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노동자와 함께한 삶이다. 이름 앞에는 늘 ‘노동인권 변호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정치적 성향이나 사회적 위치는 중요하지 않았다. 인권을 침해당하고 뿌리 깊은 차별 문제로 고통받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그랬던 그가 정의당에 입당하며 현실정치에 뛰어들었다. 2016년 경북 경주에 출마했기에 정치 도전이 놀랄 일은 아니지만 정의당 입당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2016년에는 무소속이었다.노동인권 변호사 권영국(56·사진). 그는 “정의당이 노동중심성과 진보정당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촛불로 정권을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창당 2년차를 맞은 민중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회적 약자의 외침이 있는 곳에 달려가 함께했던 민중당이지만 늘 언론의 관심 밖 위치였다. '빨갱이'라는 낙인은 민중당의 정책이나 활동을 왜곡하고 가로막는 걸림돌이었다.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종훈(55·사진) 의원은 “신생 정당이자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을 거쳐 온 역사성이 있는 정당이면서도 정치적 살해를 당한 정당”이라고 민중당을 소개했다. 그는 “사법적폐가 드러나고 통합진보당 행정소송에 개입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됐는데
15년. 그가 노동회의소라는 화두를 던지고 지나온 시간의 길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 노사관계 틀을 바꾸지 않고서는 다가올 기술혁명에 대응할 수도,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노동회의소는 목표가 아니라 신념이고 신앙”이라고 말했다. 조직된 노동자 10%를 넘어, 전체 노동자의 90%에 육박하는 중소·영세 미조직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만 하고, 이를 위해 끝까지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의 확고한 믿음에 뒤따라오는 건 늘 실패와 좌절이었다. 2016년 직접 정치에 뛰어든 이유 중 하나도 이
"파업하고 난 뒤 이렇게 조용하고 아무 일 없기는 처음이네요. 2016년 촛불집회 이후 노동이나 노조 파업에 대한 사회 인식이 진전된 것 같습니다."철도노조 파업 이후 소감을 묻자 조상수(54·사진) 위원장은 이렇게 답했다. 노조 파업은 언제나 사회를 시끄럽게 만들었다. 2006년 KTX 승무원 정규직화를 요구했던 4일간의 파업, 2009년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성실한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진행했던 세 차례 파업,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설립에 반대했던 2013년 23일간의 철도민영화 저지파업, 박근혜 정부 성과연봉제 도입
“지난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탑골공원에서 노인들에게 떡을 돌렸는데요. 떡을 받아 가면서도 그날이 노인의 날인지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지금 노인들은 젊은 시절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제부국을 이루기 위해 애쓴 사람들인데도 사회는 그들이 겪는 어려움에 너무 무관심해요. 정부 지원도 미미하고요.”배범식(65·사진) 노후희망유니온 상임위원장은 빈곤을 비롯한 노인들이 겪는 문제들이 심각성에 비해 사회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사실상 정부가 노인들을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노후희망
“임신·출산·육아 같은 직장맘 문제는 개인이 아닌 사회의 문제입니다. 노동환경 개선과 일·생활 균형을 실현하는 과정이니까요. 직장맘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지원하면서 해법을 찾아 나갈 생각입니다.”가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동부여성발전센터에서 김지희(52·사진) 서울시 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장을 만났다. 김 센터장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지낸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올해 6월부터 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를 책임지고 있다.여성노동자 고충 '직장맘' 시기에 집중- 노동운동가 출신인데.“1995년 이 지역에서 동부
시민과 노동자의 삶을 약탈하는 ‘그들(투기자본)’이 어디서 왔고 어디로 사라지는가. 한 시민단체 활동가가 13년에 걸쳐 이들을 추적한 책을 펴냈다. 홍성준 약탈경제반대행동 사무국장이 쓴 (레인북·1만9천원·사진)이다. "어떻게 소수의 ‘그들’이 다수의 시민과 노동자를 약탈하는가"를 부제로 달았다. 10일
산업은행은 회색지대에 서 있는 금융기관이다. 산업 육성이라는 공적인 역할을 한다는 이유로 하나부터 열까지 외부의 간섭을 받으면서도 일반은행과 경쟁해 수익을 내야 한다. 정부의 산업정책에 의해 경영 방향이 정해진다. 그러면서도 실적이 저조하면 수시로 책임을 추궁받는다. 산업은행 노사 스스로가 기관의 운영방향과 노동조건을 정하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김대업(51·사진)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이 ‘자율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산업은행 본점 인근 한 카페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 최
동시집 을 펴낸 정세훈(64) 시인이 (푸른사상·1만6천원·사진)라는 제목의 산문집을 출간했다. 25일 출판사 푸른사상에 따르면 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17세 나이에 노동현장에 뛰어들어 열악한 환경에서도 시를 향한 열망을 놓지 않은 시인 자신의 삶
426일간 이어진 파인텍 고공농성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극단 '전화벨이 울린다'는 27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우소극장에서 를 공연한다고 23일 밝혔다. 는 올해 1월 노사협상 타결로 마무리된 파인텍 굴뚝농성을 모티브로 한다. 하지만 무대에 굴뚝농성을 한 노동자는 등장하지 않는다
기업 노사관계 실무자가 활용할 수 있는 노동조합 업무처리를 위한 실무서적이 나왔다. 정봉수 공인노무사(강남노무법인)가 최근 (사진·강남노무법인·값 3만원)을 펴냈다. 필자가 15년간 노무사 업무를 하면서 경험했던 집단적 노사관계 분야를 정리했다. 책은 7장으로 구성돼 있다. 1~6장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퇴임하고 나면 월급을 못 받고 연금을 받잖아요. 수입이 줄어드는 대신 시간은 많이 남을 거라는 기대에 부풀었죠. 그런데 막상 퇴임하고 나니 그렇지도 않습니다. 수입이 떨어진 건 확실한데 시간이 남지는 않아요.”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사무실에서 만난 조돈문(65·사진)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사장. 지난달 31일자로 가톨릭대
독일은 한때 ‘유럽의 병자’로 불렸다. 1990년 통일 특수도 잠시, 곧 ‘잃어버린 10년’을 맞았다. 독일은 2000년대 초반 실업률이 10%를 넘어섰고 2005년 11.7%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그 뒤 점점 줄어들더니 올해 3월 3.5%를 기록했다. 독일은 2017년 시장조사기관 GfK(Growth from Knowledge)가 발표한 국가브랜드 지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이런 독일의 힘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어떻게 이런 ‘일자리 혁명’이 가능했던 것일까. 이상호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전문위원은 최근 펴낸
“노동자를 대표해서 서울시의회에 왔다고 생각한다. 노동자를 위한 성과를 만들 것이다. 노동이 존중받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자세로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겠다.”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이광호(57·사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을 만났다. 이 의원은 택시노동자 출신으로 지난해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로 서울시의원에 당선했다. 현재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노동부대표다. 고용노동을 다루는 기획경제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다.택시노동자, 서울시의회 들어가다- 노동운동을 하다가 서울시의회에 입성했는
"현대·기아자동차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면 '아직도?'라거나 '또?'라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현대·기아차가 특별채용을 하고 있으니, 해결된 게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김수억(44·사진) 금속노조 기아차비정규직지회장이 핏기 없는 얼굴로 씁쓸하게 웃었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 천막농성장에서 만난 김 지회장은 이날로 19일째 곡기를 끊고 있다. 누군가는 "끝난 거 아니었냐"고 묻는, 현대·기아차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촉구하면서다.10개월 만에 다시
KEB하나은행의 노사관계가 돌아 돌아 원점으로 회귀 중이다. 2017년 1월 옛 외환은행 노동자들과 옛 하나은행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금융노조 KEB하나은행지부가 출범했다. 출범 후 전임자 발령 문제와 직전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부당노동행위 혐의 고소·고발을 놓고 노사가 맞붙었다. 양측은 직원 사이의 화학적 결속을 다지기 위해 인사제도 통합에 발 벗고 나섰다. 수개월의 진통 끝에 한 차례 부결을 거쳐 올해 1월 노사가 마련한 통합안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했다. 1기 통합집행부의 마지막해가 조용히 흘러가나 싶었는데, 은행이 최근 단행
영남대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옥상에는 해고노동자 2명이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박문진(58·사진 오른쪽)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과 송영숙(43)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이다. 한여름 땡볕이 쏟아지는 옥상은 70미터를 넘는 높이다. 건물 벽에는 ‘기획탄압 진상조사’ ‘해고자 원직복직’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나부꼈다. 영남대의료원 본관 로비에 차려진
북한에도 노동법이 있을까. 노동자가 일하다 다치면 누가 보상해 줄까. 여성노동자 모성보호나 일·가정 양립 수준은 어떨까. 지난해 4·27 판문점선언 뒤 남북관계가 호전하면서 북녁에 대한 국민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북쪽을 소개하는 출판물도 잇따라 발간되고 있다. 최근 나온 (사진·사람과사상·2만원
지난해 1월 IT 회사에 다니던 한 웹디자이너가 입사 2년8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회사와 포괄임금 근로계약을 맺었는데 매달 연장근로 69시간(주당 15.9시간)과 밤 10시 이후 야간근로를 29시간으로 정했다. 고인은 2015년 5월부터 사망 직전인 2017년 12월까지 주 12시간 이상 연장근로한 주가 46주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이런 살인적인 노동시간에 시달리던 고인은 우울증이 악화됐고 휴직 뒤 돌아왔어도 밀린 업무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과로사 직면하고 해결 도모한 일본 경험이는 비단 우리
서대문구에 사는 청소년 네 명이 라디오 진행자가 됐다. 웃고 떠들며 자주 가는 마을 맛집을 청취자에게 알린다. 구의원을 만나 학생인권 문제를 놓고 토론도 한다. 가재울라듸오 ‘2교시 마을영역’이라는 코너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가재울라듸오는 서대문구 주민들이 방송 제작에 직접 참여하고 듣는 마을공동체 라디오다. 동네 주민총회를 생중계하고 구의회 회의록을 낭송하는 코너도 있다.166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지난 5월 방송통신공공성 강화와 나쁜 인수합병 반대 공동행동을 출범했다. 통신대기업의 케이블방송 인수합병이 본격화하자 만든 연대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