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한다. 심상정 의원과 양경규(60·사진) 당 은평지역위원회 고문이 당대표에 출사표를 던졌다. 심 후보가 ‘총선 승리! 심상정과 함께 정의당 국민 앞으로!’를 내걸고 내년 총선 승리를 통한 집권대안정당으로의 자리매김을 강조한 반면 양 후보는 ‘과감한 전환, 민주적 사회주의’를 모토로 우리 사회 뿌리 깊은 불평등과 차별 해소를 위한 진보정당의 새로운 길에 초점을 맞췄다.양 후보는 출마의 변을 통해 “이윤의 지배가 강화되고 이를 지키려는 정치권력자의 얼굴을 날마다 대면하게 되는 오늘, 민주적 사회주의는 차
국책기관의 노동조건은 사실상 정부가 정한다. 노사가 직원 복지확대에 뜻을 모으더라도 정부가 어깃장을 놓는 바람에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경우가 잦다. 한국수출입은행의 경우 간섭과 통제가 유독 심한 편이다. 전체 공공기관 운영을 관장하는 기획재정부 소속이기 때문이다. 올해 2월 지부에서 18대 임원선거가 치러졌다. 단독출마한 신현호(42·사진) 위원장이 조합원 97.7%의 찬성으로 당선했다. 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수출입은행 본점 9층 지부 사무실에서 신 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성과연봉제 폐기 투쟁처럼 정부 지
당당하게 쉴 수 있는 회사와 역할이 많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말은 이율배반처럼 들린다. 장시간 노동으로 이름난 금융노동자가 일하는 정부기관이라면 더욱 그렇다. 기술보증기금 얘기다. 유망 중소기업의 기술적 가치를 평가해 회사를 키워 갈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금융기관이다. 노동자들은 불황의 시대에 자신들이 새로운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뭉쳐
택시노동자에게 잔인한 시간이 지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교통수단이 결합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택시노동자들이 스스로 몸에 불을 붙이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7일 택시업계 노사단체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모빌리티 서비스의 대표주자인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 선언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선언 이후 100일 훌쩍 지났지만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여는 최초의 노사정 선언이라는 평가가 무색할 정도다.사회적 대타협 후속조치가 이행되지
“어젯밤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4시간 자고 일어나 지금까지 작업하다 왔어요.”지난 28일 오전 서울 은평구 한 커피숍. 김희경(36·사진) 여성노조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장이 피곤이 덜 풀린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웹툰 작가 하루 평균 창작활동시간 10.8시간, 1주 중 평균 창작일수 5.7일(한국콘텐츠진흥원 2018년 웹툰작가 실태조사 보고서). “웹툰작가는 펜 잡을 체력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우스갯소리는 김 지회장에게는 현실인 것처럼 보였다.기술 발달로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창작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태일기념관’은 늘 열망하는 이름이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고 외치며 산화한 전태일. 그로부터 49년이 지난 오늘도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외친다. 반세기 가까이 되도록 그를 어떻게 기억하고 기념해야 하는지는 사회 구성원들의 숙제였다.지난 4월30일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 시간 전태일을 따르고 기억하는 노동자의 열망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전태일’이 ‘전태일기념관’을 통해 한국 사회를 사는 노동자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가 지난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는 올해 4월 은행과 육아휴직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것에 합의했다. 은행권 최초의 일이다. 바뀐 제도는 7월부터 시행된다. 지부는 이를 계기로 최근 시작된 2분기 노사협의회에서 은행에 대규모 신규인력 채용을 요구했다. 육아휴직으로 빈 자리를 청년 일자리로 채우자는 취지다. 조합원 노동강도 또한 완화할 수 있다.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다. 정부가 인력을 통제한다. 지부는 상반기에 국책금융기관 최초로 노동이사제 도입을 시도했다가 현실 벽에 부딪혔다. 이번에는 인력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나는 것을 시도한다. 지부
1987년 6월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 민주항쟁은 한국 사회를 국민이 주인인 곳에 가깝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했다. 당시 시위 현장에는 사무실에서 은행에서 펜을 던지고 거리로 뛰쳐나온 ‘넥타이 부대’가 있었다. 이들이 만든 노조가 사무금융노조와 사무금융연맹이다.노조와 금융권 사용자들이 기금을 출연해 만든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12일 공식 출범했다. 1년이 넘는 준비기간을 거쳤다. 재단은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통한 사회 양극화 해소를 목표로 활동한다. 연맹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김현정(49·사진) 노조 위
“항구적 평화는 사회정의 기초 위에서만 가능하다.”(ILO 헌장 전문)“노동은 상품이 아니다.”(필라델피아 선언 Ⅰ-a)“일부의 빈곤은 전체의 번영을 위태롭게 한다.”(필라델피아 선언 Ⅰ-c)1944년 국제노동기구(ILO) 26차 총회에서 채택한 ‘국제노동기구의 목적에 관한 필라델피아 선언’을 법·제도적 관점으로 바라본 (2010). 이 책의 한국어판(박제성 옮김, 매일노동뉴스)이 최근 출간한 가운데 저자 알랭 쉬피오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70·사진)가 한국을 찾았다.30일 열리는 ILO 100주년 기념 한국노동
“걔들(사용자) 눈에 우리가 인간인가? 우리보다 싼 기계가 어디 있어? 사람보다 기계가 우선이지.”영화 에서 동성금속 단조반 노동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 영화를 보기 위해 대학가에서 쇠파이프와 화염병으로 무장하고 전투경찰과 싸워야 했던 엄혹한 시절이 있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나고 많은 것이 변했다. 극장과 안방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그런데 자꾸만 의문이 든다. 30년이나 지났는데 왜 노동자 삶은 영화 속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지? 제작을 맡았던 이은(58·사진) 명필름 대표는 “돈보
집배원이 또 죽었다.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할 만큼 건장했던 34살 집배원은 지난 13일 새벽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평소에 그는 농촌지역에서 하루 1천200개 편지와 소포를 배달했다. 보통 800여건인 집배원 하루 배달물량보다 30% 많았다.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했다고 기록했지만 그의 동료와 유족들은 퇴근시간 이후에도 두세 시간씩 무료노동을 했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들어 과로사와 교통사고 등으로 숨진 집배원만 8명이다. 이달 12일과 13일에는 집배원 3명이 연이어 세상을 등졌다.이동호(54·사진) 우정노조 위
"대면접수·전화상담을 포함해 10일 기준 170여건의 사건이 경기도노동권익센터에 접수됐어요. 그중 약 70%는 상담과 중재로 사건 처리가 완료됐습니다."박종국(47·사진) 경기도노동권익센터 소장의 말이다. 센터는 올해 3월22일 문을 열었다. 운영한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았는데도 200건 가까운 사건이 접수된 것은 조력을 받고 싶어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경기도는 2018년 기준 17개 시·도 전체 체불임금의 22%(2천496억원)를 차지할 만큼 체불임금 문제가 심각하다. 경기도가 '노동이
5년이다. 엊그제 일어난 일인 양 이토록 생생한데 벌써 5년이란다. 누구는 “이제 그만하라”고 하지만 누구에게는 2014년 4월16일 그날에 멈춘 5년의 세월이다. 그날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은 참 많이 바뀌었다. 갑작스레 찾아든 뉴스에 망연자실했던 국민은 촛불을 들고 “진실을 말하라”고 외쳤다. 무능한 정권을 끌어내렸다. 그러나 그날의 외침에 대한 응답은 5년째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진실을 말하라.”“숨 막히도록 고요한 밤바다여 살 떨리도록 적막한 밤바다여 말하라 말하라 구슬픈 뱃노래마저 삼켜 버린 너 말하라 천년 묵은 침묵마저 먹
꽁지머리에 멋대로 자란 수염은 그가 평생 카메라에 담은 자유로운 생명체를 떠올리게 했다. 야생의 땅 시베리아에서 달궈진 피부는 질기고 억세 보였다. 30년 넘게 맹수를 쫓은 눈빛은 피사체의 그것과 닮았다. 풍모뿐 아니라 이력도 남달랐다. 호랑이·표범·불곰 같은 맹수의 삶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최기순(56·사진) 다큐멘터리 감독 얘기다. 그는 젊
말 그대로 극적인 승리였다. 여영국(55·사진) 정의당 의원은 지난 4·3 보궐선거에 출마해 99.98%를 개표한 상황에서 판세를 뒤집었다. 창원 성산구는 다른 정당에 빼앗겨서는 안 되는 지역구였다. 자신의 정치기반을 다진 곳이자 20대 총선에서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를 당선시킨 곳이기 때문이다.504표 역전 드라마를 쓰고 국회에 입성한 여 의원은 선거제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논란에서 한국 정치의 민낯을 봤다. 그는 “끊임없이 정치를 바꿔야 국민 삶이 나아진다는 고 노회찬 의원의 철학
통신대기업이 너나 할 것 없이 케이블방송 인수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26일 오후 태광산업과 티브로드 인수합병 본계약을 체결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 막바지 절차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다. 업계 1위인 KT도 딜라이브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유료방송시장에서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특정 사업자의 가입자 비중이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합산규제만 해제되면 인수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케이블산업에 종사하며 생계를 꾸리는 노동자들은 통신대기업의 행보를 우려스런 눈으로 본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공장으로 일 나가는 엄마 아빠/ 서너 살배기 우리를/ 단칸 셋방에 홀로 두고 가면// 골목길을 하루 종일 헤매다가/ 고만고만하게 생긴 벌집 같은 셋방// 끝내 찾아오지 못할까 봐/ 밖에서/ 방문을 잠가 놓고 가면// 배고프면 먹고 마시고/ 심심하면 갖고 놀고/ 오줌똥 마려우면 누라고// 단팥빵 한 개 물병 하나/ 장난감 몇 개 요강 하나/ 놓아 주고 가면// 어느 날은/ 방바닥에다/ 오줌똥을 싸 놓고// 어느 날은/ 울다가 울다가// 잠들었어요"(정세훈 시인의 ‘공단 마을 아이들’ 전문)정세훈(64·사진) 시인이 3월 펴낸 동
"초일류 문화강국·한류 같은 슬로건은 난무하지만 기초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은 여전히 방치돼 있는 상황입니다. 창작예술인이 창작노동자라는 인식이 사회적·제도적으로 자리 잡아야 예술인의 열악한 창작환경을 개선할 수 있어요."이범헌 한국미술협회 이사장(56·사진)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시쳇말로 예술로 밥 먹고 사는 예술인은 가물에 콩 나듯 드물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8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술인이 예술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지난해 평균 1천281만원에 머물렀다. 그중
2017년 7월 양대 노총 공공부문노조 공동대책위는 적폐 공공기관장 10인 명단을 발표했다. 당시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도 이름을 올렸다.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전력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를 방해했던 그의 공단 이사장 생활은 어땠을까.대한법률구조공단노조는 지난해 2월 전면파업을 했다. 국정농단 세력 낙하산이자 공단 구성원 간 갈등을 조장한다며 이사장 사퇴를 요구했다. 이 이사장은 파업을 계기로 시작된 법무부 감사를 거쳐 해임됐다.지난 3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곽
건설노조 조합원이 최근 2년 사이 30% 이상 늘었다. 2016년 3만여명이던 조합원이 지난해 말 4만명으로 증가한 것이다. 최근 증가한 조합원 대부분은 목수·콘크리트타설공·비계공 같은 토목건축 노동자다. 덤프나 타워크레인 같은 건설기계·장비를 운전하고 조종하는 노동자가 주축이던 노조 내부 구성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경기도 안산지역 목수, 이영철(54·사진) 위원장이 올해부터 노조를 이끌게 된 것도 이런 변화의 영향이다. 건설기계분과위원회가 아닌 토목건축분과위원회 출신이 건설노조 위원장이 된 것은 초대 집행부를 구성한 백석근 전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