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것과 아주 다름’을 뜻하는 ‘특별’이라는 단어를, 정부가 사전적인 의미와는 너무도 다르게 남발하고 있다.고용노동부는 지난 15일 ‘특별연장근로 활용 가능 기간 한시적 조정’에 관한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가 위기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긴급하고 특별한 상황처럼 도입 취지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미 정부는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 시행을 제대로 실행하겠다는 의지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먼저 2018년 7월1일부터 공공기관과 300명 이상 사업장에서 시행한 주 52시간 상한제 도입을
산업재해 사망사고 유족이 바라는 것은 제각각이겠지만, 유형화해 보면 다음과 같다. 진상규명, 진심 어린 사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정당한 배상과 보상이다.사망사고의 경우 추락·끼임과 같은 재래식 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유가족 입장에서 막을 수 있었던 사고로 보이기 때문에 ‘인재’라고 생각한다.막을 수 있었는데도 막지 못했기에 더욱 그 원인을 알고 싶어 한다. 진실이 밝혀져야 사과와 처벌이 뒤따른다고 생각한다. 또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 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손해배상과 산재보상을 받는 것은 당연
고용노동부는 5월28일자 보도자료에서 현대중공업을 특별관리한다고 발표했다.연이은 산업재해 사망사고로 같은달 11일부터 20일까지 특별감독을 했는데도 감독 종료 다음 날인 21일 또다시 사망사고가 났다. 밀폐작업 공간에서 아르곤가스 질식으로 노동자가 숨지면서 현대중공업 안전관리 체계의 심각성이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노동부는 특별관리 대책으로 ‘전사적 차원의 근원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것과 빠른 시일 내 대책 마련 계획을 대외적으로 표명할 것을 현대중공업에 주문했다. 그리고 대책 마련을 자문하고 이행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노동부 울
#사례16월27일 대구 달서구의 한 자원재활용업체 맨홀에서 청소작업을 하던 노동자 5명 중 4명이 질식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2명이 사망했다.#사례25월17일 서울 강남구 하수구 개량공사 현장 맨홀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유독가스를 마시고 추락했다. 현장에 있던 굴착기 기사가 구조하기 위해 맨홀로 들어갔으나 결국 질식해 숨졌다.#사례34월9일 부산시 하수관로 공사작업 중 폭발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했다. 현장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뒤따라 들어간 노동자 2명 또한 유독가스에 질식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겼으나 모두 목숨
#사례1프레스 기계작업 중 파편이 튀어서, 그 옆을 지나던 노동자의 복부를 관통했다. 출혈이 심했으나 대수술 끝에 목숨은 건졌다. 사업주는 파편이 튀는 것을 방지하는 덮개를 설치하지 않았고, 보호구도 지급하지 않았다. 평소에 안전교육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사례2바지선 위에 차량용 크레인을 싣고, 바스켓에 사람이 타고 쇠기둥에 페인트를 칠하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심한 바람이 불어서 바스켓에서 15미터 아래 바닷가로 노동자가 추락해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었다. 파도가 심하게 치는 날씨였다. 노동자는 갈비뼈와 하악골이 골절됐다.#
때 이른 폭염특보가 발령된 지난 9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사망했다. 외주업체 일용직 노동자였던 그는 연주1부 크레인 7호기에서 캡쿨러(크레인 운전실 냉방시설) AS 작업을 하던 중 의식을 잃은 채 동료에게 발견됐다.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던 중 끝내 목숨을 잃었다. 사고 발생 직후 측정한 사업장 온도가 43도였고, 체온이 40.2도였다니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이 강력히 의심된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로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1천841명(사망자 11명)이다. 이례적인 폭염을 기록한 2018년(
2018년 사망원인 통계에서 1위는 암이다. 나머지는 심장질환·폐렴·뇌혈관질환·자살 순이다.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은 과로성 질환으로 산업재해로 평가된다. 여전히 뇌혈관·심장질환은 인정받기 가장 어려운 산재로 인식되고 있다. 상병 특징상 재해 노동자가 쓰러지거나 사망한 경우가 많고,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이 산재에 대해 지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과로성 질병 산재는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들이 있다. 우선 근로복지공단의 과로성 질환 산재인정률이 41%(지난해 3천77건 신청·1천265건 승인)로 높아졌고, 산재로 인정하는 상병이 생각보다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 노동자로 일하던 김용균의 죽음으로 2018년 12월 국회에서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부개정됐다. 당시 국회와 언론은 김용균법이 통과됐다며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법 개정 이후에도 노동자들의 죽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부끄럽고 참담하게도 한국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산새사망률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더욱이 지난 4월 노동자 38명이 숨진 한익스프레스 이천물류센터 산재참사와 현대중공업에서 연일 이어진 중대재해 사망은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으로도 죽음의 행렬을 막을 수 없다는
순천의 한 특성화고를 졸업한 20대 여성. 그는 전북 익산 오리온 공장에 입사해 2년을 넘게 다녔다. 그동안 회사에서 성추행·사내 유언비어·부서이동 같은 괴롭힘에 시달렸다. 죽기 얼마 전에는 상급자에게 업무시간 외에도 불려 다니며 시말서 작성을 강요당했다. 회사에서 받은 괴롭힘을 혼자서 감당할 수 없어서 힘들어하다가 “그만 괴롭혀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서울 강북구에 있는 아파트는 좁은 주차공간이 고질적인 문제였다. 경비노동자는 그날도 이중주차를 해결하기 위해 입주민의 차를 옮기던 과정에서 마찰을 빚었다. 그날부터 입주민
법률 언어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필요성을 정리해 보자. 현행법은 처벌받아야 하는 실제 의사결정권자인 대표이사나 도급사가 책임을 피해 가기 때문에 ‘응보적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 형량이 낮아 다른 기업들도 법을 우습게 알게 되는데, 즉 형벌의 범죄억지력(위하력)이 떨어져서 ‘일반 예방적 기능’을 하지 못한다.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에 같은 기업이 여러 차례 선정되는 것을 보면, 재범을 막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예방적 기능’도 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이 같은 맥락에서 노동계와 시민사회·피해자단체의 뜻을 담아 고 노
산업재해 피해노동자들의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는 ‘장해급수를 잘 받는 것’이지만 장해급여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부족해 브로커가 난립했다. 각종 범죄도 끊이지 않았다. 근로복지공단의 일관되지 못한 행정으로 노동자가 불이익을 보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척추에 나사못을 고정해 움직임을 막는 척추기기고정술 시행시 장해등급 문제다.노동자가 각종 척주 부위 재해를 입거나 질병이 발생한 경우에는 관혈적수술·비관혈적수술·고정술을 의사의 재량과 판단으로 시행한다. 척추기기고정술은 척주 분절 부위에 금속형 나사못을 이용하는 수술방법이다. 위험
올해 1월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사망자수를 포함해 일부 산재통계와 함께 2020년 사업장 관리·감독 방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산재 사고사망자가 855명으로 2018년에 비해 116명 감소(11.9%)했다. 노동부는 선택과 집중 방식의 사업장 관리·감독, 발로 뛰는 현장 행정, 관계기관과의 유기적 협업을 추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올해도 선택과 집중 방식의 관리·감독을 실시하고 건설업에 집중했던 순찰점검·감독을 제조업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노동부 발표는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우선 산재통계를 연초에 발표한 것부
4월28일은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이다. 이날은 슬픈 사건에서 유래했다. 1993년 태국에 미국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의 주인공, 바트 심슨 인형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었다. 그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노동자 18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렇게 많은 노동자가 사망한 이유는 노동자가 인형을 훔치는 것을 방지한다며 공장 문을 밖에서 잠궜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업에는 인형으로 벌어들일 수익이 노동자 생명보다 높은 가치였다.지난달 29일 발생하지 않았어야 할 비참하고 참담한 사고가 일어났다. 경기도 이천의 ㈜한익스프레스 물류
20~30년이나 더 오래된 시간을 더듬어 TV 화면 속에서 환하게 웃던 그들은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민국 노동자의 ‘기능’이 얼마나 우수한지를 몸소 보여준 자랑스러운 모습이었다.하지만 지난달 8일 경북 경주 한 특성화고에서 기능대회 훈련을 하던 3학년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안타까운 비보를 접하게 됐다. 직업계고에서 기능반을 운영한다는 것과 현재도 국제기능올림픽대회가 개최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 글을 통해 기억 속 자랑스러운 모습의 그들이 오늘날 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우측 어깨부위 상병을 산업재해로 승인받아 요양 중이거나 종결 후 좌측 어깨부위 상병이 진단된 경우 최초 요양신청을 해야 할까, 아니면 추가상병 신청을 해야 할까. 실무적으로 2018년까지 추가상병과 관련된 논란 중 하나였다. 그리고 요양 중 사고(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32조)에서 의료기관 통원 과정 중 발생한 사고가 산재(추가상병) 불승인을 하는 것이 맞는지 여부도 논란이었다.전자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은 2018년 5월17일 ‘추가상병 및 재요양 업무처리기준’을 마련해 해결을 시도했다. 후자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가 고용노동행정개혁
잠시 눈을 감고, 우리가 다 아는 유명한 사진 한 장을 머릿속에 떠올려 보자.사진 속의 젊은 남성은 때 묻은 하얀 헬멧을 쓰고, 뿔테 안경을 꼈다. 마스크에 가려서 얼굴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는 양손으로 선전물을 들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선전물의 내용은 이렇다.“문재인 대통령, 비정규 노동자와 만납시다. 노동악법 없애고! 불법파견 책임자 혼내고! 정규직 전환은 직접고용으로! 나 김용균은 화력발전소에서 석탄 설비를 운전하는 비정규 노동자입니다.”김용균님이 죽기 1년반 전인 2017년 5월 대통령선거가 있었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대응책 중 하나로 제기된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상당수 지방자치단체에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결정했고, 일부에서는 이미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중앙정부의 재난기본소득 논의도 활발하다. 정부에서 처음 제기한 소득 하위 70% 선별지급 방안에 불만과 논란이 이어지면서 전 국민에게 동일하게 지급하자는 주장이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편 지급과 (고소득층) 선별 환수”를 주장하는 등 지급 대상·방식에 대한 논의도 매우 다양하고 활발하다.신기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 으레 있을 법한 포퓰리
기원전 2500년께 고대 이집트인들이 나일강가에서 자라던 파피루스(papyrus) 줄기를 이용해 만든 파피루스 용지. 오늘날 종이(paper)의 어원으로 여러 형태의 발전을 거듭하며 인류의 기록 역사와 함께해 왔다.최근 대부분 정보를 신문·책 같은 종이 미디어보다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인터넷을 통해 얻게 됨에 따라 신문·인쇄용지 소비는 감소했다. 하지만 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택배문화 발달로 포장용 골판지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한국은 국민 1인당 종이 소비량이 189.2킬로그램으로 세계 10위의 소비국이다. 생산량은 세계 5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 사회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최근에 경험한 몇 가지 사례를 마주하며, 여전히 산업재해 신청과 인정절차에서 산재노동자가 겪어야 하는 어려움과 공단의 행정편의적인 절차의 문제점을 제기하고자 한다.지난주 연구소로 한 청년노동자가 찾아왔다. 거제도에 있는 대형 조선소 하청업체에 입사한 지 이틀 만에 배 안 부실한 족장을 디뎠다가 발이 빠지는 사고를 당해 어깨와 무릎을 다친 산재노동자로, 산재보험 신청에 관한 상담을 했다.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군대 입대를 기다리는 동안 돈을 벌기 위해 아는 사
근로복지공단이 지난해 판정한 직업성암 관련 사건은 386건이다. 이 중 286건(74.1%)이 산업재해로 승인됐다. 직업성암 중 가장 많은 질병은 폐암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잘 모르거나 너무 어렵게 생각한다. 노동자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9가지를 알려 주고자 한다.◇폐암은 산재승인이 가장 쉬운 암이다=2017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암 중 폐암은 세 번째로 많다. 2만6천985명이 걸렸다. 암의 직업 관련성은 평균 4% 내외(폐암의 경우 12.5%)로 평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1천명 내지 3천명 이상은 직업과 관련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