 산별노조가 지난 3년간 그 회사의 설치기사를 시작으로 방문점검원, 영업관리직까지 조직을 확대해 3개의 지부로 편제했다. 각 직군들은 3개 지부 공동투쟁을 통해 모든 지부가 직군별 단체협약을 체결한 상황이었다. 산별노조는 그 후 생산직까지 조직을 확대해 생산직에도 산별노조의 지회가 설립됐음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기자회견을 하는 시기 즈음 설립된 기업별노조가 생산직 직원을 집중적으로 조직하면서 산별노
‘단결’이 노동운동·노동조합·노동자계급의 궁극적 지향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노동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진보정당 문제와 관련해 “일단 단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는 외침이 호소력을 갖는 이유도 여기 있다. 한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묻지 마 단결론’은 “단결이 중요하다”라는 외침과 동어반복에 그칠 공산이 크다. “단결이 중요하니까 단결해야 한다”라는 정언명령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노동운동이 왜 분열하는지, 단결에 실패하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단순히 “의지 부족”과 “패배주의”라는 주
- 경찰이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상대로 낸 ‘국가손배’ 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조정안을 추후 제시하기로 했습니다.- 19일 오후 서울고법에서 정리해고에 맞서 파업한 쌍용차 노동자들을 상대로 국가가 제기한 손배 소송 파기환송심 1차 조정기일이 열렸는데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에 따르면 원고와 피고 모두 조정 의사를 밝혀 재판부가 강제조정 또는 화해권고 조정안을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정부가 쌍용차지부와 조합원 104명을 상대로 낸 손배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
1. 15일 대법원은 개별 조합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는 판결을 선고했다. 현대차 5건과 쌍용차 1건 등 모두 6건의 판결을 대법원 1부와 3부에서 잇따라 선고한 것인데, 이러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집권 국민의힘과 전경련 등 사용자들의 단체는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현재 국회에서 입법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과 맞물려 이번 대법원 판결이 그 입법의 정당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노동단체를 중심으로 신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그러자 고용노동부는 15일과 18일 두 차례나 보도참고자료를 내 “해당 판결은 노동조합 및 노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파업 참가 근로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수백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근로자들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는 대법원 판결이 지난 15일 선고됐다. 회사가 파업기간 동안 지출한 고정비, 매출 손실 등에 대해 파업에 참여한 근로자들과 노조의 연대책임을 막연히 인정해 왔던 종래 판결에서, 민법상 법리에 따라 파업에 참여한 근로자들의 책임을 개별적으로 심리·판단하라는 취지로서 근로자들의 책임이 상당 부분 면책 또는 제한될 여지가 열린 것이다. 전경련, 한국경총 등 사용자단체는 일제히 ‘산업현장의 불법행위를 조장하는 판결’
- 지난달 코스트코 공세점의 한 관리자가 노조 간부인 피해자의 노조 조끼를 사람들이 보는 공간에서 잡아 흔들고 끌며 물리력을 행사한 일이 있었는데요.- 코스트코는 해당 가해자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지만 사후조치는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피해자는 가해자 전보를 요구한 상황이지만 한 달이 넘는 지금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데요. 마트노조는 지난 17일 코스트코 공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매니저는 폭행과 손괴 등을 동반한 괴롭힘으로 벌금형까지 받았고 재발 우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근무 장소의 변경
웃지도, 그렇다고 울 수도 없는 상황을 한 장의 사진에 담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나는 오늘도 실패한다. 법정 앞을 기웃거리던 사진기자는 회전문 나오는 사람들 표정을 읽느라 긴장한다. 굳게 다문 입을, 옆자리 선 사람 눈매를 살핀다. 일찍 들이닥친 노안 탓인가, 보이질 않는다. 눈치껏 찍는 수밖에. 웃음이 얼마간 번지는 걸 본 누군가, 만세 포즈 요청을 했는데 화이팅에 그쳤다. 손잡고 활동가 윤지선의 통화내용을 얼핏 듣고 나서야 분위기를 파악했는데, 어라, 마냥 웃는 사람이 거기 없었다. 파기환송은 기꺼이 반길 만 한 일이
미군정과 행정관료기구남한에서 미점령권력은 1945년 9월9일 조선총독이 태평양방면 미육군총사령관 맥아더(Douglas MacArthur)의 대리인인 남조선 주둔 미군사령관 하지(John Reed Hodge) 중장에게 항복한 그 시각부터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맥아더는 이날 ‘조선 인민에게 고함’이란 포고 제1호, 제2호, 제3호를 발표했고 맥아더의 포고 제1호는 38도 이남의 모든 통치권과 행정권이 맥아더사령부의 군정하에서 시행된다는 것을 밝혔다. 따라서 인민공화국이 불법단체가 되는 것은 물론 중경에 있는 대한민국임시정부조차
- 지난 3~4월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합동단속을 한 정부가 다음달까지 2차 단속을 한다고 하는데요. “이주민 사냥과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국이주인권단체는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단속추방이라는 폭력을 중단하고 미등록 이주민의 체류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는데요. 3~4월 1차 합동단속으로 잡아들인 이주민은 7천600명가량이라고 합니다. 정부는 지난 12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2차 단속을 한다고 밝혔는데요.- 인권단체에 따르면 정부 합동단속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전·현직 총리가 맞붙은 그리스 총선에서 우파 성향 미초타키스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이 압승을 거뒀다. 조선일보는 5월23일 ‘그리스, 포퓰리즘에 두 번 속지 않았다’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와 3면을 모두 털어 ‘좌파가 거덜 낸 그리스… 12년간 구제금융 빚 갚으며 고통의 세월’이란 제목으로 대서특필했다.포퓰리즘은 좌파의 전유물이 아니다. 좌우 가릴 것 없이 포퓰리즘은 그 나라 국민들을 괴롭힌다. 필리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나 인도 모디 총리가 대표적인 우파 포퓰리스트인데도 조선일보는 그들을 포퓰리스트로 부르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