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방영환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해성운수분회장이 사업장 앞 집회 도중 분신했다. 이달 6일 오전 6시께 끝내 운명했다. 고인은 회사의 불법행위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부당해고 된 이후 소송을 통해 복직한 뒤에도 227일간 투쟁해 왔다. 여전히 그대로인 회사에 법을 지키라며 투쟁했다.그의 요구는 첫째,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택시발전법)과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실질적 사납금제인 기준운송수입금 및 이를 미납하는 경우 택시기사에게 배상책임을 지운 불법 근로계약을 폐지해야 한다는 것. 둘째, 정당한 노조활동을 폭력으로 방해
아, 소리를 보는구나‘소보사’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뭐하는 곳인가 싶었다.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이라는 청각 장애 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라고 한다. 몇 달 전, 대안학교측에서 취직해서 일하고 있는 장애인들을 만날 수 있는 현장방문 프로그램을 추진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행사를 주선한 사단법인 희망씨 관계자는 장애인들이 노조에 가입해 있는 공장을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지난 11일 방문이 이뤄졌다. 자동차 부품공장이었다.‘소리를 본다’는 표현이 좋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보다 소리를 본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에서 농인의
5차 중동전쟁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이 도화선이 됐다. 하마스 제거를 위한 지상군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지상군이 들어갈 테니 살고 싶으면 떠나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전체 가자지구 주민 230만명 가운데 110만명에게.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하마스를 제거해야 할 ‘순전한 악’이라고 규정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보복전쟁을 지지하면서 항모전단을 급파하고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을 동시에 이스라엘에 보내 군사행동을 조율하고 있다.미-이스라
헌법재판소는 5명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제외가 평등원칙 위배인지 여부를 판단하며 영세사업장의 열악한 현실을 하나의 기준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은 헌법의 명령을 받아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하고 있는 법이다. 근로기준법은 그 목적에서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향상시키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예컨대 ‘휴식’은 근로자로서의 생활뿐만 아니라 시민으로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돼야 하는 시간이다. 그러나 5명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는 근로시간 및 연차휴가 미적용으로 '쉼'을 보장받지 못한다. 가산수당은 그 수
요즘 서울에서 한창 뜨는 동네 ‘익선동’은 화려한 외관 뒤로 여전히 가난한 서민들이 모여 산다. 나는 몇 년 전 익선동에 5평짜리 원룸을 얻어 1년쯤 살았는데 월세가 70만원에, 관리비도 12만원이나 나왔다. 잠만 자는 원룸에서 한 달에 12만원이나 관리할 비용이 드는 이유를 몰랐다. 그저 주인이 달라는 대로 주면서도 사용 내역은 몰랐다.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1일부터 소규모 주택의 정액 관리비 내역을 세분화해 알리도록 규정한 ‘중개대상물의 표시·광고 명시 사항 세부기준’ 개정안을 시행했다. 서민들에겐 엄청난 희소식인데 지면에 보도한
고용노동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 본 2023년 9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고용보험 가입자수가 전년동월 대비 35만9천명 증가했으나 외국인 증가분 13만7천명을 제외할 경우 내국인의 증가는 22만1천명에 그쳤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고용보험 가입자가 11만9천명 증가했지만 내국인만 놓고 보면 오히려 1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외국인의 고용보험 가입 증가는 기존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고용보험 당연가입 대상으로 편입되면서 가입자가 증가하는 것과 함께 최근 들어 정부가 외국인력 도입 규모를 대폭 확대한 데서 나타나는
지난해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에 대한 윤석열 정권의 보복조치로 안전운임제가 일몰된 지 벌써 10개월이 돼 간다. 2018년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화물자동차법) 개정으로 도입된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주에 대한 적정한 운임의 보장을 통해 과로, 과속, 과적 운행을 방지하는 등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운임으로서, 화물자동차 안전운송원가에 적정 이윤을 더해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표하는 운임”을 화물차주 겸 기사인 화물 특수고용노동자에게 보장하는 제도다.안전운임제 도입 당시
홍콩특별행정구 정부의 범죄인 송환조례 입법 시도로 촉발된 대중 항쟁이 한창이던 2019년 12월, 몇몇 활동가들과 함께 홍콩직공회연맹(직공맹) 사무실에 방문했었다. 입법회 선거에서 민주파가 거둔 압도적 승리와 대규모 집회 직후라 아직까지는 두근거리는 마음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충만할 때였다.낡고 작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로 들어간 우리는 곧바로 직공맹 위원장을 만날 수 있었는데, 당시까지 4년째 20만 조직을 이끌고 있는 응만이(吳敏兒) 위원장이 그 주인공이었다. 그때 나는 두 가지 사실에 크게 놀랐는데, 하나는 동아시아 노동
기독교 주기도문에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구절이 있다. 만약 노동의 수호신이 존재한다면 나는 신에게 이렇게 기도하고 싶다.“노동자를 나쁜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부당해고에서 구하소서”재능이나 실력 따위를 일정한 절차에 따라 검사하고 평가하는 일을 ‘시험(試驗)’이라고 한다. 자본이 득세한 2023년 대한민국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은 자본과 기업에게 스스로의 쓸모와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수험자 신세다. 특히 기간제 노동자들은 매년 계약기간 연장이나 정규직 전환과 같이 스스로의 생존과 직결된
1. “정년연장 없는 국민연금 수급연령 상향은 국민연금 개악이며 허상이다. 진정 국민연금을 개혁하려면 법정 정년부터 연장하라.” 국민연금 받는 나이를 올려 재정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는 정부 연금개혁안이 나온 가운데 한국노총은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과 연계한 정년연장을 위한 고령자고용법 및 관련 법률 개정에 관한 국민동의청원 발의 국회 신속 처리 촉구’ 기자회견을 지난 5일 열었다. 한국노총은 “지난 연금개혁 때 수급개시연령을 늦춰 연금 받을 때까지 5년간 소득 없이 살아야 한다”며 “정년연장 없는 국민연금 수급연령 상향은 개악이며
은행의 콜센터 용역을 맡은 회사가 바뀌었다. 은행에서 올린 입찰공고에는 입찰에 참여하는 회사들은 제안서에 고용승계 방안을 마련하라고 규정해 상담사들은 고용이 승계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일부 상담사는 고용이 거절됐다. 고용이 거절된 이들은 다른 동료들을 위해 은행의 부당한 지시 등에 이의를 제기했던 노동자들이었다. 고용 거절에 대해 은행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은행은 기존 용역회사와 새로운 용역회사가 고용을 거절한 것이라며 본인들의 책임은 없다고 발뺌했다. 지방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지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가 없다며 기각됐다.
민주화 이후 관 주도의 일방 정책과정을 극복하고 시민 참여를 확대하고자 행정부 위원회나 자문기구가 늘었다. 2022년 6월 기준 중앙정부 자문위원회만 636개이고, 17개 광역자치단체로 범위를 넓히면 3천여개에 가깝다. 문제는 한국에서 ‘집단’이나 ‘조직’이 자신의 이익과 열정을 증진하고자 ‘갈등’하고 문제를 논하는 공간으로서 ‘시민사회’ 의미가 취약하다 보니, 위원회·자문위 구성도 조직과 집단의 참여가 크게 늘진 못했다. 2021년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 국정감사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 자문기구 위원 중 노동단체가 자치하는 비율은 1
철도노조의 합법화 투쟁철도노조 합법화 투쟁에서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첫째, 철도노조 합법화 투쟁의 해결이 이승만 대통령의 개인적 지시에 따른 결과였다는 것이다. 이승만이 철도노조 합법성을 인정한 것은 어떤 법률적 근거나 법률의 합리적 해석에 따라 노동조합의 합법성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이승만 개인의 시혜적 조치였을 뿐이다. 이승만은 “반공에 공이 큰 철도노조는 공무원에도 불구하고 노동운동을 지속할 수 있다”며 시혜적으로 철도노조를 인정했다.둘째, 당시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은 정치운동에 참여하지 못하며 공무 외 일을 위한 집단행동
3천명. 올해 현대중공업에 들어오기로 한 이주노동자 규모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까지 더하면 그 수는 1만여명에 육박한다. 앞으로 계획된 유입 인원까지 합치면 3만여명 이상이 조선소로 올 예정이라 한다. 정부는 인력난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의 요청에 따라, 조선업에 종사할 이주노동자 쿼터를 대폭 늘렸다.이렇게 들어온 이주노동자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국인 작업자와 의사소통이 안 되다 보니 용접이나 배관·제관 같은 작업에서 팀워크가 좋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 심지어 노동자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안전권 또한
윤석열식 부자감세의 후폭풍이 거세다. 감세 탓에 세수가 줄어 마른 수건 쥐어짜듯 세출을 삭감할 판이다. 이 와중에 집권 여당 과학기술특별위원회(과기특위)는 급증한 연구개발(R&D) 예산을 노리고 편법으로 연구과제를 따낸 기업이 많다고 주장했다. 예부터 R&D 예산은 ‘눈먼 돈이라 먼저 먹는 놈이 임자’라는 소리가 공공연했다. 그렇다고 R&D 대폭 삭감 카드를 내밀면 하수 중의 하수다. 그 하수 짓을 윤석열 정부가 하고 있다.한국일보는 9월13일 국민의힘 과기특위 발표를 꼼꼼하게 취재해 1면 머리기사에 이어 2면을 전부 털어 보도했다
내가 일하는 부천시에서도 지난 8월 지방자치단체의 산업재해 예방과 노동자의 안전보건 증진을 위한 책무를 규정한 조례가 만들어졌다. 조례명은 ‘부천시 산업재해 예방과 근로안전보건지원조례’. 경기도를 비롯한 대부분 지자체 관련 조례에 ‘노동안전보건조례’라 이름 붙여진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애초 제안 조례명은 ‘부천시 산업재해 예방과 노동안전보건지원조례’였다. 부천지역 노동계와 부천상공회의소 등 사용자단체, 그리고 부천시와 고용노동지청의 산재예방 담당부서 관계자, 그리고 공인노무사 등 전문가들이 함께 지역노사민정협의회 산업안전위원회에
6일 국회 본회의가 열린다. 2022년 7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이 상정됐지만, 올해 2월에서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고, 3개월 후인 5월24일에 환노위에서 본회의 직회부를 의결했다. 6월30일 국회 본회의 부의 투표가 가결됐다. 그런데 7월 국회에서도, 8월 국회에서도, 그리고 9월 국회에서도 노조법 2·3조 개정안은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다. 10월6일 열리는 본회의에서도 통과되지 못하면 아마
대법원이 지난해 7월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포스코 소속 노동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뒤 다수의 사내협력업체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추가로 가입했다. 포스코를 상대로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을 제기했다.자본도 대응에 나섰다. 동후, 포에이스, 포스플레이트, 창영산업…. 최근에 내가 금속노조(조합원)를 대리해 부당노동행위 등 구제신청 사건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인 회사들이다. 모두 원청 포스코의 사내협력업체들인데, 마치 유행처럼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한 사내협력업체는 조합원이 보안규정을 위반해 소송에 사용할 증거를 수집했다는 이유로
독립한 집을 예쁘게 꾸미고 엄마에게 카톡으로 사진을 몇 장 보냈다. 사진을 본 엄마가 답장했다. “너 집이라고 깨끗하게 사네.” 주말에 부모님 집에 갔을 때와 잠깐 부모님 집에 들어가 살 때를 생각해 봤다. 나는 가사노동을 하기 싫어했고 실제로도 잘 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집안일은 귀찮으니까. 안 하고 쉬는 게 몸이 편하니까. “오늘도 일 힘들었다”고 말하면 이해해 주니까. 결정적인 이유는, 내가 집안일을 하지 않아도 언제든 나 대신 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마음과 몸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 자료를 분
A씨는 스키장에서 일한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로 고객의 발길이 뜸했지만, 상황이 완화되자 고객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몰려왔다. 문제는 스키장은 언제나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당초 빠듯하게 계획한 인력충원 계획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자 A씨의 상사는 A씨에게 일단 연장근로를 하라고 지시하면서 기존과 같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 상사는 실제 A씨가 올린 연장근로수당 청구를 그대로 승인했다.그러나 회사는 그 지급을 거부했다. 먼저 회사는 A씨에게 연장근로 사실을 증명하라고 했다. 아울러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