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은 23일 신종플루에 감염된 71세 노인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국내에서 신종플루로 숨진 사람은 모두 10명, 두 자릿수대로 진입했다. 국민의 심리적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콜록콜록 기침만 해도 따가운 시선이 느껴질 정도다. 사업장의 신종플루 대책은 여전히 임기응변에 그치고 있다. 서비스 노동자와 비정규 노동자들은 무방비
이달 21~22일로 예정된 법원공무원노조와 전국공무원노조·민주공무원노조의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 찬반투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표가 가결되든 부결되든 노동계 안팎에 미치는 파장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도한 관심이 부적절한 언행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0일 ‘3개 공무원노조 조합원 총투표 관련 복무관리 지침’
“노조의 ‘억지파업’으로 열차 운행이 지연될 수 있으니 양해바랍니다.” 철도노조가 하루 경고파업을 벌인 지난 8일, 한국철도공사는 전국 역사에 공문을 붙였다. 그냥 파업이 아니라 ‘억지파업’이라는 신조어가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사실 공사는 6월 벌어진 노조의 작업규정지키기 투쟁(준법투쟁)에 대해서도 법을 빙자한 태업이라는 의미로 ‘빙법태업
‘투자 없는 성장’이라는 신조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고용 없는 성장’이란 말에 익숙한 상황에서 이 신조어는 낯설다. '투자 없는 성장'이라는 신조어가 왜 나왔을까. 최근 한국생산성본부가 주식시장에 상장된 제조업체 250곳을 분석해보니 지난 1999년부터 2008년 사이 기업 매출액은 연평균 11.23%씩 증가했지만 종업원 수는 0.75% 늘어나는
지난 11일 기아자동차 회사측 임금협상 교섭위원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 노사관계에서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사장이 포함된 임원 20명의 사직서 제출은 경영실적과 무관하게 이뤄졌다. 집단사직의 배경이 임금협상이었다는 점에서 현대·기아차그룹에서 차지하는 기아차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기아차는 99년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노동부 산하기관 한국산재의료원은 저의 첫 직장입니다. 자신감으로 가득찼던 이곳에서 처음부터 좌절을 맛보고 싶진 않습니다.” 5일로 36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보건의료노조 한국산재의료원지부의 한 비정규직 해고자(28)의 얘기다. 이영희 노동부장관의 ‘100만명 해고설’을 입증이라도 하는 듯 공공기관들은 7월1일 정규직 전환을 앞둔 비정규직들을 해고했다
“이혼의 자유가 있어야 결혼도 쉽게 한다.” 이영희 노동부장관이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비정규직법을 설명하면서 한 얘기다. 짐작한 대로 이혼은 해고를, 결혼은 고용을 뜻한다. 이 장관의 생각을 요약하면 “해고를 유연하게 할 수 있을 때 고용도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용이 유연한 비정규직을 기업들이 즐겨 쓰는 이유를 헤아리라는 충고로 들린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비정규직법 논란을 보면서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법이 시행됐음에도 여전히 유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나, 정확하지도 않은 계약해지 비정규직 규모를 놓고 싸움을 벌이는 상황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있다. 비정규직의 노동조건이나 고용불안 등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
1조원. 도무지 실감이 안 나는 금액이다. 하루에 1천만원을 쓴다고 해도 274년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써야 다 쓸 수 있는 돈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식시장 호황으로 지분가치 평가액이 1조원을 넘은 주식부호가 9명이나 됐다. 지난해 말 5명에서 4명이나 늘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
요즘 ‘품위유지 위반’이 유행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보도와 관련해 시민들에게 찬밥대우를 받았던 KBS 기자·PD들이 보도·제작·편성본부 수뇌부를 상대로 불신임 투표를 했다. 불신임했다고 해서 본부장들이 사퇴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 그런데도 회사는 “사규상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며 엄정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노
일촉즉발. 한번 건드리기만 해도 터질 것처럼 위태로운 상황. 6·10민주항쟁 22주년을 맞은 2009년 6월10일,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에 놓여 있었다. 광장은 10일 폭발했다. 6·10 범국민대회 주최측이 지난 9일 서울광장에 집회차량 진입을 시도하자, 서울시는 잔디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했다. 시민들이 잔디보다 못한 취급
“퇴근 후나 점심시간에, 휴일에 마음껏 들어와서 쉴 수 있는 광장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24시간 열려 있습니다. 마음껏 즐기셔도 됩니다.” 시청 앞 서울광장이 문을 연 지난 2004년 5월1일,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한 말이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당시 서울 시내 곳곳을 시민 품으로 돌려줬다. 차량만 다닐 수 있게 설계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주의는 실종됐고, 고분고분 노예로 살라고 합니다. 그 속에 특수고용 노동자들도 있는 것입니다. 노동자의 생존권은 무조건 지켜져야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온 국민이 슬퍼하고 있는 한 켠에선 한 특수고용 노동자의 죽음도 노동자와 서민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그런데 특수고용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 노동부는 '선'을 긋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떡을 팔러 나갔던 늙은 엄마는 머리에 인 광주리가 자주 버거웠어요. 마수걸이도 못한 탓이죠. 시장엔 떡장수가 그리도 많았다지요. 집으로 가는 산길에 어둠이 짙었고 바람이 스산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나타난 호랑이 한 마리가 길을 막고 말했어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또 물었어요. 그리고 자꾸 물었어요….
정부의 청년인턴제가 결국 기업들의 면피용으로 전락하는 듯하다. 기업들은 정규직 채용을 줄이고, 청년인턴 채용을 늘리면서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한다. 일자리 나누기를 이유로 노동계에 임금동결이나 삭감을 요구한다. 청년인턴을 확대하면서 예산부담이 늘어 정규직 채용이 어렵다는 볼멘소리도 한다. 올해 초 인턴으로 취업했던 청년들은 하반기에
"허가조차 내주지 않는데 집회신청은 해서 뭐하나. 합법시위 한다고 연행 안 할 것도 아니고." 검찰과 경찰이 연일 강경입장을 내놓고 있다. 단순 시위참가자까지 연행해 기소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법치주의 확립'을 강경대응의 이유로 내세웠다. 법치주의가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는데 반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최근의
공공부문노조들이 초토화되고 있다. 정부가 신규직원에 대해 초임삭감을 유도한 데 이어 감사원이 공공부문노조에 대해 대대적인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노동부는 본보기라도 보이듯 산하기관 단체협약을 분석해 개선지침을 내렸다. 단위노조 간부들이 “사상 초유의 사태”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실제로 정부와 감사원의 움직임은 거침이 없다. 한 공기업노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29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삽질이 한창입니다. 강변 공원은 머잖아 고품격 문화공간이자 서울의 랜드마크로 거듭난다고 합니다. '한강 르네상스'란 멋진 이름이 붙었습니다. 봄바람 살랑이는 강변에 데이트 나선 연인들이, 운동 나온 사람들이 발 디딜 곳이 줄었지만 참아야죠. 삽질엔 늘 얼마간의 불편이 뒤따르게 마련이니까요. 공
정기훈 기자 ⓒ 매일노동뉴스 꽃길은 꽉 찬 달빛에 눈부셨고 폭죽이 올라 검푸른 하늘에 광명성이 명멸했다. 발걸음도 가볍게 연인·친구·가족들이 줄을 지어 거리에 출렁이니 따라나선 강아지도 갈지자 걸음에 덩달아 신났다. "아름다운 밤입니다." 화려한 조명 눈부신 무대에서 내내 발랄하던 사회자가 뻔한 '클로징 멘트'를 전했다. 축제는 끝났다. 어
부끄럽지만 기자는 지금까지 공연장에서 오페라를 본 적이 없다. 정말 보고 싶은 공연이 있어도 적게는 몇 만원, 많게는 몇십 만원을 호가하는 관람료를 보면 그저 입이 쩍 벌어질 뿐이다. 그런데 요즘 심심치 않게 국립오페라합창단의 공연을 본다. 무대가 아닌 길거리에서, 투쟁을 외치던 스피커를 통해 듣는 그들의 목소리는 아름답다. 지난해 12월 갑작스레 국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