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국제노동기구(ILO) 창립 100주년이다. 100주년에 앞서 한국이 기본협약을 비준하고, ILO 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하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ILO 기본협약을 비준하겠다고 공약했고, 노동존중 사회의 실현이라는 항목으로 국정과제에도 넣었다. 총회 연설은 가능할지 모르나 기본협약을 비준할 수 있을지와 관련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찮다. 여당은 먼저 법률을 정비하고 나서 비준하자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법 개정이 쉽지 않은 일이고, 여당 정치력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윤효
몇 주 전 정부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참석자 중 정부 인사 한 명이 이런 질문을 했다. “왜 건설노동자들은 포괄임금 폐지를 그렇게 강력하게 원합니까? 주휴수당을 받아 임금을 올리고 싶은 겁니까?”얼마 전 건설 관련 연구소에서 건설현장 포괄임금제 연구를 하면서 건설노동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조사 질문 중에는 "건설노동자들은 포괄임금 폐지를 원하는가. 원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내용이 있었다.설문조사 결과 건설노동자들은 포괄임금 폐지를 원하고 있으며, 이유는 주휴수당을 받고 싶어서라기보다 맘 편히 아이랑 놀이공
이번 국민연금 개혁 국면에서 진보진영이 쟁취해야 할 최우선 목표는 ‘국민연금을 토대로 공적영역에서 적정한 노후소득을 보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을 통한 적정 노후소득을 국민에게 보장하고 △그에 상응하는 재정적 조치를 포함한 국가의 지급보장과 적정 부담수준을 제시해 국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필자는 이 글을 통해 국민연금 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해 진보진영에서 고민해 볼 정치·사회적 조건 두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첫째는 선택과 집중이다. 개혁 과정에서 의제범위가 너무 넓어지면 개혁이 어려워진다.
노동운동에 뛰어들던 30년 전을 돌아본다. 현장노동자가 공돌이 공순이로 불리던 시절이었다. 관리자한테 얻어맞기도 했고, 두발조차 제 맘대로 할 수 없었다. 대다수 노동자는 의식주·자식교육·여가·문화생활·노후대책 등 뭣 하나 변변한 게 없었다. 노동자는 열외국민이었다.노동운동은 노동해방 깃발을 세우고, 맹렬하게 조직하며 치열하게 투쟁했다. 해고는 양념이었고, 감옥은 훈장이었다. 많은 노동자가 열사가 돼 떠났다. 간난신고의 시간이었다.그리고 30년이 흘렀다. 공돌이 공순이 표현은 사라졌고, 노동자 처우는 몰라보게 개선됐다. 노동자에게도
국민연금 4차 장기재정추계 발표 이후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적연금을 통한 노후보장은 단지 국민연금 보장성 강화뿐만 아니라 기초연금부터 퇴직연금, 노동시장 전반을 아우르며 검토할 사안이다. 이 글에서는 ‘국민연금을 통한 노후보장성 강화’라는 측면에서 노동계가 무엇에 집중할 것인지를 초점으로 의견을 제시하겠다.국민연금은 가입자 평균소득(일명 A값) 50% 반영을 통해 가입자 내 재분배가 어느 정도 이뤄진다. 오직 소득비례였던 공무원과 사학연금 등 특수직역연금도 2015년 관련법 개정으로 전체 공무원 평균소득이
그때는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 2010년 경주 발레오만도 공장 앞에 모인 노동자들은 “공장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를 외쳤다. 사측 노조파괴에 맞서는 발레오만도 동지들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현장에 돌아오니 발레오만도 패배 소식이 들려왔다. 소식을 접하고 주변 동지들과 저런 공격이 들어오면 우리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몇 명이 남을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진짜로 그런 상황이 닥칠 것이라고 상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 뒤인 2011년 5월18일. 유성기업 사측의 노조파괴가 시작됐다. 사측의 준비는 그날보
지난 주말 조선일보는 7월21일자 '노동자 대변한다면서 아내의 운전기사는 웬일인가요' 제하의 기사가 잘못이라며 고인과 유족, 독자들에게 사과했다. 선거운동 자원봉사자를 고 노회찬 의원 아내의 전용기사로 둔갑시킨 이 기사는 몇 가지 사실관계만 확인하면 나올 수 없는 것이었다. 기자는 “원내대표가 아내 전용기사까지 둔” 당이 정의당이라는 당명을 써야 하는지 조롱했다. 뒷북사과에도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조선일보 행태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조선일보는 8월6일자 '코레일 출신이 SR 사장, 10년 철도개혁
기업 간 노사공동 나눔협의체(UCC·Union Corporate Committee)는 2011년 출범했다. KT와 분당서울대병원·한국농어촌공사·장애인고용공단을 비롯한 20개 기업 노사가 참여하고 있다. 창립 이래 환경·여성·장애우·독거 어르신 지원 사업을 펼쳤다. UCC는 다양한 나눔활동 중 하나로 베트남 결혼이주 여성의 안정적인 국내 정착을 돕고 국내기업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매년 40여 가구의 베트남 이주 다문화가정을 선정해 현지에서 △화상상봉 △IT 체험 △무상진료 △한국 전통문화 체험 △현지가
장마가 지나가니 연일 섭씨 3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지구촌 대기환경 변화로 인해 폭우·폭염·한파 등 우리나라도 날씨 변화가 심상찮다.정부 기관에서도 연일 폭염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방송을 한다. 그러나 안내방송 내용은 시민 생활안전에 관한 주의사항이 대부분이다. 정작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위해 무더위와 싸워 가며 일하는 산업현장 노동자에 대한 배려는 매우 박하다.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일 ‘옥외작업자 건강보호 가이드’를 배포했다. 가이드에 따르면 건설·조선·항공·항만 하역운송·도로정비 노동자, 환경미화원, 우편배달부,
헌법은 사회 구성원의 합의를 명문화한 국가의 운영철학이자 국민과의 약속이다. 그런 헌법 1조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인간으로, 또 국민으로 누리고 있는 인권과 주권은 이 한 문장의 가치를 지켜 온 수많은 희생 위에 놓여 있다.그럼에도 다른 한편으로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기에 그만큼 쉽게 흘려버린 한 문장이기도 하다. 단어들이 주는 거창한 어감에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태어난 가정이, 자라온
2주 후에 노동·고용·노사관계 관련 큰 행사가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3년마다 개최되는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 세계대회(ILERA World Congress)가 23일부터 27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노동기구(ILO) 관계자와 전 세계 60여개 국가에서 1천800여명이 참석하는 서울 세계대회에서는 170개 학술세션이 열리고, 600편 이상의 논문이 발표된다. 이번 학술대회 주제는 “지속가능한 고용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다. 노사관계·인적자원관리·노동시장·다양성과 불평등·신흥국의 고용관계 및 일의 미래 등 6개 세
아이쿱생협 구례자연드림파크의 노동탄압이 점입가경이다. 윤리적 소비를 자랑하던 회사는 부끄러운 줄 모른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전매특허인 공안정국을 연상시킨다. 노조로부터 회사를 지키자는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벌이던 사측의 시계는 어느 시대에 맞춰져 있는 것일까. 대체 왜 이러는 걸까.아이쿱생협은 한국 굴지의 생활협동조합이다. 조합원 25만명이 출자했고 매달 1만원의 조합비를 낸다. 조합원은 자연드림 판매장에서 친환경 안전한 먹거리를 주로 구매한다. 구례자연드림파크는 아이쿱생협의 생산과 물류기지다. 협동조합이라고 하지만 17개의
30여명의 작은 사업장에 산별노조 신생지회가 출범했다. 뭐가 그리 문제인지 사용자는 인사관리 담당자에게 2노조를 만들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신생지회 조합원들은 난생처음 쟁의행위를 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노조에 적대적인 사용자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이제 신생지회가 어렵사리 체결한 사업장 최초의 단체협약이 만료할 때가 왔다. 민주노조에 적대적인 사용자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민주노조를 완전히 깰 수는 없더라도 굴욕적 결과물인 단체협약만큼은 확실히 개악해야 한다. 교섭 전에 징계권을 활용해 민주노조를 위축시키고, 여건이
국회는 지난 28일 최저임금을 삭감하는 법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배신감에 치가 떨린다. 허탈하다. 국회를 향한 노동자들의 분노는 차벽에 가로막혔다. 참혹하고 허탈하다. 촛불정부, 소득주도 성장론, 노동존중이란 말은 허구였다. 최저임금이 곧 최고임금인 저임금 노동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3년 내내 총파업과 총궐기로 박근혜 노동개악을 저지하고 광장 촛불을 주도한 민주노총은 철저하게 농락당하고 짓밟혔다.혹시나 했던 문재인 정부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분노와 상실감을 더하게 한다. 범
2년 전 5월28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혼자 고치다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김군이 유명을 달리했다. 구의역 사고 전에 성수역과 강남역에서 승강장 스크린도어를 보수하던 비정규 노동자 사망사고가 연이어 있었다. 또한 지하철을 이용하던 시민이 지하철을 타고 내리다가 4호선 총신대입구역과 1호선 서울역에서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지하철 승강장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된 스크린도어를 이용하던 승객과 유지·보수를 담당하던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연속해서 터졌던 것이다. 구의역 사고 초기에 서울메트로(현 서
노동존중 시대를 표방하며 출범한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해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한 지 1년이 지났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양산된 비정규직의 문제점들이 그대로 드러난 이른바 ‘비정규직 백화점’이다.인천공항공사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용역 결과보고서를 인용해 주장했던 생명·안전 필수업무 직접고용 대상자는 854명이었다. 이들 직접고용 대상 854명은 전체 비정규직 1만명의 10%도 안되는 적은 규모지만 공사 정규직 1천명에 대비하면 85%나 된다. 정규직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그럼
20대 초반에 어찌어찌해서 김호철 선배와 같이 일한 적이 있었다. 선배는 다들 잘 아는 등 수많은 노동가를 작곡한 바로 그 ‘김호철’ 이다. 선배는 서울 사당동에 있는 가정집을 사무실로 쓰면서 ‘노동의소리’라는 인터넷방송을 운영했다. 그런 유명한 사람과 같이 일한다는 것이 그저 신기하기만 할 때였다.그때 선배 옆에 젊은 아내가 있었다. 대학 노래패 출신이었던 그는 너무 예뻤고, 노래도 잘했다. 그는 원칙적인 사람이었다. 김호철 선배보다 더 그랬던 것 같
“촛불혁명의 마중물이 된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투쟁은 사실상 박근혜 정권 퇴진운동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박근혜 정권은 민중총궐기를 차벽으로 막았고, 끝내 한상균 전 위원장을 체포해 소요죄로 엮는 것이 안 되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끌어다 중형을 선고해 지금도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 촛불혁명 승리를 쟁취하게 한 민중총궐기의 불씨를 지핀 한 전 위원장이 촛불정권이 들어선 오늘날에도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다.”사월혁명회(상임의장 정동익)가 4·19 혁명 58주년인 올해 ‘26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