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전 충남 아산 소재 충남근로자건강센터 회의실. 주로 충청권에서 활동 중인 공공과 민간영역 노동안전보건단체 관계자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개는 이날 처음 만난 어색한 사이. 무슨 작당 모의를 하려고 소집된 자리일까. 아홉 번째 사연은 일환경건강센터와 아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충남근로자건강센터가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한 ‘공동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다.중소기업의 안전보건 모범사례를 찾아라“실습 사업장에 가시면 잘하고 있는 걸 사진으로 찍어야 해요. 문제점을 찍어 오면 안 됩
부가세를 내리겠다고요?총선에서 여당과 야당의 감세공약이 논란이다. 재정공약들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1인당 민생지원금 25만원 확대, 거점 국립대 교육비 지원, 3자녀 공공임대 제공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은 부가가치세 세율 10%에서 5%로 한시적 면세, 금융투자세 폐지, 육아휴직급여 상한을 210만원으로 인상 등을 내걸었다.모두 재정, 즉 세금이 많이 드는 정책이다. 그중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부가가치세 일부 인하 정책이다.부가가치세는 이름 그대로, 물건이나 용역 등을 만들 때 새롭게 늘어난 부에 대해 일정비율을 세금
현실주의 국제관계 이론은 대국과 소국이 평등하지 않다고 가르친다. 한미 관계가 대표적이다. 상식을 가진 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듯, 미국과 한국의 관계가 대등하다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다. 용산 대통령실을 미국이 도청했을 때, 윤석열 정권은 동맹이라며 미국에 항의조차 하지 않았다.작은 나라가 큰 나라의 눈치를 보며 심기를 맞추는 것을 옛말로 사대(事大)라 한다. 국제관계의 냉혹한 현실에서 사대는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쳐 사대주의가 되면 문제다. 사대주의란 자국보다 강한 국가나 세력에 복종하거나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이제부터 ‘깜깜이’ 기간이다. 이달 4일보다 이르게 결과를 낸 여론조사는 공표가 가능하지만, 오늘을 포함해 이후 조사한 결과는 투표가 끝나기 전까지 공표하면 공직선거법에 의해 제재받는다는 내용이다. 그러니 각 정당은 조사한 결과를 공표하지 못하고 내부 자료로만 활용해야 한다. 언론사도 이달 3일까지 조사한 결과를 반복해서 콘텐츠로 내보낼 수는 있으나, 깜깜이 기간에 조사한 결과는 개표 시작 때까지 참아야 한다.깜깜이 기간과 우리 정치이러한 깜깜이 기간을 두는 이유는 조작된 여론조사가 투표에 임박해 공표돼 유권자에게 혼동을 초래하
“이탕(최우식 분)의 판타지, 장난감(손석구 분)의 추리극, 그리고 송촌(이희준 분)의 누아르” 제작진이 뽑은 작품의 한 줄 카피다. 하지만 을 본 이들은 다 알 것이다. 한 명이 빠졌다는 걸. 바로 ‘사이드킥(조수)’ 노빈(김요한 분)이다.셜록 홈즈와 왓슨, 배트맨과 로빈처럼, 노빈은 자신이 히어로로 발굴한 이탕의 옆에서 사이드킥을 자처하는 인물이다. “저는 이게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랑 한 팀이 된다고 하면 아마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예요.”(노빈) “저한테 원하는 게 뭐예요?”(이탕) “정의
2011년 9월20일 밤 서울 강남 룸살롱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양문석씨는 방통위 규제를 받는 통신재벌 KT의 전무에게 수백만 원어치 술접대를 받았다.(한겨레 2011년 11월22일 1면) 그 자리엔 최종원 민주당 의원(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위원)도 함께했다. 국회 국정감사를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양씨는 90년대 후반 전국강사노조 위원장으로 민주노총 중집위원이었다. 성균관대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은 양 씨는 2001년 언론노조 정책위원을 시작으로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등으로 일했다. 공공미디어연구소와 미디어스 창간도 그의 작품
본지 2024년4월4일자 17면 “철도노동자가 원하는 정책1위는 ‘KTX-SRT 통합’ 기사에서 그래프 수치에 오류가 있어 바로잡습니다. 정확한 그래프는 홈페이지(labortoday.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의 주평균 노동시간은 45.0시간, 중소기업은 44.5시간으로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한국노동연구원의 2022년 조사결과다. 2016년과 비교하면 대기업 44.7시간, 중소기업 46.9시간에 비해 대-중소기업 간 격차가 축소됐다. 2021년 7월 주 52시간 상한제가 5~49명 사업장으로 확대 시행된 긍정적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한국사회는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 장시간 노동국가에 속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짧은 기간 동안 노동시간을 대폭 줄인 경험을 가지고 있다. 2003년 노동시간 단축을 위
다음 주가 벌써 총선이네. 22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뉴스는 선거 이야기로 가득 차고 있다. 그런데 왜일까? 이번 선거는 별로 재미가 없다. 선거철에는 정당과 후보자가 주장하고 약속하는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게 일반이다. 그리고 쏟아진 내용 속에서 활발한 토론을 통해 서로 합의하고 약속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형성하기도 한다. 어려운 과정이지만, 이 과정을 거칠수록 정치가 발전한다. 또한 우리 사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다수 정당과 후보자들은 서로 물어뜯는 거
지난달 22일 반갑지만 가슴 저린 업무상 재해 인정 소식을 접했다.서울남부질병판정위원회가 삼성반도체 오퍼레이터 노동자의 태아 3명에 대해 △근무 중에 다양한 생식독성 및 생식세포 변이원성 물질에 노출된 점 △과거 사업장 환경상 유해물질에 많이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점 △중대한 기형의 경우 출산에 이르지 못하고 유산에 이르는 경우가 많은데 반도체 업종 여성 근로자에게서 유산의 증가가 확인되는 점 △사무직 전환 후 태어난 아이가 건강한 점 등을 이유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2021년 5월 신청 후 3년 만의 결과이다.지난 1월1
지난해 대한민국 노동시장에서 사장님들이 노동자들의 임금을 떼먹은 총액은 약 1조8천억원이다. 2022년 임금체불 총액 약 1조3천400억원보다 약 32%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사회적 통계를 반영하듯 노동상담 분야에서도 임금체불 상담은 끊이지 않는다.한국노총이 운영하는 전국 노동상담소에서 2022년 기준 임금 미지급, 퇴직금 미지급 등 임금체불 사건은 연간 6천418건으로 전체 3만여 건의 상담 사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루에 17명 이상이 일터에서 일하고도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해 상담소의 문을 두드렸다. 민주노
이주여성은 젠더·이주·인종·출신지역·고용형태·가족형태 등 다양한 이유로 차별받고 있다. 우리 사회에 비교적 빠르게 정착 가능한 결혼이주여성에게도 차별은 낯설지 않다.원주민에게만 적용하는 호봉제, 승진의 제한, 국적 비하 같은 것이 그렇다.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결혼이주여성 4명이 정주여성에게 편지를 썼다. 기관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이자 유리천장을 함께 견디는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다. 반가워요. 저는 바양빌랙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어
우리나라의 최대의 문제 중 하나가 격차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세대, 서울과 지방의 격차 등등. 격차의 주된 지표가 임금 또는 소득인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상생 연대임금, 임금체계 개편 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한일 비교를 하다 보면, 임금격차보다 더 심한 것이 기업의 교육비 지원이다. 즉 학자금 제도의 유무와 지원액의 격차다.일본은 대기업의 기업복지(복리후생)비가 1996년 종업원 1명당 평균 2만9천495엔을 피크로 그 이후 지속 감소해 2019년 2만4천125엔으로 피크 대비 81.8%에 불과하다. 기
판정요지 두 사건 모두 고용상 성차별에 대한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사건으로 사건①의 쟁점은 차별처우의 비교대상 근로자 선정 기준 문제와 차별처우 유무 및 합리적 이유 여부다. 사건②는 승진에서 여성에게 불리한 결과 초래 여부 및 승진 평가기준의 정당성 여부에 있다.
4월3일 수요일중앙노동위원회 국제중기(부당해고) 씨제이제일제당 주식회사(부당해고) 오후 1시30분, 배재대학교 교원노동조합-학교법인 배재학당(노동쟁의 중재) 오후 2시, 주식회사 헤링스(부당해고) 송파상운 주식회사(공정대표의무 위반) 오후 2시30분, 주식회사 루닛케어(부당해고) 주식회사 케이미래산업(부당해고 및 부당전보) 오후 3시30분, 금강건설 주식회사(부당해고) 한선TP(부당해고) 오후 4시30분서울지방노동위원회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유한회사(부당해고) 호랑이 초밥 마곡(부당해고) 오후 2시, 하이리움산업 주식회사(부당해고)
대상 판정 중앙 2023 차별 15 주식회사A 차별시정 재심신청(고) [사건①]중앙 2023 차별 25, 26 병합 주식회사 C 차별시정 재심신청(고) [사건②] [사건① 개요]주식회사 A(‘사건① 사업주’ 또는 ‘사건① 회사’)는 검사, 검증, 시험 및 인증 관련 서비스업 등을 행하는 법인이며, 전국에 16개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주식회사 A에 2006년 11월6일 입사해 파트장 업무를 담당하며 근무하던 B(‘사건① 근로자’)가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신청한 2018년 11월1일자 이후 파트장에서 시험원으로 강등
나의 일, 나의 일터, 내가 살아 온 날을 기록해 보자. 전문작가의 글처럼 수려하고 논리적일 필요는 없다. 나의 삶이 꼭 성공적이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나의 삶을 기록하는 자체로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사회적기업인 협동조합 은빛기획이 노동자들과 퇴직예정자들에게 글쓰기, 자서전 쓰기를 제안한다. 지난 글에서 글쓰기에 얽힌 내 삶의 이야기를 한 편의 자전에세이로 정리해 봤다. 자전에세이·자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왜 하필 지금 ‘자서전 쓰기’인가? 무엇보다 기대 수명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자신의 삶
광주지역 대학교에는 지난해 9월 기준 4천866명의 외국인 유학생(D-2 비자 소지자)이 있다. 학생 수 감소와 지방대 폐교 사태를 놓고 볼 때 결코 작지 않은 규모다. 유학생들의 한국어 습득과 한국 생활 적응을 위해 200여명의 ‘한국어 교원’들도 종사한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없다면 존폐 위기 대학의 미래 한 축을 한국어 교원들이 담당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고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는 지난해 9월 2주 동안 광주지역 대학에 소속된 한국어 교원들의 고용형태와 노동환경 모니터링 조사
2024년 4월2일자 16면 ‘김병권의 그린컬러’ 정기 칼럼이 1월9일자 칼럼으로 잘못 게재됐기에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새 칼럼은 홈페이지(labortoday.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7개 학술·사회단체(민변·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교수노조·학술단체협의회·산업노동학회·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비정규직 정책 질의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총선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약속과 달리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거대 양당 비례위성정당이 다시 등장했다. 이번에도 정책선거는 사라지고 어김없이 진흙탕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노동 의제는 찾아보기 어렵고, 여러 거대 세력이 등장해 상대 세력을 내리깎고 자기 세력을 확대하는 데 전력을 쏟아내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