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 헌법 32조1항이다. 32조2항은 모든 국민의 일할 의무를, 32조3항은 국가가 인간 존엄성이 보장되는 노동조건을 법제화하라고 규정했다. 국가가 국민 모두에게 안정적이고 안전한 노동환경과 일자리를 마련할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헌법 조항은 얼마나 실현되고 있을까. 가 만난 홈리스와 홈리스 인권단체의 평가는 ‘미흡’이다.지난 4일 서울 용산구 홈리스행동 사무실에서 만난 요지(43·활동명)씨와 반짝이(52·활동명)씨는 홈리스이면서 홈리스행동이 만든 홈리스야학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다.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하면서 가장 열받고 우울했을 때가 2008년이에요. 다들 기억하실 거예요. 코리아2000 냉동창고 화재사고 말이에요. 중대재해기업처벌법(기업살인법)을 줄곧 주장했는데, 한 사고로 40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어요. 당시 벌금은 2천만원, 노동자 목숨값이 너무 어이가 없어 분노가 솟구치더라고요.”지난달 27일 주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 15주년 기획좌담회에서 조기홍 대한산업보건협회 산업보건환경연구원 직업환경연구실장이 12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2008년 1월 발생한 경기도 이천 냉동물류창
“자, 갑니다.”박문진(58)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이 영남대의료원 옥탑에서 끝에 고리가 달린 흰 헝겊끈을 내려보내자, 김지영 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사무장이 고리에 보온병이 담긴 에코백을 달았다. 박 지도위원은 끈을 끌어올린 뒤 이번엔 검은 봉투를 끈에 매달아 밑으로 내려보냈다. 안에는 쓰레기가 담겨 있다고 했다. 2019년의 마지막날 오후 1시께 대구 남구 영남대의료원 옥상에서 본 풍경이다. 마치 교대식 같은 식사 올려보내기는 하루 두 번 이뤄진다.“전기 안 들어와 옷과 손난로로 추위 견뎌요”영남대의료원 해고자인 박문진 지도위원은
최저임금은 문재인 정부 첫해 소득주도 성장을 구현할 견인차로 보였다. 그해 2018년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로 역대 최대인 1천60원 올랐다. 인상률 역시 2000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16.4%를 기록했다. 등에 날개가 달린 듯 보였다. 지난해에도 10.9%로 나쁘지 않았다. 재계와 보수정당은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를 망친다”며 연일 십자포화를 쏟아 냈다
1월8일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19년 만에 파업9일 개인택시 노동자 카카오 카풀 반대 유서 남기고 분신(1월10일 사망)11일 파인텍 노사합의, 426일 만에 굴뚝농성 해제15일 서울중앙지법, 고 이소선 여사 ‘불법 구금’ 국가배상 판결 고용노동부, 일명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 2020년 1월16일 시행),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개정안, 7월16일 시행) 공포24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농단 등 혐의로 사법부 수장 출신 최초 구속31일 홈플러스-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무기계약직 1만2천명 전원 정규직
10대 노동뉴스 순위권 밖에도 굵직한 노동이슈가 있다.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택시노동자 분신 소식이 이어졌다. 카카오의 카풀서비스 추진에 반발한 택시노동자들이 세상을 등지면서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구성됐다. 3월 카카오와 택시업계 노사는 출퇴근 시간에만 승용차 카풀을 허용하고 택시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택시 완전월급제를 도입하기로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 반
민주노총(15명)△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 △권오룡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기획실장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 △김경수 사무금융노조 정책기획국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김태선 정보경제연맹 위원장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 △윤한섭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이기범 언론노조 조직쟁의실장 △이영철 건설노조 위원장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 △정기태 서울교통공사노조 교육선전실장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한국노총(15명)△강신표 전택노련 위원장 △김동명 화학노련 위원장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9일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그리고 “노동존중 사회 후퇴”라는 노동계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해 300명 이상 사업장에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를 시행하면서 탄력근로제 확대를 추진했다.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률을 기록했지만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했다. “줬다 뺏는 노동정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쐐기를
자원이 부족하고 가난한 나라는 노동자들을 헐값에 오래 일하게 했다. 산업의 역군이라며 담금질했다. 그러는 사이 수많은 노동자가 쓰러져 갔고 이대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한평생 일만 하다 죽는 삶이 아닌 개인 일상을 회복하고 가족·사회와 함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춰 보자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과로사회 종식’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달성할 수 없게 됐다. 경제환경과 고용상황, 시장수용성 등을 고려해서 최저임금위원회가 고심에 찬 결정을 내렸겠지만 대통령으로서 대국민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7월12일 새벽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87% 오른 8천590원으로 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한국에서 사회적 대화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올해 걸어온 길을 복기해 보면 고개를 가로젓게 된다. 지난해 11월28일 출범한 경사노위는 노사 계층별대표 6명이 합류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사회적 대화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출범 석 달이 되지 않아 경사노위는 격랑에 휩싸였다. 올해 1월28일 민주노총이 임시대의
한국서부발전 태안 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김용균씨는 지난해 12월10일 홀로 야간작업을 하다 처참한 죽임을 당했다. 사회적 파장은 컸다.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달 1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유가족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과 “위험의 외주화 중단대책 수립”을 지시했다. 고인의 죽음은 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산업재해에 대한 원청 책임을 확대하고 유해
2019년 노사정·전문가 100명이 뽑은 올해의 인물은 고인이 된 비정규 청년노동자 김용균이다. 매일 또 다른 김용균이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김용균이 목숨을 잃은 2018년 한 해 동안 10만2천305명의 김용균이 일터에서 다쳤다. 2천142명의 김용균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2019년 올해의 인물 김용균은 그렇게 일하다 죽고 다친 10만4천447명의 또 다른 이름이다.“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세상 만들어 달라”고 김용균 노동자와 어머니 김미숙씨가 노사정·전문가 100명에게 물었더니 가장 많은 이들이 올해의
문재인 정부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동의안과 노동관계법 개정안이 국회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은 오래전부터 나왔다. 보수야당이 노동기본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과 기본협약에 반대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법을 개정한 뒤 비준하는 ‘선 입법 후 비준’ 방식을 고수했다. 노동계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노조는 안 된다”는 창업주의 유지를 받들어 헌법이 보장하는 ‘노조할 권리’를 유린한 삼성. 올해 12월 법원이 오랜 기간 불법적으로 노동권 탄압에 골몰한 삼성에 철퇴를 내리는 판결을 잇따라 내렸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3일 삼성에버랜드 노조와해 재판과 17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재판이다. 삼성에버랜드 노조와해 사건을 심리한
배달·택시·대리운전 시장을 애플리케이션으로 중개하는 플랫폼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번역·영상편집·회계 등 온라인 노동력 거래도 활발하다.배달앱 시장만 보더라도 2013년 3천347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으로 거래규모가 커졌다는 정부 통계가 있을 정도다.플랫폼 시장이 급신장하면서 디지털플랫폼을 통해 비정기적으로 일감을 얻고 건당 수수료를 받는 노동자도 급증했다.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할 제도는 없다시피 하다. 플랫폼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근로자도 아니다.현실과 제도 간 괴리는 여러 갈등을 불
노동이슈 열쇳말을 살펴보면 정부 노동정책 현주소를 짐작할 수 있다. 2019년에는 어떤 열쇳말이 회자됐을까. 노사정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탄력근로제·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최저임금·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원·고 김용균 1주기를 선택했다. 열쇳말에 뒤따른 설명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에 걸었던 기대와 동떨어져 있었다.가 노사정·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 ‘2019 10대 노동뉴스’ 설문조사를 했다. 올해 발생한 주요 노동사건 53개를 제시
“무더운 여름 초콜릿 드시고 행복하게 보내세요.”물건을 택배로 주문했는데 이런 손 편지와 함께 초콜릿이 딸려 왔다. 전자상거래기업 쿠팡이 2014년부터 했던 ‘감성배송’의 한 사례다. 쿠팡은 쿠팡맨이 손수 작성하고 그린 글과 그림을 담아 배송했고 고객의 마음을 흔들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간 감성배송 인증샷은 쿠팡은 물론 쿠팡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했다. 브랜드 이미지는 여전히 좋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상위 6개 오픈마켓(온라인장터) 사업자 서비스 이용경험자 1천200명을 조사한 결과 쿠팡은 종합만족도
서울 마포구에 자리한 ㅅ어린이집.“안녕.” “나 퀵보드 타고 왔지롱~.” “XX야, 나 아침에 빵 먹었다~.”간밤에 어디 멀리라도 다녀온 듯 저마다의 방법으로 인사하는 아이들로 ㅅ어린이집 앞이 시끌벅적하다. 아이와 함께 온 엄마들도 이래저래 인사하느라 분주하다. 간혹 할머니와 함께인 아이도 눈에 띈다. 역시 여성이다. 한데 저기 익숙지 않은 실루엣이 보인다. 원하는 밥을 해 주지 않았다고 투덜대는 아이를 다독이느라 정신없는 아빠. “저녁에는 꼭 계란밥을 해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토라진 아이 마음이 풀린다. 아침부터 입씨름하느라
한국도로공사가 협력업체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자회사 전환 문제로 시끄럽다. 자회사로 전적을 거부한 요금수납원 2천명가량이 일자리를 잃게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도로공사는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이달 1일부터 31개 영업소 요금수납원을 자회사 소속으로 시범 전환하고, 16일에는 13개 영업소 요금수납원을 2차로 전환했다. 자회사 전환에 반대하며 전환 동의서·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한 요금수납원들 최소 100여명은 계약이 종료됐다. 노동계는 “도로공사 통행료 수납 자회사가 출범하는 다음달 1일엔 자회사 전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