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국회가 만든 법을 집행한다. 그게 행정이다. 일은 자동으로 되는 법이 없어서 사람이 붙어야 한다. 공무원을 두는 까닭이다. 공무, 그러니까 나랏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공무의 끝에서 시민을 직접 상대하는 이들은 공무원이 아닐 때가 많다. 공무를 직업으로 삼아 위험을 마주하는 사람들, 공무직이다. ‘공무원 아니었어?’ 하고 의아해 할 정도의 공적 업무를 하지만 공무원은 아닌,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공무직들을 만났다.글 싣는 순서① 가축위생방역사② 고속도로 순찰원③ 국가보훈처 의전단축사 밖으로 내민 소
전국에 설치된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는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설립된 기관이다. 가축의 예방접종과 약물목욕, 임상검사 및 감사시료를 채취하고 축산물의 위생검사와 가축전염병 예방을 위한 소독이나 교육·홍보 활동이 주요 사업이다. 법령에 따라 설치됐지만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된다.방역지원본부 최대 현안은 인력 확충이다. 6월 현재 현원은 1천294명, 이 가운데 직접 일선 농가를 뛰어다니며 시료를 채취하는 방역사는 496명이다. 이 밖에 예찰직·청사관리직·위생직 등 다양한 직군이 있다. 이들 가운데 정규직은 지원본부에서 일하는 노동자 55
‘쉬다’는 말은 피로를 풀려고 몸을 편안히 둔다는 의미도 있지만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행위를 뜻하기도 한다. 호흡과 같은 쉼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일터에서 쉴 권리는 어떠한가. 20명 미만 작은사업장 노동자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특수고용직이라는 이유로 여전히 쉴 공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가 쉴 권리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이동노동자의 ‘쉼터’를 들여다봤다.지난 23일 서울에 올해 첫 장맛비가 쏟아졌다. 가문 땅에 내리는 비가 반갑지만 그칠 줄 모르고 들이붓
어느 시처럼 시간을 ‘한 허리 베어 내어’ 필요할 때 ‘굽이굽이 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시간은 고정불변의 자연법칙이라 이런 생각은 공상에 불과하다고 치부한다면 속단이다.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은 이런 공상을 현실로 바꾸는 매개다. 출퇴근 시간 조정 같은 단순한 방식을 포함해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집중근로제 같은 제도가 이미 시행 중이다.그럼에도 시간이 없다고 느끼는 이유는 하나다. 시간의 허리를 베어 낼 ‘낫자루’를 노동자가 직접 쥐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시간주권이 없어서다.“노동시간단축 운동은 단순히 일터에서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전날인 지난 26일 오전 7시30분. 서울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3번 출구는 출근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빨간 옷을 입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피켓을 든, 50대로 보이는 여성 두 명이 사람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3번 출구 바깥으로 나가니 파란 옷을 입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피켓을 든 50대 여성 두 명이 인사했다. 인파의 물결은 역을 지나 코오롱싸이언스밸리 1차까지 이어졌다. 건물 앞에는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차가 송영길 후보 유세차와 나란히 있었다.오전
SK하이닉스에서 반도체 설계업무를 하는 연구직 장호인(가명)씨는 오전 5시 눈을 뜬다. 아침 수영을 하고 7시40분 정도면 출근한다. 그렇지만 장호인씨의 하루 근무시간은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 SK하이닉스는 2020년까지 정해진 근무시간이 있었다.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집중근무시간(코어타임) 제도를 운영했다가 이를 폐지하고 하루 중 4시간만 사내에서 근무하면 되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최근에는 이마저도 아예 없애고 2~4주 단위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주 40시간만 일하면
“나를 위한 시간요? 없죠. 일요일만 쉬어요. 토요일에 일하면 1.5배(휴일 가산수당)를 더 주니까요. 내가 너무 욕심이 많은 건가요.”가사노동자 강정희(66·가명)씨의 일주일 스케줄은 숨 쉴 틈 없이 빽빽하다. 오전 9시 출근해 서울 잠실에 사는 고객 집에서 오후 1시에 일을 마친 뒤, 오후 2시까지 교대 사는 고객 집으로 이동한다. 점심을 챙겨 먹을 새도 없다. 아무도 주 6일 일하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통상임금의 1.5배를 주는 휴일 가산수당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정희씨의 일은 불안정성의 연속이기 때문이다.지난해 코로나19로
2016년 5월28일 서울지하철 구의역에서 일하던 청년 비정규 노동자가 사망했다. 구의역 김군, 한 끼 식사용 컵라면으로 하청노동의 고단함과 부당함을 절실히 보여주고 떠난 그의 6주기가 눈앞에 다가왔다. 생명안전주간을 선포하고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노동자들이 산재 없는 일터, 교통약자 배려를 촉구하는 글을 보내왔다.안전하고, 차별 없이 평등한 교통 기본권이 공공교통입니다. 대중교통의 개념은 효율과 수익에 중심을 두고, 사람을 떼로 실어 나르는 양적 개념에 가까운 자본 중심 교통 개념입니다. 이에 반대되는 개념이 바로 공공교
2016년 5월28일 서울지하철 구의역에서 일하던 청년 비정규 노동자가 사망했다. 구의역 김군, 한 끼 식사용 컵라면으로 하청노동의 고단함과 부당함을 절실히 보여주고 떠난 그의 6주기가 눈앞에 다가왔다. 생명안전주간을 선포하고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노동자들이 산재 없는 일터, 교통약자 배려를 촉구하는 글을 보내왔다.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난 10일 용인경전철 노동자들은 나흘째 전면파업을 했다. 파업을 알리는 선전물과 함께 서울시보다 비싼 요금 200원을 돌려드렸다.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경전철을 위해 지자체가
2016년 5월28일 서울지하철 구의역에서 일하던 청년 비정규 노동자가 사망했다. 구의역 김군, 한 끼 식사용 컵라면으로 하청노동의 고단함과 부당함을 절실히 보여주고 떠난 그의 6주기가 눈앞에 다가왔다. 생명안전주간을 선포하고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노동자들이 산재 없는 일터, 교통약자 배려를 촉구하는 글을 보내왔다. 대중교통은 회사·학교·학원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곳을 이동하는 수단이자 사회적 교류를 가능하게 한다. 그렇기에 대중교통은 조금 더 공공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서울시내에서도 교통낙후지역이 있으며, 공공교통이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9일 오전 6시30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전하문 앞 오지벌 사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진보당을 상징하는 주황색 옷을 입은 사람들과 남색 금속노조 조끼를 입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다. 20여명은 전하문 인근에, 80여명은 전하문으로 곧장 통하는 전하로 주변에 자리를 잡았다. 왕복 2차선 전하로는 회색 작업복을 입고 다종다기한 스쿠터를 타고 출근하는 노동자들로 가득했다. 주황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빨강색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노동자들에게 인사를 건넸
2016년 5월28일 서울지하철 구의역에서 일하던 청년 비정규 노동자가 사망했다. 구의역 김군, 한 끼 식사용 컵라면으로 하청노동의 고단함과 부당함을 절실히 보여주고 떠난 그의 6주기가 눈앞에 다가왔다. 생명안전주간을 선포하고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노동자들이 산재 없는 일터, 교통약자 배려를 촉구하는 글을 보내왔다.2016년 5월28일, 구의역에서 열아홉 살 청년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그의 가방에서는 시간에 쫓겨 먹지 못한 컵라면과 숟가락이 나왔고 시민들은 ‘어떻게 일을 이렇게 시키냐’고 분노했다. 외주화가 불러온 참사라
6·1 지방선거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치르는 지방선거인 만큼 ‘대선 연장전’ 성격이 짙다. 그만큼 거대 양당체제는 더 공고해지고 진보정치가 설 자리는 좁기만 하다. 그 틈을 비집고 민주노총과 진보정당들이 ‘진보단일후보’를 앞세워 도전에 나서고 있다.대선 실패 딛고 지방선거 후보단일화로 공동대응이번 지방선거는 진보정치에는 의미가 남다르다. 박근혜 정부 초기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지난 대선까지 연이어 실패한 진보정당 후보단일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과 정의당·진보당·노동당·
2016년 5월28일 서울지하철 구의역에서 일하던 청년 비정규 노동자가 사망했다. 구의역 김군, 한 끼 식사용 컵라면으로 하청노동의 고단함과 부당함을 절실히 보여주고 떠난 그의 6주기가 눈앞에 다가왔다. 생명안전주간을 선포하고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노동자들이 산재 없는 일터, 교통약자 배려를 촉구하는 글을 보내왔다.또다시 5월이 됐고, 코로나19로 움츠렸던 세상도 조금씩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인사와 여당 의원 100여명이 함께 광주를 찾아 광주정신을 이어 가겠다고 한다. 40여년
산업재해로 가족을 잃은 이들이 29일 동안 곡기를 끊으며 제정을 이끈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지난 9일로 100일을 맞았다. 시행 석 달을 넘는 동안 노동자는 어김없이 죽어 나갔다. 169명이 업무 중 목숨을 잃었고 고용노동부는 이 중 58건을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중대재해 1호 사업장인 삼표산업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수사도 한창이다. 노동부가 법을 어떻게 해석·적용할 것인지, 사업주 혹은 경영책임자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경우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릴지는 앞으로 중
지난 3월21일 크레인 안전벨트에 몸이 감겨 숨진 이동우씨를 제외하고도 동국제강에서 최근 5년간 5명이 산재 사망사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흡한 안전조치로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였지만 1심 판결이 나온 4건의 사고는 모두 벌금형에 그쳤다. 솜방망이 처벌에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실제 재해조사 보고서와 판결문을 보니 이동우씨 사고처럼 점검 작업시 기계가 멈추지 않아 사고가 일어난 경우도 여러 건 확인됐다.2018년 ‘70도 전해액’ 원청 직원 덮쳐작업계획서 미작성, 펌프 그대로 가동15일
삼성전자가 직장내 괴롭힘 신고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8일 취재를 종합하면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은 2020년 8월 삼성전자 평택공장에서 발생한 직장내 괴롭힘을 확인하고 회사에 취업규칙에 준하는 조치를 이행하라고 지도했다. 삼성전자는 같은달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을 다른 건물로 이동시켰다고 평택지청에 답했다. 분리조치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당시 건물 이동은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한 인사조치가 아닌 코로나19 상황 탓에 어쩔 수 없이 한시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동료의 증언이 추후 확인됐다. 가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원자력발전 비중 강화와 전력구매계약(PPA) 확대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기후위기 대응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원전 비중 확대는 짐작했던 대목이지만 전력구매계약 확대는 예상 밖이었다. 두 국정과제를 조합하면 대기업 중심의 전력시장 운용이라는 결과물이 보인다. 가 차기 정부 5년의 에너지산업 동향을 전망해 봤다.전망 1. 석탄화력 발전노동자 전환은 요원차기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큰 틀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게 일관된 평가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조정 없이 수용한 가운데 장기
“출신국과 관계없이 임금 차별이나 그 어떤 차별도 당하지 않고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근로기준법에 나온 근로자가 누려야 할 권리를 이주노동자도 당연하게 누릴 수 있어야지 않겠어요?”국적을 알리기 어렵다고 밝힌 결혼이주 여성 A씨가 5일 와 통화에서 한 말이다. 수도권의 한 가족센터에서 10년 이상 일한 A씨는 지난해부터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에 가입해 활동했다. 가족센터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이주여성들이 받는 임금 차별과 직장내 괴롭힘 문제를 알리고 있다. 신원이 드러나 또 다른 차별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후보시절 부산을 방문할 때마다 산업은행을 서울 여의도에서 부산으로 옮기겠다고 공약했다. “부산을 세계적 해양도시, 무역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지역 정계는 기대감을 표하며 “금융 허브”를 연호한다. 금융전문가·노동자들 생각은 정치권과 다르다. 네트워크가 무너지고 종국에는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산업은행이 소멸하고 경제는 활력을 잃을 거라고 경고한다. 그들이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는 뭘까. 네 차례에 걸쳐 싣는다.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발언에 대한 논란이 좀처럼 수