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육현장의 현실이 연일 화두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의 일이다. 사건 이후 현재까지 시위를 계속하고 있는 교사단체와 일선 교사들이 SNS를 통해 밝히는 교육 현장의 현실은 처참하고 경악스럽다.그래도 한 젊은이의 죽음이 어떤 변화라도 가져오지 않을까 했지만, 사건 발생 초기 주무부처가 내놓은 정책 대안은 기껏 ‘교사들에 대한 연수 강화’였다. ‘학생 인권 증진이 교권 붕괴의 원인이다’는 전통적인 발언도 역시 빠지지는 않았으나, ‘종북 주사파가 추진한 대국민 붕괴 시나리오’라는 대통령실의 발표 앞에서 완전
1945년 8월15일 일본 천황이 종전을 선언했지만, 전쟁이 끝난 건 아니었다. 만주와 조선반도에서는 소련군에 대항하는 일본군의 전투가 계속됐다. 8월15일 일본군이 전투 행위를 멈춘 대상은 미국군과 영국군이었다.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받아들인 이유를 미국이 투하한 두 발의 원자폭탄에서 찾는 이가 많지만, 재일 조선인을 포함해 20만명을 대량살상한 원폭이 일제를 항복하게 만든 진짜 이유는 아니었다. 사료는 일제 항복의 진짜 이유가 소련군의 참전이었음을 분명히 한다.소련군의 대일 참전은 1945년 2월 얄타회담에서 결정됐다. 루즈벨트와
일본인 소유였던 동양방적공사는 군정 실시와 함께 귀속업체로 구분돼 소유권은 물론 그 운영도 미군정이 직접 전담한 이른바 군정 관리업체였다. 동양방적 인천공장 노동자들은 섬유노조 동양방적인천공장분회를 결성했는데 이는 당시 인천지역 내 대표적인 전평 산하 조직이다.동양방적 노동쟁의는 노동자들이 1946년 5월 노동절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집단적으로 결근하자 회사가 휴일인 5월5일 대체근무를 하라고 지시하면서 발생했다. 노동자들이 지시에 불복해 쟁의행위를 했는데, 회사는 조합이 태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임원을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이들
1982년 8월 처음 덕유산에 갔다. 고1 친구 10여명이 텐트를 치고 10박11일을 무주구천동 계곡에서 보냈다. 스카우트 지도교사였던 수학 선생님 인솔하에 당시 거기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잼버리에 참가했다. 낮에는 더웠지만 그래도 덕유산자락에 자리 잡은 야영장은 해만 지면 시원했다. 계곡 물에 몸을 담그면 5분을 버티기 힘들 만큼 추웠다. 대만·일본 등에서 온 외국 학생들과 모닥불 피워 놓고 밤새 수다를 떨었다.이동식 화장실도 변변치 않았고, 음식도 모두 자급자족했지만 41년 전 잼버리에 참가한 학생 1만1천명 중 누구도 온열질환에
최근 지역의 단위노동조합에서는 회사측과 정년연장을 논의하고 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사관계의 기준이 되는 현대차를 비롯한 대기업 노사 단체협약을 두고 보자는 사업주들이 많은데 이들 역시 정년연장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법원에서 육체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보던 기존의 시각을 변경하고 정부가 정년연장 필요성을 제시했음에도 대다수 기업에서는 법적 정년인 60세를 초과해 정년을 설정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미래에 대한 노동자의 불안감과 정부의 정책적 필요로 정년연장 논의가 급부상했다. 국민연금의 수급 개시 연령인 만 65세와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쏘아 올린 이른바 ‘시럽급여’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실직으로부터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받아야 할 노동자를 ‘놀고먹는 백수들’로 둔갑시켜 버린 고용보험 ‘제도개선’ 논의가 노리는 바는 분명해 보인다. 현재보다 더 적은 실업급여를 더 받기 어렵게 만들겠다는 것이다.필자는 2018년, 고용보험위원회가 꾸린 제도개선 전문가TF에 참여한 적이 있다. 당시 TF에 참여했던 전문가·공무원 중 실제로 실업급여를 받아 본 경험자는 필자가 유일했다. 필자는 대학의 비정규 교수, 즉 ‘시간강사’가 실업을 반복 경험하면서도
A씨는 육아휴직 복귀 후 매니저에서 영업담당으로 두 단계 강등된 인사발령을 받았다. 지난해 7월 대법원은 A씨에 대한 전보발령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해당 사건을 고등법원에 파기환송했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7두76005 판결). 파기환송심(서울고법 2023. 4. 14. 선고 2022누49764 판결) 역시 A씨의 육아휴직 전후의 업무는 ‘같은 업무’에 해당하지 않고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로도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판결은 대법원이 육아휴직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판단하는 첫 번째 기준을
위드유 서울직장성희롱성폭력예방센터(위드유센터)가 8월31일이면 문을 닫는다. 위드유센터는 서울 시민이 안전하고 성평등하게 일할 수 있도록 기업의 성희롱·성폭력 예방체계 구축을 돕고 직장내 성희롱 사건 대응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미투 운동의 영향을 받아 2020년 6월 설립했다. 성평등한 안심일터를 만들기 위한 ‘성희롱 예방교육’과 ‘컨설팅’ 지원, 피해지원 기반 강화를 위한 ‘사건처리와 ‘법률동행’ 지원, 성평등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시민·기업 대상 인식개선 캠페인’과 ‘아카이브를 통한 정보제공’을 해 왔다.보도된 바와 같이 서울
1. 뜨거운 날이다. 무더위에 하는 일 없이 짜증 나는 이 하기휴가 기간에 나는 칼럼을 쓰겠다고 노동 관련 뉴스를 검색하다가 이른바 MZ노조가 노란봉투법에 찬성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지난달 25일 매일노동뉴스에서 “정부 ‘MZ노조’로 밀던 새로고침협의회 노란봉투법 찬성”이란 제목으로 내보낸 기사였다.MZ노조라니. 노동자의 자유와 권리를 위해서 활동해야 하는 노동자단결체인 노동조합에 대해서, 어떻게 세대를 달리해 성격이 다를 수 있다고 ‘MZ’라는 것인지 아직도 나는 모르겠다. ‘MZ노조’라고 한다면, 그에 대해 MZ세대보다 나이 많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 ○○○인데 기억하시겠어요?” 벌써 몇 년이 지났지만 기억나고 말고. “당연하죠, 잘 지내셨어요? 웬 일로 제게 전화를 다 주셨을까?” 딸(편의상 A라 하자)이 해고됐는데, 궁금한 게 있어서 내가 생각났다고 했다. 잠깐의 안부를 묻고, 상담은 A와 직접 하는 것이 나으니 직접 전화 달라고 했다. 잠시 후 전화가 왔다. 사장 험담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돼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는데, 회사에서 다시 출근하라고 하니 어찌해야 하냐는 내용이다. 사장 험담으로 해고. 엇, 이거 내가 상담했던 사건
지난 5월 말 경찰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를 곤봉으로 직접 타격했다. 경찰의 명백한 인권유린 사건이었다. 이번 사태는 경찰의 강경진압도 문제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가 사용자의 불법을 용인하고 방치한 결과라는 점이다. 광양 유혈사태는 사측의 불법과 정부의 용인이 만들어 낸 참극이다.사건 발단은 2017년 성암산업에서 시작됐다. 200여명이 근무하고 있던 성암산업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하청업체로서 광양제철소 내에서 원자재 및 완성품을 운송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2017년 10월 갑자기 경영진은 적자를 이유로 성
박영수 전 특검이 지난 3일 구속됐다. 대장동 개발 비리와 관련해 ‘50억 클럽’의 한 사람으로 지목돼 수사받아 온 지 1년 반 만이다. 휴대폰을 망치로 부순 것이 결정적 이유라나? 박영수 전 특검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로서 이재용과 박근혜를 구속시켜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2021년 8월 가짜 수산업자로부터 포르쉐 승용차를 무상 제공받은 비리에 연루돼 사퇴하면서 명성에 먹칠을 했다. 그러더니 마침내 “단군 이래 최대 비리”라는 대장동 사건에 연루돼 유치장에 갇혔다. “사람 팔자 새옹지마”라는 옛말이 떠오르지 않을 수
비울까, 채울까사찰 오르는 계곡에 사람이 가득했다. 더위가 사찰의 계곡에 사람을 모이게 한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찾았던 삼보(三寶)사찰 중 하나에 여름휴가를 핑계로 다시 갔다. 일행은 삼보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불, 법, 승’이다. 부처님의 몸에 해당하는 진신(眞身) 사리, 불경, 그리고 내공 깊은 스님이다.윤회를 종교적 믿음으로 본다면 살았다가 죽었다를 반복하는 전생과 이생이 어쩌고 저쩌구 하는 것이지만, 진리 탐구로 본다면 길흉화복이 돌고 도는 인생과 역동적 변화가 이어지는 세상에 관한 이치다. 그러니 불행하다고 좌절할 것도
땡볕 아래 가만히 서 있는 것조차 힘든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낮 최고 기온 33도로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지난 6월19일,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쇼핑카트 관리 업무를 하던 노동자 김동호씨(29세)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사망했다. 김씨가 계산원에서 주차장 카트 관리로 업무가 바뀐 지 2주가 되던 날이다. 김씨의 최초 사망진단서에는 ‘폐색전증’만이 사망원인으로 기재됐다가 추가로 발급된 사망진단서에서 ‘온열에 의한 과도한 탈수’가 명시돼 사측의 산재은폐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김씨는 사망 전 3일간 하루 평균 22킬로미터를 움직였다
일하다 죽었다는 소식은 늘 안타깝다. 감전돼 죽거나, 깔려 죽거나, 물체에 맞아 죽거나, 떨어져 죽는 일들은 수도 없었다. 이번에는 한 젊은 교사가 자신의 일터, 교실에서 목숨을 끊었다. 교사의 죽음엔 일부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이 있었단다. 동료교사들은 망자가 근무했던 학교에 근조화환과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학교는 추모 행렬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아스팔트에서 교사의 안전과 노동권을 지켜 달라는 호소로 이어졌다.교직에 종사하는 친구에게 여러 얘기를 들었다. 근무 외 시간이든,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서이초등학교 24세 교사는 학부모들의 극성민원에 시달리다 고통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학부모들의 민원을 전체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학교는 선생님의 죽음이 학교 책임이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이야기한다. 자신이 희망하는 부서에서 일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스템을 다뤄야 하는 정부 책임자는 일선 교사들의 고통은 방관한 채 “학생인권 신장이 교사의 죽음을 불렀다”고 망언을 뱉어 내고 있다. 과거 야만의 학교에서 교사의 ‘권위'를 위장한 ‘폭력’을 배제하기 위해 학생으로서 인간의 권리를 규정하기 위해
통계청이 지난달 25일 ‘2023년 5월 경제활동인구 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거의 모든 언론이 다음날 이를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14면에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 60% 돌파 … 73세까지 근로 희망”이란 제목으로, 한겨레도 14면에 “고령층 68% ‘73살까지 일하고 싶어’ … 평균퇴직은 49.3살”이란 제목으로 비슷하게 보도했다.경제활동을 하는 55세 이상 우리나라 고령층은 73세까지 일하기를 희망하지만, 이들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50세쯤에 직장에서 밀려나 퇴직한다. 일하길 희망하는 나이와 퇴직하는 나이 사
지난달 30일 국내 언론이 우리나라 전문의 급여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고 보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병원에 고용돼 월급을 받는 봉직의(페이닥터)의 임금은 구매력 평가(PPP) 기준 미국 달러 환율로 표시할 경우 19만2천749달러로 자료를 제출한 28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한국 다음으로 의사 급여가 높은 나라는 네덜란드(19만1천482달러)였고, 3위는 독일(18만7천715달러)이었다. 한편 사업소득으로 집계하는 개원의 보수는 7개국에서 자료를 제출했는데 한국은 29만8천800달러로
무더위가 심각해지고 있다. 연일 30도를 넘는 무더위에 다들 지치고 힘들다. 또다시 무더위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생각한다. 실외에서 일하는 건설노동자들, 에어컨도 없는 실내에서 일하는 물류센터 노동자들, 그리고 열을 다루는 제조업의 노동자들, 거리에서 배달을 해야 하는 라이더나 택배노동자들 모두에게 힘든 계절이다. 우리 사회는 폭염으로 인한 노동자의 사망 소식이 들릴 때마다 잠깐 관심을 갖다가 무더위가 가시면 잊어버린다.무더위가 몰아닥칠 때에는 물·그늘·휴식을 보장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당초 실외작업자가 아닌 실내에서 무더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20일 ‘범정부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건설현장의 불법·부당행위 근절은 건설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보고했다.국토부는 후속조치로 같은달 28일 ‘건설기계 조종사의 국가 기술자격 행정처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3월10일 조종사의 성실의무 위반에 대한 판단기준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발표에 따라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에 대한 면허정지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런데 면허정지 사유를 보면 오히려 건설사의 위법행위가 확인된다.첫 번째 사유는 출퇴근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