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 본회의가 열린다. 2022년 7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이 상정됐지만, 올해 2월에서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고, 3개월 후인 5월24일에 환노위에서 본회의 직회부를 의결했다. 6월30일 국회 본회의 부의 투표가 가결됐다. 그런데 7월 국회에서도, 8월 국회에서도, 그리고 9월 국회에서도 노조법 2·3조 개정안은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다. 10월6일 열리는 본회의에서도 통과되지 못하면 아마
대법원이 지난해 7월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포스코 소속 노동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뒤 다수의 사내협력업체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추가로 가입했다. 포스코를 상대로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을 제기했다.자본도 대응에 나섰다. 동후, 포에이스, 포스플레이트, 창영산업…. 최근에 내가 금속노조(조합원)를 대리해 부당노동행위 등 구제신청 사건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인 회사들이다. 모두 원청 포스코의 사내협력업체들인데, 마치 유행처럼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한 사내협력업체는 조합원이 보안규정을 위반해 소송에 사용할 증거를 수집했다는 이유로
독립한 집을 예쁘게 꾸미고 엄마에게 카톡으로 사진을 몇 장 보냈다. 사진을 본 엄마가 답장했다. “너 집이라고 깨끗하게 사네.” 주말에 부모님 집에 갔을 때와 잠깐 부모님 집에 들어가 살 때를 생각해 봤다. 나는 가사노동을 하기 싫어했고 실제로도 잘 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집안일은 귀찮으니까. 안 하고 쉬는 게 몸이 편하니까. “오늘도 일 힘들었다”고 말하면 이해해 주니까. 결정적인 이유는, 내가 집안일을 하지 않아도 언제든 나 대신 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마음과 몸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 자료를 분
A씨는 스키장에서 일한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로 고객의 발길이 뜸했지만, 상황이 완화되자 고객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몰려왔다. 문제는 스키장은 언제나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당초 빠듯하게 계획한 인력충원 계획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자 A씨의 상사는 A씨에게 일단 연장근로를 하라고 지시하면서 기존과 같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 상사는 실제 A씨가 올린 연장근로수당 청구를 그대로 승인했다.그러나 회사는 그 지급을 거부했다. 먼저 회사는 A씨에게 연장근로 사실을 증명하라고 했다. 아울러 A
1. “5일 근무하는데 부당하다고요.” 임금 40%를 삭감당한 노동자의 항의였다. 3일 근무해야 하는데 회사가 임금체불했다고 체불임금을 지급해 달라고 청구해야 했다고 내게 핏대를 올렸다. 바짝 열받은 전화는 30분이 넘었는데 끊어질 줄 몰랐다. 정년을 몇 년 앞두고 임금피크제로 임금이 대폭 삭감된 그는 임금피크제는 무효라고 주장하는 소송이었으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 했다. 젊은 애들 처지를 잘 알기에 자신은 임금피크제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소송이었다면 참여하지 않았을 거라고 말했다. 도대체가 무슨 말을 하는 거냐고 묻고 이해시킬까
2019년 처음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나에게 주어진 한 대의 전화기는 나의 전부였다. 전화기 너머의 수많은 ‘나’들은 주로 직장내 성희롱 피해자의 괴로움을 이야기했지만, 때때로 인생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하기도, 언젠가는 세상에 대한 원망을 쏟아내기도 하면서 나는 그들과 함께 성장했다. 이렇게 수많은 목소리와 나의 마음이 만나는 이곳은 고용평등상담실이다. 물론 그 수많은 삶의 무게에 짓눌려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래도 나에게는 힘든 일이 아니라며 스스로를 위로할 때도 있었다. 피해자를 원망하던 날들이 있었고, 그 안에서 자책
맞벌이 가구는 늘고, 늙어가는 속도는 빨라지는 등 인구와 가구 구조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구 내 비시장 노동을 대신하는 가사서비스도 활성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사서비스 결제금액은 2017년 기준 7조5천억원에서 2019년에는 2017년보다 214%가 증가했다고 한다(2022 서울연구원). 가사서비스에 대한 결제금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간 일부 계층에서만 이용됐던 가사서비스가 사회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보편적 서비스로 자리 잡아 가고 있으며, 가사서비스 수요를 맞추기 위한 공급 역시 증가
헌법 11조1항은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국가에게 이를 보장하고 실현할 의무를 부과한다. 또한 위 헌법 정신에 따라 마련된 근로기준법은 1953년 제정시부터 6조에서 균등대우원칙을 마련했다. 이렇게 근로 영역에서 차별금지 원칙이 법률에 의해 반복돼 확인되고 있는데도 법원이 차별을 인정한 사례는 극히 드문 이유는 뭘까.대법원은 지난 21일 근로기준법 6조의 판단기준을 담은 첫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했다. 이 사건의 원고들은 각 지역의
미국 헌법에는 정당과 관련한 규정이 없으며, 연방 법률에도 정당 관련 규정은 없다. 미국은 1939년 제정된 ‘악성정치활동금지법’(An Act to Prevent Pernicious Political Activities)을 통해 연방정부 행정부 공무원들의 정치활동을 취급한다. 이 법은 당시 법안을 제안한 상원의원 칼 해치(Carl Hatch)의 이름을 따 해치법(Hatch Act)으로도 불리며, 가장 최근의 개정은 2012년 이뤄졌다.이 법은 엽관제의 부패와 폐해를 바로잡아 정치를 정화하기 위한 것으로, 이 법에서 말하는 정치행위의
이승만 정권 시기의 노동운동과 노동법 평가에서 이승만 정권기에 일어난 1950년 한국전쟁의 의미를 빼놓을 수 없다. 이 문제는 이승만 정권에게 ‘한국전쟁’이란 어떤 정치적 의미인가의 문제인데 두 가지의 의미를 함축한다고 생각한다.위기에 직면한 이승만 정권이 꺼낸 카드하나는 이승만과 친일·보수지배 권력의 ‘위기’로서의 정치적 의미이다. 한국전쟁시 이승만 정권은 한국전쟁에 대응할 주체적 힘이 전혀 없었다. 전쟁시 위험을 그대로 국민에게 방치한 채 자기만 서울을 탈출했다. 이후 반공이데올로기를 앞세워 ‘보도연맹사건’ ‘국민방위군 사건’
8월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균용 판사를 대법원장에 지명하자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장애인인권디딤돌상을 수상했고, 노동자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적 약자 인권 신장에 앞장선 신망 있는 법관”이라고 했다.이 칭찬을 팩트체크한 언론은 한국일보였다. 그 결과 칭찬은 ‘엉터리’였다. 한국일보는 9월13일 8면에 “대통령실 이 후보자, 노동권 보호 강조, 실제론 산재 근로자 승소율 평균에 그쳐”라는 기사를 썼다.한국일보는 대법원 판결문 제공 시스템 등에서 이 후보자가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서울고법 행정2부장 판사로 처리했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한국노총 법률원 지역상담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을 비롯해 일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밥벌이의 고단함을 토로했다. 처음 접해보는 다양한 노동분쟁 사안에 효과적인 답변을 못 해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그럴 때마다 내가 항상 전화를 걸어 자문하는 사람이 손민숙 한국노총 경기상담소장이었다. 차분하게 쟁점 사항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조언함은 물론 “더 열심히 공부하라”고 격려하던 그는 한국노총 상담 활동가들의 든든한 멘토였다.그런 그가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났다. 생의
지난달, 미국 재무부가 ‘노동조합과 중산층(Labor Unions and the Middle Class)’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1950년대 이래로 노동조합이 미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영향을 소득, 사회복지, 불평등, 생산성 등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살피고 있다.보고서에 따르면 노조 조합원은 비조합원에 비해 평균적으로 10~15% 임금을 더 받고 있다. 또한 사회보험이 취약한 미국에서는 노조가 쟁취하는 부가급여 혜택이 의료보험 등을 보충하는 역할도 한다.보고서는 이러한 조합원의 소득 증가가 조합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출근이 꼭 필요할까? 이 회의는 꼭 해야 할까? 코로나19는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했다.코로나19가 던진 또 하나의 의문은 항공운수사업이 필수공익사업에 해당하느냐다. 필수공익사업에서 쟁의행위시 노동조합은 필수유지업무 인원유지비율을 준수해야 하고, 회사는 사업과 무관한 자로 대체근로 투입이 가능하다. 노동위원회는 항공운수사업에서 국제선 80%, 제주선 70%, 국내선 50%의 필수유지업무 인원유지비율을 결정하고 있다. 대체근로 투입까지 고려하면 이는 사실상 쟁의행위를 금지해 노동 3권을 침해하는 것이
“① 모든 도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니며, 기본적 인권을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 - 충청남도 인권 기본 조례 제5조(도민의 권리 및 협력)“이 조례는 대한민국헌법 제31조, 유엔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교육기본법 제12조, 제13조, 초·중등교육법 제18조의4, 유아교육법 제21조의2 제1항의 규정에 따라 학생인권을 보장함으로써 모든 학생이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며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충청남도 학생인권 조례 제1조(목적)‘충청남도 인권 기본 조례’와 ‘
1.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잠정합의했다. 이 칼럼이 게재된 18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가 나왔을 테지만 내 관심은 가결 여부에 있지 않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기본급 11만1천원 인상과 기술직(생산직) 800명 추가 신규채용, 이에 더해 2022년 경영실적 성과급 300%+800만원, 2023년 하반기 사업목표 달성 격려금 100% 등 지급하기로 했고, 국내 공장을 중장기 미래사업 핵심 제조기지로 전환하기 위한 ‘노사 미래 동반 성장을 위한 특별협약’을 체결했다. 정년연장과 관련해선 내년 상반기까
국제사무금융IT노조연합(UNI Global Union)의 세계총회 참석차 필라델피아에 다녀왔다. UNI에는 전 세계 150개국 약 2천만명의 금융·보건의료·언론·IT·우정·청소·간병 노동자들과 프로 운동선수들이 가입해 있다. 본조 사무소는 스위스 니옹에 있으며 유럽과 미주, 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UNI는 2021년 현재 유수의 다국적 기업들과 50개 이상의 글로벌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한국 내 가맹조직은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와 의료노련, 우정노조와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 서비스연맹, 사무금융노
지난 7월 서울의 서이초등학교에서 사회초년생의 신입 교사가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신입 교사의 죽음은 ‘교권 붕괴’‘공교육의 죽음’이라 불리며 대한민국의 심각한 교권 침해 실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사회적 참사로, 많은 국민들이 비통하고 애통해한 사건이다.그런데 8월 말경 “9월4일 교육부의 징계 예고에 대한 학생, 학부모, 일반시민의 의견 수렴”이라는 설문조사를 통해, 교육부가 9월4일 서이초 신입 교사의 49제에 참석하기 위해 연가·병가를 사용하는 교사들을 해임·징계하겠다 발표한
그게 바다 괴물이었구나고교 시절 늑대처럼 서로 물고 뜯는 자연상태를 넘어서기 위해 국가를 만들었다고 배웠다. 홉스라는 학자는 국가를 리바이어던에 비유했다. 리바이어던이 뭔지 사회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것 같은데 가물가물했다. 나중에야 바다 괴물이란 걸 알았다. 질서와 평화를 준다는 국가를 왜 괴물에 비유했을까.그걸 깨우친 곳은 교실이 아닌 현실이었다. 초등학교에 등교할 때마다 손을 가슴에 얹고 태극기를 향해 충성을 맹세했다. 반공 궐기대회에 동원된 우리는 “무찌르자 공산당, 찢어 죽이자 김일성”을 외쳤다. 독재가 뭔지 모르고 추앙하
우리 헌법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헌법 84조)고 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제외하면 재직 중 재판에 회부될 일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재직 중이라도 수사는 가능하다. 대통령 자격이 종료되면 언제든 기소될 수 있고, 재직기간 동안 공소시효 또한 중단된다.지난 7월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해병대 1사단 채수근 상병이 집중호우로 인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대민지원 홍보를 위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