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지역 민영방송사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한 김명호(가명)씨는 요즘 ‘번아웃 증후군’에 빠진 것은 아닌지 생각하곤 한다. 번아웃은 체력적·심리적으로 기력을 완전히 소진한 상태를 가리키는 심리학 용어다. 방송사 편성팀에서 일하는 그는 3년 전부터 MD(Master Director·방송국 송출업무 책임자) 업무를 함께하고 있다. 편성 PD인 그는 같은 편성제작국에 속한 MD 4명이 번갈아 연차휴가를 쓸 때마다 대체근무자로 투입된다. 지난해에는 100일 가까이나 MD로 일했다. 업무 과중에 시달리며 ‘번아웃’을 호소한 김씨는
“노회찬 의원이 자주 방문한 27곳의 음식점을 다룹니다. 안 다룬 곳이 훨씬 더 많습니다. 책이 곧 3쇄를 찍게 됩니다. 2탄, 3탄 하고 싶습니다, 하하.” 저자 이인우 작가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노회찬재단에서 열린 노회찬재단 방문의 날 - ‘노회찬의 삶과 꿈’ 행사에서 한 말이다.은 미식가였던 노 의원의 맛집을 소개하는 책이다. 과거 노 의원과 맛집에 함께 들락거린 지인들과 맛집을 방문하며 그와의 추억을 회고하고 있다. 노 의원의 맛집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의 일대기가 그려
교원노조운동 지형이 달라지고 있다. 교사노조연맹이 지난달 29일 한국노총에 가입했다. 교사노조연맹을 만든 사람들은 전교조 출신들이다. 이들은 ‘분권형 노조 연합체’라는 새로운 모델을 들고 나왔다. 노조활동 방식도 기존 노조와는 여러모로 다르다.지난 30일 오후 가 김용서(57·사진) 연맹 위원장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 위치한 연맹 사무실에서 만났다. 체육교사인 김 위원장 이력은 독특하다. 84학번인 그는 1987년 고문으로 숨진 박종철 열사와 같은 동아리에서 학생운동을 했다. 6월 항쟁 이후 울산 현대자동차 하청
“‘인국공 사태’를 이야기할 때마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찍힌 이 사진이 소환됩니다. 언론에서 불쑥, 지난해 국정감사장에서도 불쑥 나왔죠. 그때마다 스트레스입니다. 당시 생각이 나서요. 지금은 무직자 아닙니까.”송군섭(53·사진)씨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찍힌 사진을 보자 한 말이다. 문 대통령이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며 인천공항에 방문했을 때 송씨는 그 자리에 참석해 바로 옆에서 그 약속을 들었다. 사진에는 약속을 들은 직후 웃고 있는 송군섭씨의 모습이 있다.그는 지금 직장이 없다. 16년간 인천국제공항에서 소방직으로 일해 온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새롭게 펼쳐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임기는 1년도 채 남지 않았고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새롭게 등판했다. 미중 간 경쟁과 갈등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 못지않다.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남북과 북미 간 대화는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와 대화로 북한에 접근하겠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마지막 도전을 시사했다.갈림길에 선 한반도 운명 앞에서 민간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평화·통일운동단
“저한테 딱 맞는 직장인 것 같아요.”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요원인 강지현(36)씨는 “어느새 17년이나 됐다”며 지난날을 꼽았다. 2004년에 들어온 첫 직장을 이리 오래 다닐 줄 몰랐다. 대학에 합격했지만 빨리 취업하고 싶어 찾게 된 곳이 인천국제공항이었다.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외국인을 만나고 싶었던 강씨는 공항이라는 공간에 끌렸다. 호기심에 일을 시작했다.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는 소중해졌고,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자부심도 커졌다. 이 일을 천직으로 여기게 됐다. 강씨는 “바쁠 때보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승객이 없는
정명선(54·사진)씨를 만난 곳은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 있는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환경지회 사무실이었다. 세 평 남짓한 사무실 앞에 걸려 있는 ‘청소물품창고’라는 문패에 눈길이 갔다.공항을 청소하는 일이 부끄러웠던 적도 있었다. 정씨는 2008년 공항에 발을 들여놨다. 인천공항 환경미화원들이 그가 일하던 식당에 우연히 들렀다. 마침 직장을 찾던 정명선씨에게 공항에 일자리가 있다는 얘기를 해 줬다. 40대 초반의 나이에 어디 취업할 곳도 마땅치 않아서 후배 식당 일을 도와주고 있던 터였다. 엉겁결에 받아 든 작업복이 어색하게
최근 에는 산업재해 처리 지연을 비판하고 반박하는 기고가 연이어 실었다. 권동희 공인노무사(법률사무소 일과사람)가 공개적으로 던진 질문에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이 직접 해명하는 기고문을 보냈고, 또다시 노동계의 반론이 이어졌다. 금속노조는 문제 개선을 요구하며 근로복지공단 앞에 천막을 차린 상태다.관련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산재와 관련한 논의를 풍부히 하기 위해 이번에는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김종섭(54·사진) 근로복지공단노조 위원장을 만났다. 산재업무를 직접 처리하는 노동자들
민주일반연맹(위원장 김유진)이 6월25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파업을 선포한다. 4만5천여명의 조합원 중 5천여명은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나머지 4만여명은 조합원 교육이나 수련회를 개최하고 연차를 쓰는 등 하루 일손을 놓는 방식으로 파업에 참여한다.연맹은 공공운수노조·서비스연맹과 함께 7월3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동파업에 참여한다. 올해 11월로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에도 함께한다. 그럼에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동파업 1주일 전 독자적으로 파업에 들어가는 이유를 김유진(50·사진) 위원장을 만나 물었다. 인터뷰는 지난 18일 오전
전국 최초의 소방공무원 노조가 출범했다.지난해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며 소방공무원도 노조설립이 가능해졌다. 공노총과 공무원노조, 한국노총이 각각 소방공무원 노조 조직화에 나섰다. 이중 한국노총 소속의 소방안전공무원노조가 지난 3일 경기도 여주 한국노총 중앙교육원에서 설립총회를 열고 처음으로 소방공무원 노조 탄생을 알렸다.가 3일 설립총회 전 홍순탁(56·사진) 소방안전공무원노조 위원장을 한국노총 중앙교육원에서 만났다. 강원도 원주에서 근무하고 있는
■ 임명△청주캠퍼스 지역대학장 이한복 △아산캠퍼스 지역대학장 김용목 △전남캠퍼스 지역대학장 송보석 △구미캠퍼스 지역대학장 황병관 △울산캠퍼스 지역대학장 윤성종 △반도체융합캠퍼스 지역대학장 박창순2021년 6월1일 시행
아버지의 고달픈 역사는 자식의 삶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독한 대물림이다. 젊은 날 자신의 행동이 아들의 목숨을 앗아 간 결과로 이어졌다며 아버지는 자책감을 등에 짊어진 채 살아가고 있다. 지난해 5월22일 광주의 폐자재처리공장 조선우드에서 일하다 합성수지 파쇄기에 몸이 끼여 숨진 고 김재순(사망당시 25세)씨와 그의 아버지 김선양(52·사진)씨 이야기다.2002년 한일월드컵, 한국과 폴란드 경기가 있던 6월4일. 제주도의 한 제재소에서 일하던 김선양씨는 톱밥분쇄기에 걸린 나뭇가지를 맨손으로 끄집어내다 산재를 당했다. 왼손이 손바닥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주인구(48·사진)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전주공장위원회 의장은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는 회사와 상용차 위기를 먼 산 불 보듯 하는 전북도를 비판했다. 군산형 일자리 사업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 현대차에서 생산하는 전기버스도 안 팔리는 마당에 전기버스와 전기트럭 24만대를 생산하면 어떻게 되겠냐고 되물었다.- 전주공장 손익분기점이 5만1천대다. 올해 생산계획을 보면 4만대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공장 가동률이 40% 이하로 추락하는 상황에서 2017년부터 지금까지 노사가 물량문제
배규식 전 한국노동연구원장(현 공무직발전협의회 의장)이 차관급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에 선임됐다. 전임 안경덕 상임위원이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이동하며 생긴 자리다.경사노위는 20일 “경사노위 수석전문위원과 노동연구원장을 지낸 바 있는 배 전 원장이 21일 상임위원에 위촉된다”고 밝혔다. 배규식 상임위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노사관계 분야 전문가다.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고, 사회적 대화 필요성을 오랫동안 주창해 왔다.상임위원의 주요 역할은 경사노위 조직을 관리하는 데 있다. 정부 임기 말 임명된 데 따라 배 상
“일반적이지 않은 투쟁이라서 힘들어요. 땅주인을 상대로 싸우니깐요. 왜 싸우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해도 우리 말을 잘 안 들어 주잖아요.”성기춘(59·사진) 공공운수노조 전국자동차운전학원지부 뉴대성자동차전문학원지회장과 그의 동료 3명은 땅주인과 새로 학원 운영을 맡게 된 학원주를 상대로 고용승계 투쟁을 300일 넘게 이어오고 있다.지부의 요구는 간단하다. 땅주인 ㅇ씨가 토지를 재임대해 자동차전문학원을 새로 개원했으니 기존 인력을 계속 고용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자동차 기능강사와 땅주인 ㅇ씨는 직접
보건의료노조가 9월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코로나19가 던진 문제 해결을 위한 총파업을 결의했다. 11월 예고된 민주노총 총파업에 두 달 앞선다. 올해 산별중앙교섭 결과가 윤곽을 드러내는 시점에 맞췄다.노조 핵심 요구안은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과 공공의료 확충 △보건의료인력 확충 △불법의료 근절 △교대근무제 개선과 주 4일제 시행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고용보장 △산별교섭 제도화다.가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노조 사무실에서 나순자 위원장을 만나 9월 총파업에 나선 이유와 전망을
한반도 지도와 끊어진 철로 위에 열차가 그려진 조형물을 앞세우고 대구 범어네거리를 지나 동대구역으로 향하며 남북철도를 잇자고 열심히 행진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반도 평화 행진단이 그 주인공다. 가 지난 12일 행진단을 진두지휘하는 김찬수(60·사진) ‘대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대구평통사)’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대구·경북 진보운동의 선구자이며 산증인이다. 학생운동에 이어 대구지역 노동조합연합 정책실장과 민주주의 민족통일 대경연합 집행위원장 및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위원장을 역임했다. 사드배치 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장과
파란색 카네이션 조형물 밑으로 고 서지윤 간호사의 얼굴과 어머니의 편지가 새겨진 오각기둥이 있다. 조형물의 주변에는 돌 벤치 세 개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동그랗게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파란색 카네이션은 감사·응원·연대를, 돌 벤치 세 개는 간호사의 3교대 근무를 의미한다.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앞에 설치된 고 서지윤 간호사 추모조형물이다.고 서지윤 간호사 사망사건 시민대책위원회는 10일 오후 서울의료원 앞에서 고 서지윤 간호사 추모조형물 제막식을 열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9년 9월 추모비 건립을 약속했지만 추모비는
“청년 조합원 중 ‘말해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얘기를 하지 않겠다’고 노골적인 의사표현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의사결정 구조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세대교체의 징검다리가 되겠다”는 캐치프레이즈로 당선한 박인호(49·사진) 철도노조 위원장이 지난달 1일 임기를 시작했다. 새 집행부 화두는 노조 내 세대 갈등 해소다. 2005년 대규모 공채 이후 10년 넘게 신규채용이 원활하지 못했던 탓에 최근 5년 새 2030 조합원 비율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기준 2030 조합원 비율은 32%다. 같은 기간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것이다. 4년이 지난 지금 국민은, 촛불은 다시 묻는다. 한국 사회 현실이 정말로 그렇게 가고 있느냐고.결론은 “그렇지 않다”로 귀결되는 듯하다. 4·7 재보궐선거 결과가 적나라하게 이를 증명했다.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정부·여당에 국민은 무엇을 요구하고 있나.사회경제개혁을 위한 지식인선언네트워크가 펴낸 (동녁·2만5천원·사진)은 우리 사회 복합위기가 제기하는 대전환 과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